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과 희망, 그리고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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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과 희망, 그리고 변화
  • 한울안신문
  • 승인 2009.01.3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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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정행 교무, 본지편집장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 버락 오바마가 1월 20일 새벽 전 세계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제44대 미국 대통령에 취임했다. 버락 오바마는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이 1861년 취임식에서 사용했던 성경에 손을 얹고 취임 선서를 한 후 취임연설을 통해 “부유한 사람만 편하게 사는 사회는 제대로 된 사회가 아니며, 모든 사람들이 함께 일하며 편하게 사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며 “두려움이 아닌 희망의 세계, 갈등이 아닌 통합의 세계를 위해 다함께 노력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시간 우리나라에서는 대책 없는 철거에 항의하며 생존권을 주장하던 철거민 5명과 이를 진압하기 위해 투입된 경찰 1명의 아까운 목숨을 잃는 대형 참사가 일어났다. 추운 겨울 아무런 대책도 없이 길거리로 내몰린 이 지역 30여명의 세입자들이 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건물 점거 농성에 돌입한지 25시간 만에 1,600명의 경찰을 투입되면서 무리한 진압작전을 펼친 결과 일어난 참사다. 통합과 희망, 그리고 변화를 외치며 출범한 오바마 대통령의 행보와는 사뭇 다른 지금 우리 대한민국 현주소다.


한반도 대운하 건설 논란과 함께 시작된 현 정부의 잃어버린 10년(?)을 되찾기 위한 무리한 행보를 되돌아보면 용산 철거민 참사는 어쩌면 처음부터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던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으로부터 촉발된 촛불집회에 있어서는 강경진압으로 일관했고, 역사교과서는 대다수 국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논의도 거치지 않은 채 개정을 했다. 어디 이뿐인가? 공정방송을 수호하려는 언론인들과 일제고사를 반대하는 교사들에게는 강제 해직이라는 칼날을 들이대며 공안 통치를 강행하지 않았는가?


사실 ‘통합과 변화, 우리도 할 수 있다(yes, we can)’를 외치며 취임한 제44대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의 정책들은 어쩌면 아직 장미빛 환상일 수도 있다. 그가 내세우고 있는 환상적인 정책들이 지금 미국이 당면하고 있는 경제위기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그것 역시 한갓 물거품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최초 흑인 대통령 오바마에게 미국 국민의 68%가 절대적 지지를 보내는 것은 무엇보다 정적까지도 감싸 안을 줄 아는 그가 가진 통합의 리더십에 있지 않을까 싶다.


지금 우리 사회는 그 누가 봐도 국민적 통합이 시급한 상황이다. 지금 전 세계는 도무지 끝을 알 수 없는 경제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힘과 지혜를 모으고 있다. 이 난국을 슬기롭게 벗어나기 위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 대화와 소통이 필요한 시점이다. 대한민국 헌법에 밝혀져 있듯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이제라도 힘에 의존한 일방적 순종만을 강요할 것이 아니라 국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일 줄 아는 정부가 되길 바란다. 이는 우리 교단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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