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4일 '생명의 강 모심' 대행진에 함께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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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4일 '생명의 강 모심' 대행진에 함께 하자
  • 한울안신문
  • 승인 2008.05.0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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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정행 교무(본지 편집장)

한반도 대운하 예정지를 따라 생명 평화 100일 기도순례에 나섰던 5대 종교 성직자들의 발걸음이 낙동강, 영산강, 금강을 지나 첫 발걸음을 떼었던 한강 수계를 따라 다시 거슬러 오르고 있다. 생명 평화 100일 기도 순례를 시작한지 90일째가 되는 5월 11일 순례단은 남한강이 유유히 흐르는 경기 여주 신륵사에 도착해 여장을 풀 계획이다.


겨울의 끝자락에서 날선 칼바람을 온몸으로 막아내며 시작한 긴 여정은 개나리 진달래 향긋한 봄길을 걸어 어느새 녹음이 짙어가는 여름의 초입에 들어섰다. 사람의 몸이란 간사하기 그지없는 것이라, 처음 출발할 때만 해도 한줌 햇살이 그립더니 어느새 연신 흘러내리는 구슬땀을 식혀 줄 한줄기 바람이 더 기다려진다.


지난 90일 동안 이들 성직자들이 말없이 흐르는 강을 따라 걸으며 보고 듣고 느낀 것은 무엇이었을까? 높은 산 깊은 골에서 비롯된 맑은 물이 사람 사는 마을을 지나면서 시커멓게 변해가는 모습이었고, 그 속에서 가쁜 숨을 몰아쉬며 가까스로 목숨을 이어가고 있는 뭇 생명들의 신음소리였을 것이다.


어디 그 뿐이었겠는가? 그들이 본 것은 후손에게 길이 물려 주어야 할 자연환경을 담보로 몇 푼 안 되는 개발 이익을 챙겨보려고 혈안이 되어있는 일그러진 인간 군상들과 ‘우선 당장 나 살기도 바쁜데 그깟 미물곤충 목숨쯤이야 뭐가 그리 대수냐’는 식의 생명 경시 풍조가 서서히 우리 모두의 발목을 사로잡아 가고 있다는 현실이었을 것이다.


순례단이 한반도의 젖줄인 어머니의 강을 따라 성찰과 참회의 발걸음을 시작한지 90여 일, 느린 걸음으로 시작한 100일 기도순례 회향도 이제 불과 10여 일을 남겨두고 있다. 성직자들은 그동안 말없이 흐르는 강을 따라 걸으면서 ‘대운하야 말로 절대 해서는 안될 망국적인 사업임을 절실히 깨달았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하지만 대운하사업 찬성론자들은 아직도 대운하사업 추진에 대한 강경한 의지 를 굽히지 않고 있다. 현 정부 역시 비등하는 여론에 밀려 잠시 주춤하고 있는 것 같지만 내부적으로는 물밑에서 대운하 계획을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는 모양새다. 아무래도 5대 종교 성직자들의 지난 100일 간의 고행만으로는 이 땅에서 대운하의 망령을 몰아내기에 역부족인 듯싶다.


생명 평화 100일 기도 순례를 이끌어 온 ‘생명의 강을 모시는 사람들’은 한반도 대운하 논란에 종지부를 찍는다는 각오로 오는 5월 20일 팔당댐 인근에서 각 종단 여성성직자들이 함께 하는 ‘여성성직자 기도의 날’을, 5월 24일에는 수도 서울에서 ‘생명의 강’ 모심 대행진을 각각 개최하고 지난 100일간의 순례를 모두 마무리 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그들의 외침들이 커다란 함성이 되어 뭇 생명들을, 그리고 자손만대에 물려줄 자연환경을 지켜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들의 마지막 발걸음에 힘을 실어주는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한반도 대운하 사업은 누가 뭐라고 해도 천지 배은 행위이다. 이러한 배은 행위를 언제까지 그냥 지켜보고만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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