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SR을 통해서 본 교법의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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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SR을 통해서 본 교법의 방향
  • 한울안신문
  • 승인 2009.10.22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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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이정원 , (둥근마음상담연구원)

물질문명이 발달하면서 의료시설이 첨단화되고, 위생시설의 개선과 전문의약품 개발로 전염병 통제가 가능해졌으며, 식생활이 풍요로워졌지만 병원을 찾는 환자의 수는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 이렇게 증가된 환자들은 대부분 잘못된 생활습관 때문에 발생한 환자들이라고 한다. 이른바 심인성 또는 스트레스 관련 환자들이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병원을 찾는 모든 환자들의 70-80% 가 스트레스에 직접 .간접적으로 관련된 환자들이라고 한다. 이러한 내용으로 볼 때 스트레스야 말로 만병의 근원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최근 서구에서는 병원에서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프로그램으로 명상이 처방되고 있다. 미국에서만 200곳 이상의 병원에서 실시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경향은 서구의 심신통합의학이라는 새로운 의학메커니즘의 등장과 함께 급속하게 확대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상담 및 심리치료분야에서도 위빠사나 명상(석가모니 부처님에 의해 최초로 개발된 명상법으로 현재 남방불교의 핵심수행법)에 대한 관심이 드높다.


이미 오래 전부터 심리치료사들은 불교의 교리나 선(禪), 또는 사마타 명상(집중명상)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보여 왔지만, 위빠사나 명상에 대한 관심이 급증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이러한 경향은 제 4세대 상담으로 불리워 지는 ‘자아초월 상담’의 확산과 함께 가속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서구의 의학과 심리학의 변화를 한꺼번에 담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가 존 카밧진이 개발한 MBSR(마음 챙김에 기반한 스트레스 이완 프로그램)이다.


MBSR-마음 챙김에 기반한 스트레스 감소(Mindfulness-Based Stress Reduction: MBSR) 프로그램은 존 카밧진(Jon Kabat-Zinn) 박사에 의해 1979년에 미국 메사추세츠 대학병원에서 생활 스트레스, 만성적 통증과 질병, 두통과 고혈압, 불안장애, 수면장애 등을 지닌 사람들을 위해서 프로그램이 개발되었고 실시되기 시작하였다.


MBSR 프로그램은 8~10주의 마음 챙김 훈련을 통해서 신체적·심리적 건강을 증진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의 주된 내용은 누워서 신체 각 부위의 감각을 관찰하는 보디스캔 명상(body scanning meditation)과 좌선 자세에서의 마음 챙김 명상, 그리고 걷기명상과 움직이며 마음챙김하는 요가명상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밖에도 대화와 샤워 그리고 식사하기와 같은 일상적 활동에 대한 마음챙김 명상을 포함하고 있다. MBSR은 일반인의 경우 스트레스를 완화시키고 심리적 안녕감을 증진시킬 뿐만 아니라 만성통증, 공황장애를 위시한 불안장애, 우울증과 같은 심리적 장애의 치료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보고되었다.


국내에서는 2006년 KBS 특집다큐멘터리 ‘마음’을 통해 상세히 소개되었다. 최근(2009년)에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에서 공동 주관한 공청회 자료를 보면 암환자의 스트레스 관리 권고안으로 MBSR 프로그램이 A등급의 권고안으로 채택되었다.


MBSR 프로그램에서 가장 핵심인 마음 챙김 개념은 ‘순간순간 펼쳐지는 경험에 대해 의도적으로, 바로 그 순간에, 평가하




지 않고 주의를 기울이는 것을 통한 알아차림’이다.


이 개념을 보다 세분화해서 살펴보면 다음 다섯 가지로 요약된다.


이 다섯가지 핵심이 MBSR의 모든 것이요. 스트레스 및 실존적인 고통 치유의 핵심이다. 나머지 과정은 이 내용을 담는 효과적인 그릇일 뿐이다.




MBSR에서 마음챙김이란?


1) 이 순간 (in the present moment)


지금 이순간의 현재경험에 대한 인식이다. 과거나 미래 혹은 기억에 관한 것이 아니다.


2) 주의 기울이기(paying attention)


인식하는 특정 대상에 마음을 모아서 관점을 유지하는 것을 말한다.


3) 알아차림(is the awareness)


현재 경험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조용히 느끼면서 함께 머물러 있는 것이다.


4) 의도를 가지고(on purpose)


무의식적인 관심이 아닌 따뜻하고 친절한 마음으로 현재의 경험과 함께한다.


5) 비판단적으로(non-judgmentally)


가치와 경험으로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보고 수용하는 것을 말한다.


논자가 MBSR 일반과정을 8주간 경험하는 과정에서 매우 놀라웠던 것은 프로그램의 구성과 취지가 우리의 교법과 마음공부의 원리와 연결되는 부분이 너무나 많았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곧이어 지도자 과정을 연수하면서 핵심내용을 전달하고 내면화 시키는 효과적인 교육내용에 대해 깊이 매료되었다.


새로운 공부법을 배울 땐 기존의 관점을 내려놓고 시작해야 하건만, 명상 및 자기개발 프로그램의 개발과 보급에 관한 공부와 일을 하는 터라 수시로 교법과 마음공부의 관점에서 해석하고 대입하는 과정을 반복하였다.


그러면서 느끼고 생각한 것은 그들의 접근이 매우 유연하고 실용적인 태도에 기반하고 있으며 그러한 태도에 의해 현실문제에 대한 대처능력을 일반사회 시스템 속에서 인정받고 있다는 점이었다. 교단 100주년을 기다리는 우리교단의 입장에서 교화를 풀어가는 방식에서 시사점을 주는 바가 컸다. 교법으로 현실사회의 문제와 인간 실존의 고통을 해결할 경쟁력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그것이 사회로부터 호평 받으며 수용되는 것! 그것이 아마도 대종사님께서 지우고 고치고 지우고 고민하면서 쓰셨던 ‘정전’의 염원이 아닐까?


서구 심리치료사 및 명상지도자들이 대단하다는 생각에 괜히 부러운 느낌도 들지만 MBSR 프로그램을 공부하고 연구하면 할수록 교법의 무궁한 보고와 마음공부의 가능성이 넘쳐났다.


다음기회에 MBSR 프로그램의 구체적인 내용과 기타 마음챙김 명상의 다양한 응용프로그램을 소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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