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인도의 영성철학과 수행문화를 주도한 사람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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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인도의 영성철학과 수행문화를 주도한 사람들 3
  • 한울안신문
  • 승인 2008.09.04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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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하상의 교무의 인도 문화 가까이 보기

인도의 수행문화와 요가수행에 관련한 사상가인 오르빈도 아쉬람의 이름을 딴 수행처에 가 보았다. 우선 건물모양이 특이하면서도 자연과 조화롭다는 느낌과 예술적 느낌을 함께 하고 있었다. 누구든지 이방인이 아니라 편안히 수행하고 공부하고 봉사하며 머물수 있는, 언제나 개방되어 있으면서도 누구도 강요하는 바 없어도 자연적으로 규율이 지켜지는 구조였다. 복잡한 델리시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체험하게 되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배여있는 수행 분위기를 전하기 위해 벽보에 붙어있는 안내글 몇편을 소개한다. 식당에서 붙어있는 벽보에 ‘이 음식을 취하는 것은 탐욕으로가 아니라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필요를 위해서’라고 붙어있다. 또한 Health Center 건물에 붙어 있는 벽보를 보니 요가포즈인 아사나 사진에 ‘이것이 요가다’라고 쓰여 있었다.


그리고 결가부좌를 하고 선을 하고 있는 사진에도 ‘이것도 요가다’라고 쓰여 있고, 다른 사진은 한 할머니와 아이들이 행복한 모습으로 어울려 찍은 것인데 거기에도 ‘이것 또한 요가다’라고 되어 있었다.


또 한 곳에는 요가에 대해 말하기를; 요가는 단순히 아사나가 아니다(Yoga is not only asana). 요가는 삶의 방식이다(Yoga is the way of life). 요가는 몸 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또한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다(Yoga is not only for the body but also for the mind). 요가는 정신수련이다(Yoga is the spiritual discipline).


또한 한 편에서는 ‘보다 행복해지기 위한 다섯가지 법’(Five simple rules for happier)에 대해 써 있었다; 너의 가슴을 증오심에서 벗어나게 하라(Free your heart from hatred); 너의 마음을 걱정에서 벗어나게 하라(Free your mind form worries); 간소하게 살라(Live simply); 더 많이 베풀라(Give more); 기대를 적게 하라(Expect less).


거기에서 머무는 동안 명상생활, 운동, 도서관에서 오르빈도에 관한 책 읽고, 서점에서 책 사고, 가끔 완전 무공해 식품만 파는 곳에서 약간의 간식을 사고 혼자 머무는 깨끗한 숙소에서 쉬어가며 공부하며 마음 허공만 바라보며 지냈다.


보통 여러 가지 프로그램이 동시에 돌아가는데, 필자가 머물렀을 때는 너무 더워 많은 프로그램이 운영되지 않았다. 하지만 간간히 청소년들이 단체로 와서 수련하다 머무는 것을 보면서 그런 중에도 늘 찾아오는 손님들과 함께 잘 지내고 왔다.


아쉬람 자체에서 돌아가는 여러 가지 수행프로그램, 기본 강의, 명상할 수 있는 분위기 등이 누구에게든지 친절하게 열려있었던 것이 인상 깊었다.




만학천봉 답래후


우연한 기회로 인도에 머물게 되면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그러면서 인도문화를 체험하면서 혼자만 간직하기에 아쉽다고 생각했더랬다. 그런데 한울안 독자들과 필자의 체험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생겨 풍부하고 깊은 경험은 아닐 지라도 몇 편의 글을 싣게 된 것에 감사드린다.


인도는 부처님이 나신 나라이고 역사적으로 풍부한 정신문화를 간직하고 있는 나라이기에 수행자들은 한번쯤 가보고 싶은 곳이 아닌가 생각한다.


처음 왔을 때 갑자기 1970년대나 80년대 초반으로 뒤돌아 간 느낌이 신선한 충격이었던 기억이 난다. 미국에서 몇 년간 머물고 돌아갔을 때, 그간의 공백기간 때문에 국제미아가 되어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든 적이 있다. 그리고 한국의 빠른 변화에 맞춰 일에 파묻히고 보니 자신을 돌아볼 틈도 잊어버리고 완전히 일 중독자처럼 되어버렸던 적이 있었을 때, 1970년대와 80년대 초반쯤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을 그리워했다. 경제적 성장만큼 정신의 빈곤을 느끼던 처지였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인도 전통수행들을 들여다 보고 체험도 하면서 때로는 무의식중에 하던 것들도 있어 익숙함에 신기하기도 했고, 오래 살아왔던 고향에 온 느낌도 많았다. 수행의 염원이 단생의 것이 아니었다면 인도에 몇 번은 오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인도 특유의 무질서 속에서의 편안함을 즐기다가 수행전통들을 가까이서 접하면서 그리고 독자들에게 필자의 체험과 배움을 나누면서 글을 한동안 써왔고 이제 마무리를 하려고 보니 대종경 전망품에 나오는 ‘만학천봉 답래후 무속무적 주인봉’이라는 구절이 떠오른다.


지금 필자의 심경이 바로 이러한 심경이기도 하거니와 바로 우파니샤드 베단타 수행의 핵심과 통하는 말이기도 하다. 앞서 소개한 라마크리슈나가로부터 오르빈도 시바난다 크리슈나 무르티 오쇼에 이르기까지 현대인도의 영성문화를 주도해 온 사람들과 현대 수행자들은 모두 진정한 종교는 오직 하나 뿐이라는 것이다.


우파니샤드 베단타를 비롯하여 대승불교사상의 그 핵심적 진리와 가르침이 20세기 한국 조그만 시골의 길룡리에서 태어나신 소태산 대종사에게 맥맥히 전승되어온 인류의 영성사에 신기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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