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땅 아프리카
상태바
미래의 땅 아프리카
  • 한울안신문
  • 승인 2008.08.29 04: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7 스와질랜드교당 봉불식 참관기 2, 나선화(문화재청 문화재위원)




金의 도시 요하네스버그에서 버스로 6시간을 달려야 스와질랜드 국경에 이르게 된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도로나 도로변 휴게소 등의 기반시설이 비교적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었으나 국경을 넘어 스와질랜드 땅에 들어서면 공공시설의 빈곤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인공보다 자연이 느껴지고 원만한 산과 구릉의 풍광은 한국의 농촌을 찾아든 것처럼 아늑하다. 겨울이지만 들판은 대부분이 녹색으로 되어 있어 한국 농촌의 봄 들판 같고 산의 빛깔은 초가을이다.


청량함과 따가운 햇볕이 공존하는 고산지대의 스와질랜드는 작지만 상록의 구릉나라여서 우리 한국인들에겐 구릉의 경작물이 풍요롭게 느껴졌다.




스와질랜드교당 봉불식


일행은 구릉을 넘고 넘는 비포장 길을 지나 원불교 스와질랜드교당 봉불식과 한울안 여성센터 개원 기념식장에 도착했다. 기념식은 까풍아 마을의 작은 축제와도 같아서 먼 거리에서 모여든 수백 명의 원주민들과 한국에서 날아간 100여명의 하객이 함께하는 축하와 격려의 마당으로 진행됐다.


우리에게는 아프리카에서 헌신하신 교무님들의 정성이 원주민들과 교류하는 현장을 볼 수 있는 자리였고, 원주민들에게는 자신들을 돕고자하는 한국 사람들의 문화를 체험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한국은 한국 춤과 노래를, 원주민은 전통 민속춤과 어린이들의 재롱을 보이며 작지만 따뜻한 마음과 마음이 모이는 자리여서 한 사람 한 사람 모두가 마을 잔치가 주는 즐거움과 함께 미래에 대한 작은 꿈을 간직하게 되었다. “이 땅에서 동양과 아프리카 대륙이 마음을 합칠 수 있으리라는….”




아시아의 풍요로운 미래에 대한 기원을 가슴에 담고 일행은 다시 요하네스버그를 거쳐 아프리카 대륙의 최남단의 도시 케이프타운으로 들어갔다.


케이프타운은 지리적으로 서구 유럽이 동쪽으로 경제와 문화 침탈의 항해를 할 때 동양으로 뱃머리를 돌리는 전환점이었다. 따라서 서유럽 사람들에게는 경제적 풍요를 가져다주는 희망봉이었지만 우리 동양인들에게는 서구의 문물과 사상의 파도를 몰고 오는 무력함대의 출발지이고 아시아 근대문명의 전환기를 만든 시발점으로 케이프타운의 아름다운 희망봉은 동양인과 서양인이 각각 다른 시각으로 바라 볼 수밖에 없는 지점이 된다.


그러나 파도치는 대서양과 잔잔한 인도양이 만나 서로 합류하는 지점이기도 하기에 서로 다른 문명 사이에 소통과 나눔이 있는 이상적인 미래의 상징점이 될 수도 있는 곳이다.




사은 보은 사상의 실천지


아프리카 대륙 남단의 산과 바다, 모든 자연 환경은 깨끗이 청소해 놓은 것처럼 청결하고, 한 겨울의 하늘은 가장 이상적인 한국의 가을하늘과 같다.


천혜의 아름답고 풍성한 자연을 간직하고 있으면서 자신만의 독특한 전통문화를 유지하고 있는 아프리카 원주민들과 자연의 모든 만물의 생명력을 귀히 여기는 우리는 대서양과 인도양이 합류하는 것처럼, 평화의 질서 속에서 소통과 나눔의 역사를 재개하여야만 하는 것이 이 시대를 사는 우리의 사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이 우리가 아프리카로 향한 이유일 것이다.


이번 아프리카 탐방은 아시아와 교류하는 아프리카의 미래를 꿈꿀 수 있는 계기였고, 그 미래를 어떻게 가꾸어야 할지를 고민하는 자리이기도 하였다.


더럽혀지지 않은 이 아름다운 자연을 그대로 보존하고, 가난과 무지로 냉대 받아 황폐해진 원주민들의 마음에 온기를 불어 넣기 위해서도 원불교의 사은 보은 사상이 확대되어야 할 것이고 끊임없는 헌신이 지속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무엇보다 격조있는 동양의 문화와 사상을 소개하여 그들이 마음으로부터의 친교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문화 교화의 정책이 수립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그 땅의 지도계층이나 기득권층이 나눔과 소통을 솔선할 수 있는 정신문화를 양성하는 일이 우선된다면 한국과 아프리카, 아시아와 아프리카 시대는 더 쉽게 다가오리라고 생각되었다.


아프리카의 미래가치가 무한하다고 느낀 것은 우리만이 아니었다. 아프리카에서 서울로 돌아온 지난 8월 2일자 조선일보는 토요특집으로 아프리카를 다루었는데 그 제목을 “무한한 기회의 땅 아프리카, 너의 미소에 반했다.”로 뽑았고 작은 제목은 “에너지가 흐르는 땅 아프리카의 재발견”으로 정했다.


이 제목은 우리가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스와질랜드로 오가는 12시간의 버스여행에서 나눈 이야기와 너무나 같았다. 이선종 서울교구장님이 버스 안에서 40명의 소통을 위하여 노력하시며 아프리카는 ‘숨겨 놓은 땅’, ‘미래의 땅’이라고 이미 정의하였던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이번 스와질랜드 봉불식은 우리에게 아프리카가 우리의 미래, 지구의 미래를 풍요롭게 하는 보고임을 인식하게 해 주었고 지속적인 헌신과 실천운동을 전개토록 하는 에너지를 생성시켜주는 감사의 한마당이 되기도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