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 정신에 바탕한 통일담론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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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 정신에 바탕한 통일담론 필요하다
  • 한울안신문
  • 승인 2010.06.1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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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인성 교무 , (원불교남북교류협력위원장)

충격적인 ‘천안함 사태’로 인해 요즘 남북관계는 지난 10년 동안의 민족화해와 남북교류협력 시기가 언제 있었냐는 듯이 냉전시대로 되돌아가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하여 정부와 일부 언론에서 마저도 전쟁이라는 단어가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오가고 있으며 소위 ‘한반도리스크’로 인해 주가와 원화 환율이 요동치고 있습니다. 불안한 시대를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올해 6월15일은 6.15공동선언이 발표된 지 10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6.15공동선언을 이끌어 낸 지난 국민의정부와 그 뒤를 이은 참여정부는 대북포용정책을 펴왔습니다. 7대종단을 비롯한 시민사회는 북한 체제는 우리들이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더 체제유지를 위한 내구력을 갖고 있으며, 설령 갑자기 붕괴된다고 하더라도 흡수통일은 남쪽 경제 등을 고려했을 때 오히려 부담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민족화해와 남북교류협력에 적극적이었고 또한 정부의 포용정책을 지지하였습니다.


대북포용정책으로 이뤄낸 많은 성과들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서 금강산관광, 개성공단에서의 남북경협사업, 농수산물과 북한산 모래수입 등 직접교역과 남북교류로 인한 남과 북의 국민들에게 적대적 대결 인식 감소, 그리고 북한주민에게 직접적인 인도적 지원 등이 그것입니다. 우리 원불교도 대북직접지원창구를 개설하고 빵공장, 국수공장운영과 봉공회 여성회 강남교당 등을 통한 지원활동을 활발하게 전개해 왔습니다. 또한 개성교당 복원과 금강산국제종교센터 설립, 그리고 현재 북한의 불교, 개신교, 가톨릭교, 천도교, 조선정교회 등 5대종교에 이은 원불교 창립의 희망도 가져왔습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성과들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부정적 인식들이 요사이 시민들 사이에 넓게 퍼지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남쪽의 가치 측면에서 현재 북한의 체제를 비판적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현실 인식이 있으며 또 다른 측면에서도 남북교류협력과정에서 나타난 북한의 행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남쪽의 지원이 중단된 최근에는 북한 체제가 급격히 붕괴된다고 했을 때 북한이 같은 민족인 남한보다는 중국에 종속될 수도 있다는 ‘중국 식민지화 경계론’이 진보와 보수 양진영 모두에게 넓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음(陰) 기운이 최 극성의 시점인 동지에 양(陽)의 씨앗이 시생하고 그 양이 점차 증적하여 양 기운이 가장 극성한 하지가 오는 것처럼 ‘천안함 사태’로 인한 대북강경 정책으로 인한 대북경색국면의 위기를 남북관계 발전의 기회가 되도록 해야 합니다. 그동안 우리 원불교의 대북관련 사업과 인식들이 정부의 정책과 시민사회의 흐름에 편승했던 측면이 존재했었다면 이제는 냉정하게 우리 원불교의 교리에 바탕 한 통일에 대한 인식과 우리의 통일론을 가다듬고 이를 어떻게 시민사회에 확산시켜 담론으로까지 형성할 것인가 고민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일찍이 소태산대종사님은 ‘금강(金剛)이 현세계(現世界)하니 조선(朝鮮)이 갱조선(更朝鮮)’이라 예언하심으로써 우리 한반도가 세계의 ‘정신의 지도국’ ‘도덕의 부모국’이 되리라고 하셨고 정산종사님은 ‘남북이 막혀 있다가 앞으로 다시 남북이 트이면서 세계가 크게 움직여 한국에서 모든 분쟁이 종결을 짓게 될 것이다’ 하셨습니다. 또 대산종사님께서는 1991년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용공, 화공, 구공의 단계에 이르러야 완전한 통일이 될 수 있다’고 하시며 ‘진정한 통일을 이루려면 정신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우리가 그들을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한 종교의 최고 지도자가 연이어 한반도와 우리 민족의 장래에 대해 이처럼 긍정적적이고도 구체적인 길을 제시한 종교는 우리 원불교가 거의 유일할 것입니다. 남북관계가 지금처럼 어려운 오늘 우리는 여러 정치적 견해와 이념에 앞서 원불교의 교리 정신을 이정표로 삼아 희망을 잃지 말고 오히려 준비하면서 민족의 현실과 장래에 기여해야 할 것입니다. 통일은 현재진행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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