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시의 순환은 춘하추동으로 변화하여 원기 94년 무더운 여름은 어느듯 우리를 가을의 문턱으로 인도하고 있습니다. 금주에는 유난히 좋은 일이 많았습니다. 골프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물론 아시아인 최초로 미국 PGA Championship에서 역전 우승한 양용은이 더위에 무기력한 우리들에게 다시 새로운 활력을 주었고, 꽉 막힌 남북관계에서도 현대아산의 현정은 회장의 방북결과 남북교류의 새 기운이 다시 찾아오고 있습니다. 물론 책임 있는 당국자들의 후속적인 합의가 있어야 현실화될 수 있지만, 우선 이산가족의 꽉 막힌 가슴은 조금이나마 희망 섞인 바람으로 다시 기다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지구촌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거기에다가 신종 플루는 이제 본격적인 확산일로에 있습니다. 기후변화로 인해 각종 미생물은 지금까지 인류가 경험하지 못했던 변종으로 빠르게 변이하고, 환경오염으로 우리가 마시는 물과 공기의 오염과 과중한 산업사회의 스트레스로 인류의 건강체계를 유지하는 면역시스템은 약해져서 인류의 건강에 위해가 되는 미지 미생물계의 힘이 인간의 면역시스템보다 강하게 되는 세력 역전현상이 일어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금 신종 플루가 감기 수준이지만 만약 조금만 더 바이러스의 독성이 강화된다면 인류에게는 엄청난 도전이 될 것입니다. 미국에서는 일반 건물에서 이러한 미생물 오염원에 대처하면서 사람의 면역체계를 유지하고 보호하도록 실내 공기에 면역성(Immunity)을 부여해 주는 “면역건물기술(Immune Building Technology)”이 911 테러 이후로 연구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심리학자 아브라함 매슬로(Abraham H. Maslow)는 인간욕구의 단계를 5단계로 나타내고, 그 1단계는 생리적 욕구, 2단계는 안전의 욕구, 3단계는 사회적 욕구, 4단계 존경 및 명예욕구, 5단계는 자아실현의 욕구라고 얘기한 바 있습니다. 매슬로의 표현을 빌리자면 인간의 욕구중 자아실현의 욕구는 결국 자기존재의 의미, 진리와 우주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과 탐구, 깨닫음으로 이어져, 오늘날의 광대한 형이하학과 형이상학의 학문체계와 다양한 종교사상을 창조하는 원동력이 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그동안 인류에 의해서 현세에 펼쳐진 다양한 학문에 대한 섭렵과 함께 비록 밝은 종교적인 깨닫음을 얻었다 할지라도 도덕의 실천이 없는 종교적인 깨닫음은 세상에 실다운 유익이 되지 못할 것입니다. 또한 사회적 실천이 없는 학문은 보기에는 좋으나 현실세계에 진화의 큰 변화를 일으킬 수는 없을 것입니다. 현시대에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시대적인 과제는 각 분야에 지혜롭고 실천력 있는 전문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식으로 뿐만 아니라 실천력과 경험과 지혜를 갖춘 공부인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대종사께서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하시고 4은 4요의 진리적 종교의 신앙과 3학 8조의 사실적 도덕의 훈련으로써 정신세력의 확장으로 물질의 세력을 항복받아 파란고해의 일체생령을 광대무량한 낙원으로 인도하시고자 개교를 하신 뜻은 인류가 당면한 시대적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천력 있는 공부인이 필요한 미래세상을 예견하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대자연은 상없이 모든 것을 살려주고 소리도 흔적도 없이 조용히 원래로 돌아가는 위대함이 있습니다. 바로 호생지덕과 진퇴를 아는 군자의 도가 있다고 볼 수 있지요. 자신성업봉찬과 일원교법의 세계화, 원불교 100년 성업봉찬을 6년 남짓 남겨두고 있습니다.
형이상학 형이하학 도학 과학 병진, 재가출가 역할 분담 전심합력, 원중불이 중원합일, 원만구족 육근작용 지공무사 운심처사 은혜생산, 이사병행 영육쌍전을 화두 삼아 작은 것부터 하나 하나 함께 실천하는 일이 “Post 원불교 100년”과 현 시대의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시대적 과제 해결을 위해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