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 북방교화 포기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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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 북방교화 포기할 것인가?
  • 한울안신문
  • 승인 2009.09.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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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시론 / 김덕권 (여의도교당, 원불교모려회재가회의회장)

원기 94년 9월 18일자 원불교신문 12면 전단광고를 보면, ‘100년 희망! 우리가 함께 합니다’라는 타이틀 아래 ‘100년 성업 주요과제 및 사업 기초안’이 나와 있습니다.


그런데 ‘100년 성업봉찬 5대지표’, ‘100년 성업 9대과제’어디를 살펴봐도 북방교화에 대한 한 마디의 언급도 없었습니다. 하긴 ‘100년 성업 주요과제 및 사업 기초안’이니까 아직 정식으로 북방교화에 대한 사업확정의 기회가 남아 있다는 뜻일 것으로 생각되지만, 안(案)에도 포함되지 못하는 사업이 본안으로 채택될 것 같지 않아 문제를 제기합니다.


원불교의 북방교화를 생각해보면 상당한 역사를 지니고 있습니다. 통일문제는 멀지않아 날이 새듯이 찾아온다고 아주 오래 전 대산 종사님 시절부터 말씀이 계셨고 또 그 날에 대비한 준비를 하라는 가르침을 내리신 바가 있습니다.


그 준비로 대산 당시 종법사님 때부터 좌산 종법사님 대에 이르기까지 정식단체로 ‘북방교화연구위원회’를 조직하고 교단 상층부의 여러 어른들과 뜻있는 출가·재가들이 위원으로 참가하여 “북방교화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에 대한 상당한 연구와 토론을 전개해 온 적이 있습니다.


좌산 종법사님 시대에 들어와서도 ‘통일대법(統一大法)’에 관한 법문을 발표하시고 여러 가지 통일운동을 실행해 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원기 88년 3월 26일 원불교 봉공회, 여성회, 청운회 등이 힘을 합해 평양에서 하루 빵 4만개가 생산되는 ‘평양빵공장’의 준공식을 가졌고, 그 이후에도 교단에서는 밀가루, 식용유, 아기 기저귀, 분유 등등을 지속적으로 지원해 왔으며, 그 빵공장이 지금은 국수공장으로 발전해 잘 운영되고 있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또 원기 88년 10월 1일~3일까지, 금강산에서 당시 좌산 종법사님이 친히 임석하신 가운데 ‘원불교청운회 제8차 도덕발양대회’에서 북한교화를 염원하는 ‘해원·상생·통일’을 위한 기도식을 올린 바 있습니다.


현 경산 종법사님의 시대에 들어와서도 크신 경륜에 힘입어 남북통일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왔고, 마침내는 원기 93년 8월 평양 조선불교도 연맹건물에 교단의 어른들과 재가 교도들이 ‘일원상(一圓相)’을 모시는 봉불식을 개최하고 돌아왔다고 합니다. 또 교단에서는 정식기구로「평양교구」까지 설치해 놓고 활동 중입니다.


원기 94년 9월 19일자 ‘한울안신문’ 보도에 의하면, ‘한반도평화포럼’이 발족되어 교단에서는 종타원 이선종 서울 교구장님과 공산 백락청 6·15 공동선언 실천 남측위원회 명예대표,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등을 주축으로 통일을 대비한 북방교화에 관한 준비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또한 지난 여름 원기94년 8월 8일 서울유스호스텔에서 ‘원불교모려회(慕麗會)’가 재가 회의 까지 결성했고, 9월 모려회 임원회의를 거쳐 10월 말경에는 재가·출가 모려회원들이 서울에서 통합정기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라는 소리도 들립니다.


바야흐로 남북이 꽁 얼어붙어 있다가 다행히 해빙의 무드가 싹트고 있습니다. 북방교화가 완전히 봄이 온 다음에는 우리 원불교가 끼어들 틈이 없을 것입니다. 이미 거대종단에서 심혈을 기울여 북방교화 준비를 하고 있는지 오래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중차대한 시기에, 더군다나 원불교 100년 성업에 북방교화가 제외가 된대서야 어디 말이 됩니까?


필자는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북방교화는 완전히 포기하는 것입니까?


외적인 행사나 건물의 장엄 같은 준비도 중요하겠지요!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그런 장엄이나 행사가 아니라 통일을 대비한 북방교화 사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100년 성업의 일환으로 북방교화를 적극 지원해야만 통일시대에 우리 교화가 살아납니다.


과거 권위주의 시절에 원불교가 사회운동에 소극적으로 대처하다가 우리의 교화가 말할 수 없이 내리막길을 걸었던 뼈아픈 기억이 새롭습니다. 이 격동의 시대에 아직도 통일운동, 사회운동에 우리 원불교만 현실에 안주 하려 하십니까? 불행하게도 또다시 대량교화를 향한 절호의 기회를 놓칠 우려가 다분히 있습니다.


우리는 북한 동포들을 외면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미구에 다가올지도 모르는 북방교화 현장에서 타 종교 보다 뒤쳐질 수 없다는 것이 우리 원불교 모든 재가·출가 교도의 염원이며 양심이리라고 굳게 믿습니다.


천만다행하게도 아직 ‘100년 성업의 주요과제와 사업’이 ‘안’만 발표 되었을 뿐 확정되지는 않은 모양입니다. 100년성업회에서는 이 북방교화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고 부디 ‘원불교 북방교화’사업에 만전을 기하시기를 충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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