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만해진 갈치의 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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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만해진 갈치의 굴욕
  • 한울안신문
  • 승인 2009.01.3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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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지구의 온도를 낮춰라 40



얼마 전까지 귀족생선으로 밥상에 오르기 힘들던 갈치가 올해 어획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고등어 가격과 비슷해지는 굴욕을 당하고 있습니다. 재작년 가격과 비교해 35%나 떨어진 3500원에 판매되고 있지요. 이에 반해 국민생선으로 사랑받던 명태는 2000년 이후 동해 근해에서 거의 자취를 감춰 국내산은 아예 찾아 볼 수 없는 귀하신 몸이 되었습니다. 있다 해도 금태로 불릴 정도로 값이 치솟아 한 두름에 5~7만원에 거래 되고 있지요.


이렇게 갈치와 명태가 신분 역전을 하게 된 것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수온 변화가 바다생물의 서식환경을 바꿔 놓았기 때문입니다. 날씨가 따뜻해 바닷물 온도가 올라가자, 겨울에 어획량이 줄어야 할 갈치는 풍어를 맞았고, 이와 달리 한류성 어류인 명태는 어획량이 감소하면서 가격이 오르게 된 것입니다. 실제로 지난 30년간 바다 표면 온도는 동해 0.8도, 남해 1.04도, 서해 0.94도 상승했지요. 올해만 해도 남해 제주 연근해 지역의 수온은 지난해 보다 평균 1~1.5도가량 높아졌다고 합니다.


이렇다보니 올해 제주도는 때 아닌 풍어를 맞기도 했습니다. 겨울을 나기 위해 따뜻한 일본 오키나와와 동중국해로 이동하던 난류성 어종인 전갱이가 제주도 연안에서 잡히고 북방참다랑어(참치)도 제주 근방에 몰려들면서 유례없는 풍어를 맞게 된 것입니다. 대표적 난류성 어종인 고등어도 수온이 따뜻해지자 제주도 연안을 떠나지 않아 겨울에 풍어를 맞았지요.


전문가들은 아마 수십 년 후에는 우리 앞바다에서 나지 않던 희귀 아열대성 어종까지 식탁 위에서 만날 수 있을 거라 전망합니다. 따뜻해진 바다…. 지구 온난화가 이젠 식탁위의 생선반찬까지 바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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