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통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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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통에 대하여
  • 한울안신문
  • 승인 2008.09.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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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박제권 원로교무와 함께하는 정산종사 수필법문 18

신통에 대하여


정산종사 말씀하시기를 “공부를 하는데 허령(虛靈)이 오면 모든 것이 알쏭달쏭하며 꿈도 꾸면 맞히기도 하여 본인에 있어서는 도를 통한 줄로 알고 자꾸 말을 하게 된다. 허령이 된 때는 마음대로 된다. 그러나 이 허령은 사도(邪道)로 떨어지거나 미치게 된다.


허령시대(虛靈時代)에 대도(大道)를 듣지 못하고 스승을 만나지 못하면 지각(知覺)에 들 수가 없다. 지각에 들어야만 신명시대(神明時代)에 이르게 된다. 이 신명은 욕심이 떨어져야만 비로소 나타난다.


주세불(主世佛)이 신통을 부린다 하면, 후세 사람들이 이 신통만을 배운다 하여 인의(仁義)의 길을 밟을 자 없을 것이다. 그러나 큰 신통이란 나타나지 않는다. 부처님도 회상을 열기 전에는 혹 나타냈다 할지라도 회상을 연 후에는 안 나타내는 것이다. 도인은 남모르게 신통을 나타낸다. 그리고 자기가 자기 마음을 자유로 할 능력이 생기면 만사를 곧 알게 된다.


신통에는 자력신통과 타력신통이 있다. 타력신통은 자력신통을 만나지 못하고 시일이 오래되면 도로 매(昧)하여 진다. 이는 신통이 일어나는 근본을 모르기 때문이다.” (원기33년 1월 5일)




죽은 자와 산 자


정산종사 말씀하시기를 “산하대지에 봄이 오고 보면 만물이 그 기운을 받아 씩씩하게 자라난다. 그러나 고목이란 아무리 좋은 봄이 와도 봄기운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것은 기운이 죽어서 봄기운을 받을만한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 공부인도 마음 가운데 신심이 철저하여 끝까지 노력 정진하는 자는 참으로 살았다고 볼 수 있고, ‘내가 감히 어찌 부처가 돼?’하고 자포자기하여 공부에 정진을 아니 하는 자는 죽은 고목과 같다. 신(信)이 지극하여 도덕회상에서 공부하기를 즐기며 자기 구습(舊習)을 경책하여 고치는 데 노력하는 자는 참으로 산 사람이며, 신근 없음을 경계하지 않는 자는 죽은 사람이다.


범부는 죽고 사는 것을 육신에만 두고 판단하나, 생사는 오직 마음에 있다. 항상 공부에 부족심을 가지는 자는 마음이 산 사람이며 앞으로 진보가 있을 사람이다. 공부에 만족심을 가진 자는 배가 불러 나보다 못한 사람을 상종하지 아니하여 퇴보하게 된다. 우리는 새해를 만나매 오직 산 사람이 될 것이며 죽은 자는 되지 말라.


사업이나 공부나 내가 무던하다는 상이 있고 보면 그것이 한 티끌이 되어 퇴보가 된다. 깜깜한 데에서는 개똥 불이 밝은 것 같고 다음은 등불, 다음은 전기불이 밝은 것 같으나 태양은 따를 수 없듯이, 사업과 공부에도 한정이 없다.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말고 대해 바다의 거북이가 되어 큰 곳에 집중하여 영겁을 통하여 노력하라. 이 명(命)을 마칠 때에도 서원을 굳게 세우라.” (원기33년 1월 6일)




원망하는 근원


정산종사 말씀하시기를 “아(我)가 일체 원망의 근원이다. ‘어째서 나에게 나쁘게 하는고?’ ‘나에게 불효 하는고’ ‘나는 나쁘게 아니하였는데 상대는 왜 그리 하는 고?’ 등 나(我)라는 것이 제일 앞에 서는 것이다. 나를 어떻게 없앨 것인가! 공(空)과 정(正)으로서 대치하라.


나의 욕망을 채우기 위하여 남을 원망한다. 그러니 유교의 종지인 불편불의(不偏不倚) 무과불급(無過不及)한 중도(中道) 공도(公道) 공평(公平)된 말을 항상 심두(心頭)에 여의지 말라. 말을 할 때에도 원근친소 희로애락에 끌리지 아니하고 나오는 말은 곧 지공무사한 말이다. 기술, 학술, 유공(有功), 부귀에 의세(倚勢)하지 않으면 무아(無我)이다.” (원기33년 1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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