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는 '어깨동무'라 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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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는 '어깨동무'라 푼다
  • 한울안신문
  • 승인 2009.10.22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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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양해관 교무의 재치문답 13

어릴적 우리는 곧잘 고사리 손을 동무 어깨에 서로 두르곤 발맞추어 읊조리곤 했다. “어깨동무 내동무! 미나리 밭에 앉았다!!” 그러면서 꼭 16호 만에 나란히 앉았다 일어나고는 다시 소리맞춰 걸음맞춰 앉았다 걷기를 거듭하곤 하였다. 어깨동무! 마주보며 나누는 악수보다 포옹보다 더 정의가 건네는 생생한 만남이라 여겨진다. 그래서 오늘은 원불교를 ‘어깨동무’라 풀어본다.


예비교역자시절 우리는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거듭 들어 새긴 법문이 있다. 혼자 백점 맞으려 말고 다같이 80점 맞자! “나 혼자 공부 잘 해서 백점 맞으려 하지 말고 동지와 함께 잘해서 두루 80점을 맞을 수 있도록 노력하라.” (한울안 한이치) 그래서 우리들의 기숙사 학림사·정화원에는 시험기간이 되면 삼삼오오 모여서 함께 공부하는 ‘모임공부’라는 독특한 문화가 맥맥히 전해 내려오고 있었다. 교수님께 배우는 성과보다 한 걸음쯤 앞선 동지가 어깨동무로 일러주는 학습이 훨 효과적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올백보다 더 멋진 함께 80점! 경쟁경쟁 경쟁만으로 치달아 정글이 되어버린 이 세상에 소박하지만 찬란한 경종이요 더불어 숲이 되자하신 후천세상의 설계도라 하겠다. 원불교는 어깨동무라 푼다.


원불교 신앙문의 사요(四要)를 보자. 인권평등을 위해 자력을 양성하자시고 지식평등을 위해 지자본위 하자시고 교육평등을 위해 타자녀교육 하자시며 생활평등을 위해 공도자숭배 하자신다. 모두가 다같이 고루 잘사는 평등낙원 건설을 외치신 위대한 경륜이다. 이처럼 두루 골라진 세상을 건설하기 위해 남녀노소 빈부귀천 유무식이 다함께 어깨동무 하자 하신다. 어깨동무로 서로 의지하고 힘을 합해서 한 방향으로 나아가자 하신다. 옛 충신은 “죽어서 솔이 되어 독야청청하리라” 하였거니와, 우리는 살아서 솔이 되어 다 함께 청정하며 회상과 세계에 충(忠)을 다하자(법훈편71장) 하신다. 원불교는 어깨동무라 푼다.


우리의 법인기도를 보자. 아홉 제자를 둥그렇게 어깨동무시키셨다. 방언공사도 함께 하게 하시고 산상기도도 함께 하게 하시고 자결희생도 함께 하게 하시어 백지혈인도 함께 내게 하셨다. 아홉 마음이 한 마음이 되게 하시고 아홉 몸이 한 몸이 되게 하시어 법명과 법호를 내리시어 공인으로 다시 살리셨다. 천의를 감동시킨 일심합력의 위력을 어깨동무로 함께 체험토록 하셨다.


그 정신이 도도히 흘러서인지 세상사 크고 작은 합력을 보며 세상은 원불교를 작지만 알부자라 평한다. 원불교 알부자 맞다. 교단에 어려운 일이 생기면 재가출가 선지후진이 나란히 나선다. 이 시대의 화두가 된 ‘소통과 연대’의 살아싱싱한 표본이라 하겠다. 사실은 이 어깨동무가 원불교 자산목록 1호 아닐까? (아니다…, 혜명의 등불이 1호라 하셨지^^) 원불교를 어깨동무라 푼다.


‘하나의 세계를 건설하자’ 하신 어깨동무 대동화합 법문이 오늘에 새롭다.




모든 인류가 동원도리(同源道理)를 알고 실현하는 날, 모든 종교인들은 서로 소통하고 넘나들며 대동화합 함으로써 다함께 진리로써 일원의 세계 건설에 일심합력할 것이요, 모든 인류가 동기연계(同氣連契)를 알고 실현하는 날 모든 인종과 민족과 씨족들이 환란상부(患亂相扶)하고 친선교류하여 다함께 정의로써 일원의 세계 건설에 일심합력할 것이요, 모든 인류가 동척사업(同拓事業)을 알고 실현하는 날 세계의 모든 사업이나 모든 사상이 대동화합하고 절장보단하여 다함께 중정(中正)으로써 일원의 세계 건설에 일심합력하게 될 것입니다. 바야흐로 세계는 「하나의 세계」를 이룩해야 할 중대한 시운에 처해 있으나 만일 일원대도와 삼동윤리가 잘 실현되지 못하여 세계가 한 집안을 이룩하지 못하고 보면 현대의 위기는 모면 할 길이 없어서 장차 우리 인류는 큰 불행에 부딪치게 될 것입니다. 그런즉 우리 모든 동지들은 일원대도에 계합하고 삼동윤리를 실현함으로써 하루 속히 세계평화가 이룩되고 스승님들의 법은(法恩)에 보답이 되어 우리 각자의 일대사(一大事)가 원만히 요달되도록 하여야 하겠습니다.(원기55년 3월, 종법사 취임법문, 대산2집)




원불교는 어깨동무라 푼다. 일심합력 어깨동무로 삼동윤리를 실천하는, 혈심인물 시글시글한 정신개벽의 알부자가 맞다.


망우청소년수련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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