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불러들이는 청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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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불러들이는 청소
  • 한울안신문
  • 승인 2008.05.0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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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오현숙 교수의 생활의 발견

일본 유학시절 우리 집은 아주 오래되고 허름한 공동주택이었지만 롯코산 중턱에 자리 잡은 한적한 고급 주택가에 위치하고 있었다. 우리가 사는 건물만 빼고는 커다란 정원이 있는 저택들이 대부분이었고 남편은 벤츠, 부인은 롤스로이즈, 뭐 이런 식의 고급 차를 몰고 다니는 부잣집 동네였다.


그런데 그 동네는 길가에 쓰레기통도 없는데 항상 깨끗하고 정갈했다. 아침 일찍 주민들이 자기 집 앞을 깨끗이 청소해 놓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가난한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는 곳으로 가보면 시에서 마련한 커다란 휴지통이 놓여있는데도 길바닥에 쓰레기가 뒹굴어 다니고 도둑고양이와 까마귀들이 음식물을 먹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때문에 이곳을 지나가면 목부터 아프기 시작했고 집으로 돌아오면 괜스레 피곤하고 짜증이 나 도무지 의욕이 나질 않았다.


이런 일이 반복되다 보니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왜 대부분 부잣집 동네는 깨끗하고 가난한 동네는 더러운 걸까? 역으로 깨끗이 청소하면 부자가 되고 지저분하게 놔두면 가난해지는 걸까? 이러한 궁금증이 최근에 읽은 몇 권의 책을 통해 풀리게 되었다.


현재 일본에서 ‘청소력 연구가’로 ‘성공학 강사’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마스다 미쓰히로 씨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업 실패, 이혼 등으로 불행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고 한다. 청소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고 당연히 그의 방은 쓰레기로 가득 차 발 디딜 틈도 없게 되었다. 그러던 중 청소회사를 운영하는 친구가 찾아와 돼지우리 같은 방을 깨끗이 청소해 주었는데 그 순간 신기하게도 그는 속이 탁 트이면서 상쾌해지는 기분을 맛보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 일을 계기로 청소에 눈을 뜨게 되었고 그 후 청소사업을 시작하여 큰 성공을 거두게 되었다. 인생 최고의 터닝 포인트가 바로 ‘청소의 힘’ 즉 ‘청소력’에서 시작된 것이다.


그렇다면 그가 말하는 청소력이란 무엇인가? 더러운 방, 지저분한 방에 있으면 기분도 우울해지고 처지게 되는데 이는 에너지가 분산되기 때문이다. 정리가 잘 되어 있지 않으면 일의 능률도 떨어지게 된다. 청소력을 통해서 주변을 깨끗이 하고 불필요한 물건은 버리고 정리 정돈하여 깨끗이 하게 되면 분산된 에너지가 다시 집중된다. 이 집중된 공간에서 일을 하거나 공부를 하면 효율성이 배가된다. 당연히 인생은 호전되고 성공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청소력인 것이다.


이렇게 청소는 우리의 인생을 바꿔놓는 힘을 지닌다. 말끔해진 곳을 보면 속이 다 시원해지는 기분을 느낄 것이고 속이 시원해지면서 충만감과 행복감이 넘쳐흐르고 의욕과 자신감이 용솟음치게 될것이다. 이렇게 되면 평상시 꼬이던 일도 착착 풀리게 되고 모든 일이 일사천리로 해결이 된다. 이것이 바로 청소의 괴력인 것이다.




이렇게 말하면 바로 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정말 우리 집은 티끌 하나 없을 정도로 깨끗한데 왜 이렇게 되는 일이 없는 거냐고? 이런 사람은 청소할 때의 마음가짐에 대해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즉, 마지못해 억지로 청소를 하고 있는지, 감사하는 마음으로 즐겁게 청소를 하고 있는 것인지를 짚어보자. 하기 싫은 데도 억지로 청소를 하면 이산화탄소가 많이 배출되어 나쁜 기운이 더욱 증가하게 되고, 피곤이 쌓이고 짜증만 나고 의욕마저 상실하게 된다. 이런 사람은 항상 소극적이고 부정적이어서 사람들에게 나쁜 인상을 주게 되고, 당연히 되는 일이 없게 된다. 청소를 할 때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여 내가 청소한 공간은 감사의 공간으로 바꾸고 행복이 충만한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또한 청소는 매출증가, 고객의 증가로도 이어진다.


미국 CNN의 경제뉴스 사이트인 CNN머니는 “부자가 되려면 화장실부터 고치라”고 했다. 고속도로 휴게소도 화장실 혁명을 통해 고객 방문 수를 늘리고 있다. 예전에 고속도로 휴게소의 화장실 하면 더럽고 악취가 진동하여 정말 급할 때 아니면 가고 싶지 않은 곳이었다. 그런데 요즘 화장실이 깨끗하고 편안한 곳으로 탈바꿈하자 이용객 수가 크게 증가했다.


한편 청소는 범죄를 줄이는 데도 기여를 한다.


한 때 “뉴욕의 지하철은 절대로 타지 마라!”는 말이 여행자들 사이에서 공공연하게 나돌 정도로 뉴욕시의 치안이 엉망이었던 때가 있었다. 이 때 미국 라토가스 대학의 겔링 교수는 뉴욕시의 지하철에서 발생하는 흉악 범죄를 줄이기 위한 대책으로 낙서를 철저하게 지우는 것을 제안했다. 일명 깨진 창문 하나가 파괴와 약탈을 재촉한다는 ‘브로큰 윈도우[깨진 유리창]의 법칙’에 의거한 것이었다. 뉴욕시 교통국은 이 제안을 받아들여 뉴욕 지하철의 낙서 지우기 프로젝트를 대대적으로 벌인 결과 범죄가 급속히 줄어들었다. 그 후 줄리아니 뉴욕 시장도 이 방법을 뉴욕경찰에 도입하였고 마침내 뉴욕시는 범죄도시라는 오명을 불식시키는데 성공을 했다.


어쨌든 이제 청소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 모두 공감했을 것이다. 문제는 어떻게 청소를 습관화 할 것인가이다. 대부분 작심삼일로 끝나기 쉽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작심삼일을 잘 이용하면 습관화가 가능하다. 이른바 ‘작심삼일법’라고 할 수 있다. ‘작심삼일법’이란 3일 동안 열심히 집중적으로 하는 과정을 꾸준히 반복하다 보면 습관화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3일 동안 열심히 집중적으로 청소한다. 이 때 자신을 칭찬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야~ 걸레로 한 번 닦아줬을 뿐인데, 이렇게 깨끗해질 수가? 역시 내 손은 신(神)의 손이야!”라고. 이 상태가 되면 이미 청소는 하찮은 허드렛일이 아니라 내 방을 바꿔주는, 아니 세상을 바꿔 주는 마법이 된다. 칭찬을 받으면 기분이 좋아져 다시 3일 동안 열심히 청소하게 된다.


또 하나의 방법은 ‘이벤트화이다. 즐겁지 않으면 지속되기 어렵기 때문에 청소도 ‘새해맞이 대청소’, ‘봄맞이 대청소’, ‘손님맞이 대청소’ 등과 같이 이벤트화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맞이 대청소’를 ‘새달 맞이 대청소’, ‘새날 맞이 대청소’, ‘친구 맞이 대청소’ 등으로 확대해 나간다면 1년 365일 청소는 즐거운 이벤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문교당 / 서울외국어대학원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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