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는 '빨래터'라 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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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는 '빨래터'라 푼다
  • 한울안신문
  • 승인 2010.04.1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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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양해관 교무의 재치문답23

퐁당퐁당 돌을 던지자 누나몰래 돌을 던지자/ 냇물아 퍼져라 멀리멀리 퍼져라/ 건너편에 앉아서 나물을 씻는/ 우리누나 손등을 간질여 주어라/ 빨래터에서의 정겨운 풍경이 어제 일처럼 새삼스러운 우리 어릴적 동요다. 맨윗쪽에 퐁퐁 샘솟는 동네우물이 있고 그 맑은 물이 흘러넘쳐 달래 냉이 씀바귀 봄나물을 씻는 웃들목이 있고 그 아랫녁으로 빨래 방망이 텅텅텅 소리도 경쾌한 옛고향 동네어귀의 빨래터. 거기에는 물동이 나물바구니 빨랫감들만이 아니었다. 크고 작은 동네이야기가 다정다정 건네어지는 오순도순의 사랑방이기도 했다. 오늘은 원불교를 ‘빨래터’라 푼다.




사람이 무슨 일을 시작하여 한 가지도 그르침이 없을 때에는 그 일을 잘 해보려는 성의가 계속되다가도 중간에 혹 한 두 번 실수를 하고 보면 그만 본래 마음을 다 풀어 버리고 되는 대로 하는 수가 허다하나니, 이것은 마치 새 옷을 입은 사람이 처음에는 그 옷을 조심하여 입다가도 때가 묻고 구김이 지면 그 주의를 놓아 버리는 것과 같나니, 모든 일을 다 이와 같이 한다면 무슨 성공이 있으리요. 오직 철저한 생각과 큰 경륜을 가진 사람은 무슨 일을 하다가 혹 어떠한 실수를 할지라도 그것을 전감 삼아 미래를 더욱 개척은 할지언정 거기에 뜻이 좌절되어 당초의 대중을 놓아 버리지는 아니하나니, 이러한 사람에게는 작은 실수가 도리어 큰 성공의 바탕이 되나니라(인도품38장) 하신다. 빨래는 새 마음 챙김이다. 빨래는 실수를 전감삼음이다. 빨래가 유무념 공부요, 대중심 챙김이요, 새 삶의 요체이다. 그래서 공부심은 곧 마음빨래요, 새발원이며 새종교 원불교의 강령이라 하겠다.




새 세상 새 종교 주세불로 오신 원각성존 소태산대종사! 사실적 도덕의 훈련으로 제생의세의 새 경륜을 펴실제, 일상수행의 법을 내시어 수도와 생활이 둘이 아니게 하셨다. 이를 위해 또 훈련법을 내시어 정기훈련 11과목을 익히게 하시고 상시훈련법으로 일상에서 일분일각도 공부를 여의지 않게 하시니 이 법이 바로 날마다 아침마다 마음으로 외치는 새마음구호 ‘새 마음 새 몸 새 생활로 새사람이 되어 새 가정 새 나라 새 회상 건설하자’ 의 주인공이 되라 하신다. 날마다 마음빨래를 잊지 말고 새마음 챙기자 하신다. 그 챙긴 마음을 서로 나누며 혜두를 단련하게 하시려 교당래왕 6조를 두어 마음공부 오순도순 나누게 하시니 원불교의 부활묘방 이 법은에 연원해서 오늘은 원불교를 빨래터라 푼다.




교당래왕시 주의사항 6조를 살펴보자. ①상시 응용 주의 사항으로 공부하는 중 어느 때든지 교당에 오고 보면 그 지낸 일을 일일이 문답하자 하신다. ②어떠한 사항에 감각된 일이 있고 보면 그 감각된 바를 보고하여 지도인의 감정을 얻자 하신다. ③어떠한 사항에 특별히 의심나는 일이 있고 보면 그 의심된 바를 제출하여 지도인에게 해오(解悟)를 얻자 하신다. ④매년 선원에 입선하여 전문 공부를 하자 하신다 ⑤매 예회(例會)날에는 모든 일을 미리 처결하여 놓고 그 날은 교당에 와서 공부에만 전심하자 하신다. ⑥교당에 다녀갈 때에는 어떠한 감각이 되었는지 어떠한 의심이 밝아졌는지 소득 유무를 반조(返照)하여 본 후에 반드시 실생활에 활용하자 하신다. 공부인의 빨래터 딱 그 모습이다. 문답 감정 해오를 통해 화안히 빛나는 새마음을 챙기자 하심이다. 상시공부의 이야기가 오순도순 빛이 되는 뿌듯한 빨래터, 생활의 얼룩들이 도리어 보감으로 승화되는 뉘우침 깨우침의 빨래터, 동무들의 수행담이 새 발원의 동력이 되는 일상수행의 참선방(禪房) 교당 빨래터…. 원불교는 빨래터라 푼다.




학창시절 들었던 뽀드득 이란 예화가 떠오른다. 옛말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어떤 고부(姑婦)간에 빨래 품팔이를 하였는데 시어머니 빨래는 항상 더 희므로 값을 더 받았다. 그래서 며느리가 그 이유를 물어도 안가르쳐 주다가 죽을 때 ‘뽀드득’하고 죽으므로 그 후부터 빨래를 ‘뽀드득’하도록 짰더니 시어머니와 같은 값을 주더란 말이 있다. 문답 감정 해오로 짤대로 짜서 철저한 훈련을 받아야 큰 인격을 이룰 수 있다. 자기가 스스로 짤 수 없으면 스승과 동지에게 짜달라고 맡기되 이유가 없어야 한다(대산3집) 하신다. 빨래를 빨려면 양잿물에 넣어야 때가 잘 빠지는 것과 같이 우리는 대종사님 훈련법에 담가서 늘 성품자리를 보고 그 자리에 일체의 때 묻은 마음을 씻어 버리자 하신다. 세제(洗劑)를 섞은 물에 빨래를 넣었다가 꺼내어 맑은 물에 헹구면 깨끗해지듯 단전토굴에 넣었다 꺼내면 하얗게 된다, 하신다. 교당내왕의 문답 감정 해오가 단전토굴이며 참회문 일기법이 빨래하는 법이다. 수도인은 참회(懺悔)하고 생사해탈할 때가 가장 통쾌한 때이다(대산3집) 하신다. 뽀드득 마음빨래로 대적공 대적공하며 원기100년 자기성업봉찬 알뜰하게 일구어 도덕바람 훈훈하고 법흥진진한 빨래터를 만들자. 우리 원불교!


망우청소년수련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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