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약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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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약의 진실
  • 한울안신문
  • 승인 2010.05.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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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헬씨라이프, 해피라이프 5

봄이 되면 보약을 먹어야 하지 않나요? 여름엔 땀으로 다 빠져 나가니까 보약을 먹으면 안되지 않나요? 보약은 진찰없이 그냥 지어도 괜찮지 않아요? 라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보약과 치료약을 구분하고 치료약에 비해서 보약은 좀 더 두리뭉실하고, 일년에 한 두어번 먹어주는게 좋다, 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꽤 많다.


보약이라는게 뭘까? 몸을 ‘보’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몸을 ‘보’한다는 개념은 서양의학에 비해서 한의학이 갖는 특징 중 하나이다. 한의학에서는 정기와 사기를 구분한다. 한의학의 고전인 황제 내경에는 ‘사기소주기기필허(邪氣所湊 其氣必虛)’라는 말이 있다. 사기가 침입하는 곳은 반드시 그 기가 허하다. 라는 뜻인데, 병사가 있는 곳은 반드시 정기가 부족한 상태라는 이야기이다. 즉 누군가가 방광염이 자꾸 재발한다고 할 때 방광염이라는 증상 자체보다 그 증상이 나타나게 되는 몸의 상태에 관심을 갖는 것이 한의학적 치료법이다. 그럴 때 ‘그 기가 허하다’라는 관점으로 접근하면, 정기를 보충하는 것이 중요한 치료법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실 보약과 치료약을 따로 구분하는 것은 크게 의미가 없다. 몸을, 치료하기 위해 어떤 방법을 쓸 것인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봄에 보약을 먹으면 좋다’는 것은,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계절, 발산하는 기운인 자연의 기운을 인체가 따라가기 어려워서 그렇다. 여름에 땀을 많이 흘릴 때 어떤 사람은 정기가 같이 빠져 나가기도 하는데 그러면 그 땀 흘릴 때 보약을 써 주어야 가을, 겨울에 아프지 않는다.


누군가의 몸을 ‘어떤 방법으로 균형을 잡고 잘 버티게 도와줄까’라는 관점으로 볼 때 때로는 사기를 바로 공격 할 때도 있고 때로는 정기를 보충해 줄 때도 있고 때로는 기운의 흐름을 도와줄 때도 있다. 보약은 그 과정 중 하나의 방법일 뿐이다. 그러므로 사실 모든 약은 치료약이다. 또한 모든 약은 보약이 될 수 있다. 어디 약뿐인가. 잠이 보약, 밥이 보약, 때로는 사랑이 보약이다. 병명을 병명으로만 보지 않고 몸과 마음을 더불어 관찰할 때, 그 모든 것은 보약이 될 수 있다. 대신, 두리뭉실 대충, 생각하지 말자. 사람마다 다 다른 기전과 다른 상황이라는 것을 기억하도록 하자. 그에 따라 각자 다 다른 보약이 필요한 것이다.


강 솔 한의학 박사 , 소내무 한의원 TEL 031-502-10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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