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등 세계의 건설과 사요실천 4, 지자본위와 지식 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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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 세계의 건설과 사요실천 4, 지자본위와 지식 평등
  • 한울안신문
  • 승인 2009.01.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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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이현성 교도와 함께하는 정전공부 47

정전에서 밝혀주신 사요의 두 번째는 지자본위입니다. “지자는 우자(愚者)를 가르치고 우자는 지자에게 배우는 것이 원칙적으로 당연한 일이니, 어떠한 처지에 있든지 배울 것을 구할 때에는 불합리한 차별 제도에 끌릴 것이 아니라 오직 구하는 사람의 목적만 달하자는 것이니라.”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철폐하여야 할 과거 불합리한 차별제도의 조목으로 첫째, 반상(班常)의 차별, 둘째, 적서(嫡庶)의 차별, 셋째, 노소(老少)의 차별, 넷째, 남녀(男女)의 차별, 다섯째, 종족(種族)의 차별이라고 밝혀 주셨습니다.


따라서 지자본위를 실천할 수 있는 조목으로 첫째, 솔성(率性)의 도와 인사의 덕행이 자기 이상이 되고 보면 스승으로 알 것, 둘째, 모든 정사를 하는 것이 자기 이상이 되고 보면 스승으로 알 것, 셋째, 생활에 대한 지식이 자기 이상이 되고 보면 스승으로 알 것, 넷째, 학문과 기술이 자기 이상이 되고 보면 스승으로 알 것, 다섯째, 기타 모든 상식이 자기 이상이 되고 보면 스승으로 알 것을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이상의 모든 조목에 해당하는 사람을 근본적으로 차별 있게 할 것이 아니라, 구하는 때에 있어서 하자는 것이니라.”라고 하셨습니다. 이 말씀의 뜻은 근본적으로 지자와 우자를 차별하자는 것이 아니고, 지식을 구할 때에 구별을 하자는 뜻이라는 말씀으로 새겨야 할 것입니다. 정산 종사께서도 지자 본위는 지와 우가 근본적으로 차별이 없으나 지자가 선도하게 하자는 것이 그 주지라고 하셨습니다.<법어 경의편 9장> 지자와 우자도 성품의 이치에서는 하나이기에 결코 지자와 우자를 차별하자는 뜻이 아니라는 말씀인 것입니다.


그러나 과거 모든 차별의 원인은 지식을 배타적으로 소유한 데서 기인한 것이므로 누구나 지식을 배우는 데에 게을리 하지 말고 우자의 어리석음을 떨쳐 버림으로써 과거의 모든 차별을 철폐하자는 것이 바로 지자 본위의 근본 취지입니다. 우리 원불교인들은 학문과 기술,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스승으로 삼아 스스로를 잘 배우는 사람으로 바꾸어 가는 실천적 삶을 살아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대종사님께서는 우리 모두가 매일 암송하는 일상 수행의 요법에서 ‘배울 줄 모르는 사람을(스스로를) 잘 배우는 사람으로 돌리자’라는 항목을 넣으셨던 것입니다.




# 차별병의 치료와 지자 본위


대종사님께서는 이 세상을 병들게 하는 데에는 자기가 남의 오장육부를 태워서 죽게 하는 ‘원망병’, 스스로 말라 죽게 되는 ‘의뢰의 병’, 소경으로 대중의 길을 인도하게 해서 모두 함께 함정에 빠져 죽게 하는 ‘차별병’, 인재를 썩게 만드는 ‘안 가르치는 병’, 제 몸, 제 가정만 알다가 죽게 하는 ‘협심의 병’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이런 병을 고치기 위해서는 “첫째는 사은의 은혜를 알게 하여 감사 생활을 하게 하면 그 원망병이 나을 것이요, 다음은 무슨 방면으로든지 제 자력을 세워서 살게 하면 의뢰병이 나을 것이요, 다음은 나라나 사회의 제도가 지자본위로 되어 인재를 잘 등용시키면 그 차별병이 나을 것이요, 다음은 모든 사람이 남의 자녀라도 내 자녀같이 잘 가르치면 그 안 가르치던 병이 나을 것이요, 다음은 큰 나를 발견하여서 남을 위하는 것이 나를 위하는 것이 되고 너른 세계 위하는 것이 내 집안 위하는 것이 되는 줄을 알게 하면 그 이기주의 병이 나을 것이다. 나는 이 다섯 가지 화제와 약을 가지고 병든 세상과 병든 사람들을 전문 치료시키는 의사니, 그대들은 나의 좋은 조수가 되어 이 병든 세상과 모든 사람들을 잘 낫게 해 주어서 하루 속히 이 세상을 평화 안락한 전반 세계로 만들어 보라.”라고 하셨습니다.<선외록 11장 1절>


대종사님께서 지자 본위를 사요에 넣으셨던 이유는 지식의 배타적 소유로 인해서 발생한 과거의 모든 차별, 반상과 적서, 노소와 남녀, 종족의 차별을 철폐하기 위해서 모든 사람이 지식을 연마하는 데에 게을러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셨던 것입니다. 바로 지식 평등을 통해 과거의 불합리한 차별을 철폐하자는 것이 지자 본위의 대의라고 할 것입니다.




# 지자 본위의 실천법


대산 종사께서는 말씀하시기를 “지식은 눈이요 수족(手足)이요 힘이요 영생의 등불입니다. 크고 넓은 지식을 갖춘 사람은 인류역사를 창조하는 선구자가 되어 왔습니다. 지자를 선도자로 삼는 사회에서만 불합리한 차별이 없어지고 지식평등이 실현됩니다. 지자본위는 지식평등의 사회건설을 위해 인류가 실천해야 할 기본 의무입니다. 도덕의 스승, 정사의 스승, 학술의 스승, 상식의 스승, 기타 모든 스승에게 널리 배우면 무량한 지혜와 지식을 함양할 수 있고 서로 쉬지 않고 진화 발전할 수 있습니다. 성인은 아랫사람에게 배우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으셨습니다. 지금까지 나는 스승을 모시고 살았는가, 또 모르는 것을 배워 알고 살았는가, 매일 반성하여 우리가 안고 있는 여러 가지 어려운 문제들을 슬기롭게 해결해 가며 새 역사를 창조할 수 있는 지혜와 지식을 두루 갖춘 지자가 되자는 것입니다.”라고 지자 본위의 생활을 강조하셨습니다.<대산2집 4부 신년법문>


제가 학교 다닐 때만해도 책을 읽는 것 외에는 별다른 소일거리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인터넷을 통한 오락, 게임 등으로 우리의 정신을 현혹하는 것들로 넘쳐나고 있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어느 분은 자녀들을 인터넷 게임과 오락에서 지켜주기 위해서 아이들 방에서 컴퓨터를 치워버렸다고 합니다. 그리고 가족들이 텔레비전을 시청하는 시간을 줄이니까 부부와 자녀들과의 대화 시간이 부쩍 늘고 아이들이 책을 읽게 되었다고 합니다.


제가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저희 집에는 텔레비전이 없었습니다. 담임선생님께서 가정환경 조사라는 것을 할 때 집에 텔레비전이 없는 사람으로 저 혼자 손을 들 때면 속이 상해서 부모님께 우리 집도 텔레비전을 사자고 조르곤 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돌아오는 대답은 너희들 대학가면 사겠다는 말씀이었습니다. 지금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그것이 부모님께서 저희 형제들에게 주신 큰 은혜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돈암교당/국립국어원 학예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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