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는 '어처구니'라 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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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는 '어처구니'라 푼다
  • 한울안신문
  • 승인 2009.07.1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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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양해관 교무의 재치문답 7

한옥마을에서 신영복 교수와의 대화를 준비할 때로 기억된다. 한옥의 멋을 설명하던 전통문화연의 간사가 뒤안에 이르러 맷돌을 가리키며 묻는다. “이게 뭔지 아시죠?” “맷돌이죠, 그 정도는 압니다.” “아니 저 맷돌에 꽂힌 막대기 말입니다.” “맷돌 손잡이 아뇨?” “그 맷돌 손잡이 원래 이름이 있거든요, ㅎㅎ” “……” “그걸 ‘어처구니’라고 한답니다.” “아항, 맞다 어처구니!”




대종사 말씀하시었다. “세상에서 비결같이 전해 내려오는 말이, 하늘과 땅이 맷돌같이 딱 붙어서 둘둘 갈아 가지고 천지를 일시에 개벽시켜서 악한 자는 죽이고 선한 자는 살리어 새로운 세계를 창조한다는 말이 있다. 그는 다름이 아니다. 땅의 운이 열려서 과학 문명이 발달되어 전만고에 없던 물질문명을 개발시키고, 하늘 운이 열리어 도학을 발달시켜서 전만고에 없는 정신문명을 개발시킨다는 말이다. 과거에는 도학과 과학이 병진하지 못하여 일방의 조각 문명이 되었지마는 돌아오는 세상에는 도학과 과학이 병진하여 만고에 없던 전반 세계가 돌아온다는 말씀이다.”(선외록 도운개벽장2절) 하신다.



선후천 교역기라 그런지 세상에 참 어처구니없는 일이 잦다. 멀쩡한 맷돌도, 잘 다듬어진 상하 한 쌍 맷돌도 그 작은 나무막대 어처구니가 없으면 역할을 못하고 만다. 아랫돌 물질문명과 윗돌 정신문명을 병진조화 시킬 어처구니가 절실한 세상이다. 지금은 동서양이 두루 통하는 시대니, 모든 법을 한 법으로 융통시키자 하신다. 물질문명은 서양이 위주니 기회 따라 바꾸어 오고, 정신문명은 동양이 위주니 기회 따라 바꾸어 주면 이 세상이 전반 세계가 되리라 하시며, 대종사는 동서양의 대운을 겸하셨나니, 대종사의 도덕이 세계를 주재하게 될 것이며, 개벽의 공덕이 시방으로 미쳐 가나니, 곧 일원 대도가 시방 공덕이 되리라(유촉편5장) 하신다. 이 후천개벽의 어처구니로 일원대도를 내셨다. 그래서 원불교를 참문명 낙원세상 건설의 ‘어처구니’라 푼다.




대종사의 개교 정신을 더욱 철저히 인식 체득하여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 하신 제생의세의 대 이상을 이 지상에 실현하기 위하여, 각자 각자가 먼저 각자의 정신개벽에 노력하여 마음 중생의 제도와 마음 세계의 치료에 끊임없이 정진하는 동시에, 이 정신으로 국가와 세계에 널리 호소하며, 이 정신을 국가와 세계에 널리 베풀어서, 우리가 다 같이 바라는 마음의 자유에 의한 대자유 세계와, 마음의 평화에 의한 대평화 세계와, 마음의 문명에 의한 대문명 세계를 건설하여, 영육이 쌍전하고 이사가 병행하는 일대 낙원에 모든 동포가 함께 즐기자(경륜편19장) 하신다. 마음공부를 개벽맷돌의 어처구니로 삼아 영육쌍전 이사병행의 참문명 대낙원을 모두 함께 즐기자 하신다. 원불교가 어처구니다.


더구나 이 마음공부는 한 번 실력을 얻고 보면 능히 우주 만유를 지배할 수 있으며, 명예와 재보와 일체 모든 학식을 다 참되게 사용할 수 있다 하신다. 이른 바 욕심 없는 자리에서 도리어 큰 욕심을 이루게 되나니, 그대들은 이 욕심 없는 경계를 잘 닦고 형상 없는 실력을 잘 양성하여, 우리 대종사의 정신개벽 공사에 각각 큰 일꾼이 되라 하시니(근실편4장) 개벽지기 우리가 이 세상의 어처구니로 우뚝 서야한다.


근래의 인심을 보면 공부 없이 도통을 꿈꾸는 무리와, 노력 없이 성공을 바라는 무리와, 준비 없이 때만 기다리는 무리와, 사술(邪術)로 대도를 조롱하는 무리와, 모략으로 정의를 비방하는 무리들이 세상에 가득하여, 각기 제가 무슨 큰 능력이나 있는 듯이 야단을 치고 다니나니, 이것이 이른 바 낮도깨비니라. 그러나, 시대가 더욱 밝아짐을 따라 이러한 무리는 발 붙일 곳을 얻지 못하고 오직 인도 정의의 요긴한 법만이 세상에 서게 될 것이니, 이러한 세상을 일러 대명 천지(大明天地)라 하나니라(전망품9장) 하신다.


세상이 정신의 어처구니가 없어 낮도깨비가 가득하였으니 우리는 정신개벽의 일원대도를 후천개벽 세상의 맷돌에 반듯한 어처구니로 꼽아세워 차별을 갈아 평등으로, 구속을 갈아 자유로, 다툼을 갈아 평화로, 갈등을 갈아 협동으로, 상극을 갈아 상생으로 대명천지를 터닦아가는 법신불 새 역사를 누비어 갈 일이다. 그래야 원불교가 아직 작지만 진정 이 세상에 꼭 필요한 어처구니로 서리라. 망우청소년수련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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