내가 만난 골프지도자와 원불교 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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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골프지도자와 원불교 교화
  • 한울안신문
  • 승인 2008.03.1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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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중양 가락교당(중앙대 정외과 교수)

지난 겨울 모처럼 여가를 미국 Florida주의 Orlando에서 보내게 되었다. 그곳은 미국 전역을 통틀어 손꼽을 수 있는 골프 천국이기도 하다. 수없이 많은 골프장과 그에 딸린 부대 연습장, 따뜻한 기후…. 이런 조건들이 골프천국을 만든 것이다.


유명 골프선수들은 물론 전세계 골프지망생들이 모여드는 곳인 만큼 세계적인 지도자들도 많다. 필자도 우연히 유명 골프지도자인 Phil Ritson에게 교습을 받을 기회를 가졌다.


미국 나이로 현재 78세인 그는 남아공화국 출신으로, Golf Digest 誌가 선정한 세계 50대 지도자에 선정되기도 했다. 골프 챔피언 Tiger Woods도 그의 지도를 받았고, 우리나라 유명선수들도 대부분 그에게 교습을 받았다. 그는 나에게 이들 선수들 면면의 이야기도 들려주었다.


그는 골프를 통해 성공을 이룩한 훌륭한 사업가이기도 하다. 그의 골프 스쿨은 두 개의 훌륭한 골프장을 갖고 있었다. 그곳은 격년으로 PGA Qualifying School이 개최되는 곳이기도 했다. 그에게 종업원 수를 물었더니 총 120명이라고 했다. 한마디로 그는 골프 왕국을 건설한 것이다.


처음 만난 그 골프 왕국의 황제는 그야말로 전형적인 미국 노인신사였다. 같이 카트를 타고 가면서 만나는 직원들에게 그는 카트의 속력을 줄이고 아침인사로 연신 Hi-Five를 했다. 나에게 그는 가장 기초적인 스윙 원칙과 Grip을 중심으로 교습을 했는데 필자가 감명을 받은 것은 그의 교습 내용과 프로그램이 아니라 그의 매너와 열성이었다.


그의 교습의 특징은 피교육자에게 마음과 신뢰를 주는 것이었다. 신뢰를 줄 수 있게 그는 정말 최선을 다했다. 물론 필자가 멀리 한국에서 왔다고 했고, 많은 한국선수들이 그에게 지도를 받은 만큼 한국인에 대한 배려가 있었다고 생각된다. 그렇지만 필자는 그의 그것이 오랫동안 몸에 밴 그의 생활태도와 철학이라고 생각한다. 그의 이러한 태도와 교습방식이 그를 세계적인 교습가로 명성을 갖게했고, 오늘날 그의 왕국을 건설하게된 비결이었지 않을까?


한국으로 돌아오는 마지막 한 달간은 뉴욕에 머물면서 맨하탄교당을 갔었다. 그곳 교무님들과 만나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교화의 어려움을 이야기하다가 문득 Phil Ritson이 떠올랐다. 그것이 교화는 아니었지만 고객에게 감명을 주는 레슨, 피교육자의 마음과 신뢰를 끌어내는 지도 방식은 원리상 같은 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용과 대상은 다르지만 필자가 학교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는 것이나, 교도, 교무님들이 일반인들을 상대로 교화하고자 하는 것이 결코 다른 게 아니지 않는가.


이번 학기부터 필자는 좀 달라지려고 한다. 우선 주어지고 맡은 일에 더욱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그것이 학생이면 학생, 우리 교당의 일이면 교당 일, 그러려면 수시로 마음공부로 채찍질해야 할 것 같다. 우리 원불교의 개교 표어가 處處佛像 事事佛供이 아니던가.


내가 최선을 다하여 상대의 마음과 신뢰를 획득할 수 있다면, 그리고 그것이 감명을 줄 수 있다면 그것은 훌륭한 교화라고 생각된다. 그가 지금 원불교도가 아니더라도 언젠가 종교적 신념을 갖게 될 때 나를 떠올리며 원불교를 생각하게 되지 않을까?


한국에 돌아와서 대종사님의 관련 행적과 법어를 찾아보았더니 대종경 수행품 61장 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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