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는 '같은표(=)'라 푼다
상태바
원불교는 '같은표(=)'라 푼다
  • 한울안신문
  • 승인 2009.05.07 07: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6 양해관 교무의 재치문답 2

대종사 조실에 계시더니, 때마침 시찰단 일행이 와서 인사하고 여쭙기를 “귀교의 부처님은 어디에 봉안하였나이까.”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우리 집 부처님은 방금 밖에 나가 있으니 보시려거든 잠간 기다리라.” 일행이 말씀의 뜻을 알지 못하여 의아하게 여기더니, 조금 후 점심때가 되매 산업부원 일동이 농구를 메고 들에서 돌아오거늘 대종사 그들을 가리키시며 말씀하시기를 “저들이 다 우리 집 부처니라.” 그 사람들이 더욱 그 뜻을 알지 못하니라.(성리품29장)




원불교는 ‘같은표’다. 하나임을 강조한다, 둘이 아님을 역설한다. 낱낱이 나뉘어 있음을 부정함이 아니라 나뉨의 뿌리가 하나요, 같음을 상기시킴으로서 그 소식을 여의지 않고 온전하기를 염원한다. 법신불과 산업부원이 둘이 아님을 이르신다. 불법과 생활이 둘이 아니라 이르신다. 불법이 생활이요 생활이 불법이라 하신다. 일원즉 사은이요, 사은즉 삼라만상이라 하시며 처처불상의 최상등법문을 하신다. 그리하여 사사불공하자 하시고 보은즉 불공이라 하신다. 일(一) 시(是) 즉(卽) 불이(不二)라 하심이니 원불교는 같은표이다.


일원을 우주만유의 본원, 제불제성의 심인, 일체중생의 본성이라 설하시니 다 같다 하심이요 그래서 성불제중 제생의세의 희망이며 모든 종교의 교지도 본래 하나인데 교문을 별립하여 오랫동안 제도와 방편을 달리하다보니 교파들 사이에 서로 융통을 보지 못한 일을 안타까워하시며 제불 제성의 본의도 같음을 설파하신다. 그리하여 원음방송은 종교계 소식을 두루 전하고 종교의 본의를 고루 전하며 다같은 일임을 널리 전한다. 기회마다 같은표를 진하게 새기며 두루 융통하기를 거듭 강조한다. 그리하여 일찍이 세계평화를 함께 지향한 국가연합(UN)처럼 종교연합(UR)을 제안하기도 하였다.


동원도리 동기연계 동척사업이라 삼동윤리를 천명하고 같다 같다 같다 하시며 진리는 하나 세계도 하나 인류는 한 가족 세상은 한 일터 개척하자 하나의 세계라 외치신다. 진대지가 이 도량이요 진대지가 이 정토라 티끌세상이 곧 수도장이요 정토극락이라 하신다. 일원대도는 불이문(不二門)이라 둘 아닌 이 문으로 모두를 회통케 하고 하나로 만나게 한다. 그래서 원불교는 경쟁이 아닌 조화를 지향하며 한울안 한 이치에 한집안 한권속이 한일터 한 일꾼으로 일원세계에 함께 즐기기를 공동 발원한다.


그래서 원불교를 같은표(〓)라 푼다. 모두 같은 하나이니 하나됨으로 극락을 수용하자 한다. 동지간에 창자를 잇고 살자 하셨다. 내가 너이고 네가 나이자 하셨다. 같은표는 어찌보면 어릴적 기차놀이를 떠올린다. 줄을 맞잡은 양손이, 줄 안에 든 모두가 두 가닥을 나란히 잡고 발맞추어 나아가는 모습을 닮았다. 정다운 흥얼거림도 같은 한 방향으로 운곡도 같다. 그래서 일원의 체성에 합하도록까지 서원함 하셨다. 합일(合一)의 그날을 향하여 우리의 공부도 영원히 같은 하나다. 나의 원불교는 그래서 항상 같은표로 다가온다.


망우청소년수련관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