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화! 새로운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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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화! 새로운 생각
  • 한울안신문
  • 승인 2009.11.27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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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김경일 교무 , (원불교 100년 기념성업회 사무총장)

원불교 100년을 앞두고 최대 화두는 ‘교화’다. 교화성장의 염원은 계속되지만 말처럼 녹록치 않다는데 어려움이 있다. 최근 십수년 동안 수많은 정책과 우리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통계로 나타나는 결과는 신통치 않았던 게 사실이다. 우리만 그런 것은 아니다. 유럽이나 미국 등 선진국에서 종교인구 감소추세는 오래된 일이다. 최근 한국도 그렇다는 통계가 있다.


개신교도 수년째 신자가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불교도 현상 유지에 그쳐 있다고 한다. 왜 그럴까? 이런 현상에 대한 합리적인 이해가 있어야 하고 합리적인 정책의 대안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


교화성장을 위한 환경은 갈수록 어려워 질 것이다. 우선은 인구 감소추세가 그렇다. 어떤 예측자료에 의하면 40년 후인 2050년 우리나라 인구의 20%, 약 640만명이 줄 것이라고 한다. 사람들의 주요 관심사도 종교활동은 한참 후순위다. 종교 인구가 쉽게 증가하기 어려울 것이란 예상을 하게 하는 대목이다. 종교가 교화를 교세 확장의 수단처럼 생각하는 한 어떤 시도도 지속가능한 교화로 이어지기 어렵다. 전통적으로 종교는 기복이나 내세에 대한 구원을 주장한다. 하지만 인지가 열리고 교육이 발달하면서 과거와 같은 우상숭배나 기복신앙은 점차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다. 내세에 대한 교리 역시 현대인들이 공감하기 쉽지 않은 것 같다.


새 회상의 정법은 ‘진리적 종교의 신앙과 사실적 도덕의 훈련’의 교리를 내세우고 있다. 기복신앙에 대하여 ‘인과보응’의 합리적 교리를 담고 있다. 내세의 천당과 지옥에 대해서도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삼세 윤회를 주장하여 현세 삶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물질문명 편행의 현대사회에 대하여 ‘영육쌍전’, ‘이사병행’의 문명세상을 주장하고 ‘무시선 무처선’, ‘처처불상 사사불공’의 교리로 생활을 떠나지 않는 신앙과 수행으로써 시대화, 대중화, 생활화 종교를 주창하고 있다. 탁월한 가르침이다.


우리는 지금쯤 혹시라도 우리 교화가 시류를 따라 맹목적인 교화성장 지상주의에 기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다. 교화 성장의 주장이 잘못되었다는 말이 아니다. 교세확장은 우리가 주장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세상의 정당한 요청에 부응할 수 있어야 한다. 시대를 치유하고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교단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이게 교화의 정도(正道)다. 시대에 맞은 교리와 탁월한 교법은 교화에 중요한 요소이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한 조건은 아니다. 실천하는 종교라야 세상의 광명이 된다.


원불교 100년은 ‘교화대불공’과 함께 ‘주세교단’, ‘자비교단’을 미래 교단의 중요한 지표로 삼고 있다. 우리 교화사업이 눈앞의 교세확장이나 교도확보에 급급할 게 아니라 시대정신을 이해하고 그들의 아픔을 치유하며 삶의 질을 개선하고 새로운 문명의 이상을 제시함으로써 세상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 주종본말을 알면 도(道)에 가깝다고 했다. 교화의 새로운 안목, 뉴패러다임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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