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마다 ‘이장’이 있다. 주민들의 소소한 일상에서부터 농사를 짓는 일이나 마을에 길을 놓는 큰일까지 이장의 손을 거치지 않는 것이 없다. 예나 지금이나 이장의 역할은 주민들의 의사를 한곳에 묶어 내어 마을을 더 좋게 더 새롭게 바꾸는 일이다.
(주) 이장은 마을의 한사람에게 주어졌던 그 이장의 역할을 심화 확대한 말 그대로의 주식회사이다. 이곳사람들은 모두 마을 이장이 되어 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그 의견을 토대로 지역을 새롭게 바꾸어 내는 역할을 한다. 마을을 관장하는 이장을 이름으로 둔 회사로서 우리네 마을을 풍요롭게 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이장은 1999년 5월 ‘인터넷 이장’을 시작으로 2000년 6월 유기농 생산자의 농산물을 팔기위한 도시락 전문점 ‘이장네 밥집’을 운영하는 등의 과정을 거쳐 현재는 35명의 근로자가 있는 사회적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장의 기업이념은 사람 뿐만 아니라 자연을 고려하는 생태적 관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생태주의 지향’, 모든 사업에 있어서 주민 의견수렴과 주민참여의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공동체 지향’, 우리사회도 풍부한 생태계의 다양성을 가져야 한다는 전제 속에 다양성을 보장할 수 있는 다각적인 실험을 통한 새로운 대안을 만들어가는 ‘다양성, 실험정신, 네트워크’를 이념적으로 지향하고 있다.
또 이러한 이념이 현실 생활 속에 충분히 실현가능함을 보여주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는데 이장의 주요사업은 크게 컨설팅 사업과 개발사업으로 나뉜다. 컨설팅 사업은 광역단위의 토지 이용계획과 지역단의 활성화계획, 생태마을 가구기, 생태농장 조성 등 사업계획에서부터 공간 계획까지 생태적이고 풀뿌리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농촌시설, 생태건축, 생태마을 조성등을 대상으로 하는 개발 사업은 대지의 지형과 생태계를 최대한 보전하면서도 경제적이고 효과적이며 지속 가능한 개발을 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서비스들은 계속 수요가 늘어 한해에만 250건이 넘는 컨설팅과 개발사업을 진행하였다.
지역사회의 재생과 발전을 위하여 그동안 객체의 입장이었던 농촌 주민들을 적극적인 사업의 주체로 내세우는 (주) 이장의 사업은 도시-농촌간, 수도권-지방간 양극화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그 필요성에 대한 요구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교단에서도 영광성지를 중심으로 한 생태훈련원 건립, 생태건축과 생태마을 등을 성지주변 마을 등에 도입하는 노력을 기울인다면 원불교 성지는 생태공동체 공간으로 새롭게 자리매김되어갈 것이고 자연과 인간이 공생하는 조화로운 개발이라는 천지은(天地恩)에 보은하는 길이 될 것이다.
윤법달(성동교당, 평화의친구들 사무국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