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해진 바다, 그 속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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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해진 바다, 그 속사정
  • 한울안신문
  • 승인 2008.04.02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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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지구의 온도를 낮쳐라 5

“죠스가 나타났다.”


날카로운 이빨로 상대를 공격하고 물어뜯거나, 물고 흔들어대던 영화 ‘죠스’의 식인상어 백상아리가 동해 앞바다에 나타났습니다. 어류 중에서도 가장 진화가 덜 된 이 녀석은 엄청난 힘과 난폭한 성질로 사람들에게 공포의 대상이 돼 왔지요. 그런 녀석이 동해에 나타난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여기서 우리가 걱정해야 할 것은 이 녀석의 난폭한 성질과 힘이 아니라 이 녀석이 출몰한 지역입니다.


백상아리는 전형적인 난류성 어류로 수온이 섭씨 15도 이상으로 상승하는 5~6월쯤에나 한반도 연안으로 와 가끔 서해안에 등장했습니다. 근데 이 백상아리가 최근 온난화로 수온이 높아지면서 전남 여수시 남면 연도 남쪽 해상에서 어민에게 잡히기도 하고 지난 10월에는 강원도 강릉시 강문해수욕장에서 죽은 채 발견되기도 한 것입니다.


수온이 상승하면서 주거지를 옮긴 어류는 백상아리 뿐이 아닙니다. 찬물을 따라 이동하는 명태는 경북 동해안에서 아예 자취를 감쳐버려 동해어민들 속을 태웠고, 그 자리를 따뜻한 제주해역에서나 볼 수 있던 강담돔, 독가시치 등이 자리 잡았습니다. 또 오징어, 고등어, 꽁치 등 난류성 어종은 지난해 보다 어획량이 30%이상 증가 했으며, 조업시기도 겨울까지 지속되고 있다고 합니다.


즉, 지구온난화가 진행되면서 난류성 어류는 점점 북상하고 있고 그 기간도 점점 빨라지면서 늘고 있습니다. 반면 찬물을 좋아하는 명태나 대구, 도루묵, 붉은대게 같은 한류성 어종은 계속 줄고 있는 것이지요. 이대로라면 숙취해소에 좋은 북어해장국 대신 오징어나 고등어로 숙취해소를 하는 날이 올지도 모를 일입니다.


뭐, 북어를 못 먹고 오징어나 지금까지 구경 못하던 열대성 어종을 먹은들 어떻겠습니까만은 이런 바다 속 생태계 변화는 단순히 우리의 식탁을 바꾸고, 어민들의 대상어종 변화에서만 끝나지 않습니다. 수온상승과 조류의 이동방향 변화, 바다 생태계의 먹이사슬에 가해지는 연쇄반응들이 복잡하게 얽혀 결국에는 먹이사슬의 정점에 서 있는 인간에게도 심각한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결국 인간이 유발한 지구온난화가 바다의 생태계를 망치고 다시 인간에게 재앙이 되어 부메랑처럼 돌아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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