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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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감
  • 한울안신문
  • 승인 2009.06.04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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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손흥도 교무의 건강이야기 207

전직 대통령을 급작스럽게 잃은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난 이후, 우리 사회에 추모열기가 더 해가면서 이를 안타까워하는 많은 국민들이 깊은 상실감에 빠져 있다. 더욱이 일생을 통한 그의 삶이 일체의 권위를 벗어나 참으로 서민적이고 소박하게 살아왔다는 사실이 하나하나 알려지면서, 이 시대를 함께 살아온 사람으로서 피로하고 힘들 때 그 무거움을 나누지 못한 데 대해서도 깊은 책임을 느끼는 것 같다.


일생을 통해 원칙과 상식을 중시하고, 열정적으로 개혁과 통합을 실현하려하면서 사람다운 세상을 만들어 보고자 했던 그의 순수한 모습이 진솔하게 알려지면서 온 국민과 세상에 놀라움과 안타까움, 그리고 깊은 슬픔은 더하여만 간다.


상실감은 무엇인가를 잃어버린 후의 느낌이나 감정 상태를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상실이란 잃어버리는 모든 것을 말 한다고 할 수 있다. 물질적, 금전적으로 손실이 있는 것도 상실이고 정신적인(자존감, 사랑, 욕구) 것들이 충족되지 않았을 때도 상실감을 느끼게 된다. 주식이나 펀드를 한 뒤에 갑자기 시세가 뚝 떨어져 재정적으로 힘들어 진다면 물질적인 상실이요,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을 하는 것은 정신적인 상실이라 할 수 있다. 이번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후 추모의 발길이 끊이지 않으면서 많은 국민들이 느끼는 자책감과 무력감, 절망감 등은 이러한 정신적, 심리적인 상실감을 가중시킨다.


현대문명의 특징이라고도 표현된 상실감은 사람에 따라 우울증으로 발전되게 된다. 어느 순간에 많은 것을 잃고 좌절해 있으면 사람은 우울한 감정에 휩싸여서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 어렵게 되기 때문이다.


강자와 약자로 대변되는 현대의 사회 구조, 그 사이에서 서로간의 소통이 단절되면 상실감이 극대화된다. 사제 간에 정의가 통하고 동지 간에 신의가 있음은 상실감 회복의 요소이다. 생은 사의 근본이요, 사는 생의 근본이 건데, 고인도 “삶과 죽음이 모두 한 조각 아니겠는가”라고 했다. 다시 새 역사의 출발점에 서서 ‘너무 슬퍼하지도, 누구도 원망하지 말라’는 고인의 최후 유시의미를 새기고 또 새기면서 우리 모두 자신에 대한 깊은 성찰을 통해 밝은 미래를 열어갈 성숙한 대안을 찾아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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