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와 소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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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와 소신
  • 한울안신문
  • 승인 2009.12.3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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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조경철 교무 , (서울교구 사무국장)

다사다난했던 한 해가 저물고 새로운 희망을 꿈꾸는 새해가 밝았습니다.


매년 365일이란 시간이 반복되지만 그 속에서 우리는 또 다른 세상,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해가 바뀌면 새로운 이슈가 시대의 코드로 떠오르고, 색다른 트렌드가 대중을 현혹하는 그야말로 복잡다단한 세상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새해 아침, 천차만별로 벌어지는 세상을 바라보며 ‘대세’와 ‘소신’이라는 두 단어에 물음표를 던져 봅니다.


과연 대세란 무엇이고 소신은 어떻게 지켜야 할까요?


흔히 우리는 대세에 따르는 사람을 기회주의자라고 비판하기 쉽고, 소신을 지키는 사람을 심지가 굳은 훌륭한 사람이라 평가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과연 대세에 따르는 것은 모두 불의한 것이고,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는 것은 모두 정의일까요?


가치관이 흔들리는 혼돈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대세와 소신의 의미는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세란 시대를 주도하는 세상의 흐름을 의미합니다. 물의 흐름을 따라 헤엄쳐 가는 것은 수월하지만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은 힘만 들뿐 전진하기는 어렵습니다. 흐름을 따라 수월하게 갈 것이냐? 힘은 들지만 거슬러 갈 것이냐? 결국 나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흔히 대부분의 지도층 인사들은 대세를 따른 것이 아니라 내 소신대로 한 행동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난 후 역사는 결국 그것이 대세에 따른 소신없는 행동이었다는 것을 증명해 주곤 했습니다.


제갈공명이 삼고초려한 유비를 따라 나선 것은 천하통일을 확신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시절 인연이, 당시의 대세가 유비를 선택하게 했던 것입니다. 제갈공명은 이미 천하통일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天下三分의 역할이 본인의 사명이라는 소신에 따라 유비를 따라나서기로 한 것입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대세를 읽을 줄 아는 안목과 그것을 실행할 수 있는 소신입니다.


정치인은 정치의 시각에서, 기업인은 경제의 안목으로, 예술인은 문화적 관점에서 대세를 읽고 그것을 현실화하려고 애를 씁니다. 많은 지도층 인사들이 자신의 소신을 관철하기 위해 무리수를 두다가 결국 낭패를 보는 이유는 대세를 편협하게 판단하고, 그 잘못된 소신을 무리하게 밀어 붙였기 때문입니다.


대세란 시대를 주도하는 세상의 흐름이라 했습니다. 시대를 주도하는 가장 크고 근본적인 흐름이 무엇입니까?


그것은 바로 대종사께서 대각을 통하여 우리에게 밝혀주신 ‘생멸 없는 도와 인과보응 되는 이치’입니다. 인과보응이라는 원리에 의해 끊임없이 돌고 도는 일원상의 진리가 바로 가장 근본이 되고 세상을 주도하는 흐름, 곧 대세인 것입니다.


일원상 진리를 깨닫는다는 것은 편협한 관점에서 대세를 읽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움직이는, 우주를 관통하는 평범하면서도 위대한 인생의 이치, 대세, 트렌드를 확실히 안다는 것입니다.


유행을 따라가는 어리석은 중생이 아니라 트렌드를 선도하는 위대한 리더, 미래를 개척하는 개벽의 큰 일꾼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우리 원불교인들의 사명이자 의무임을 명심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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