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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울안신문
  • 승인 2010.08.04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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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민 기자의 단어 너머 세상

쪼끔, 아니, 때에 따라서는 몹시도 지루해서 죄송한 이야기. 바로 석사논문,이라는 칼슘냄새 확 풍기는 도입이다. 더운데 쏘뤼~


텔레비전에 재현된 다문화가정의 성역할, 이 내 주제다. ‘텔레비전’과 조사 빼고 다 어렵다. 뭐 어쩌겠나, 논.문.이라니깐요. 여튼 다문화가정을 담은 다큐드라마를 보면 외국인아내와 외국인남편의 소재가 다르다는 점을 시작으로, 그니까 외국인아내는 김치 잘 담그고 시부모님 잘 모시면 좋은 아내, 외국인남편은 한국인남편 못지않게 돈 잘 벌면 좋은 남편이라는 인식을 다룬 것이다. 이 새로운 가정 형태를 담아내는 TV 프로그램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를 그대로 담아내고 있다, 는 게 전제였다. 그니까 쉽게 말해서, 우리 사회는 여전히 살림 잘하고 시집에 잘하는 여자가 좋은 아내, 돈 잘벌어오는 남자가 좋은 남편이라는 결론을 내(야 하는)게 되는 것이다.


뭐 여튼 생각보다 많은 외국인아내와 남편이 살고 있는 요즘이다. 서울 도심에서 잘 못 본다고 1년에 3만이 넘는(그것도 6년째!) 다문화가정이 ‘그대들은 대체 어디 사심미?’해서는 안된다. 다섯살 조카가 중학생이 되서 친구 세명을 집에 데려올 때, 그 중 한명이 다문화가정 아이라는 수치도 슬슬 현실감 느껴진다.


‘도망가지 않습니다’, ‘냄새가 비슷합니다’라는 문구나 줄 세워서 ‘너 아니면 너’ 따위 비인간적인 국제결혼회사의 행태따위 쓰기 지겹다. 그런데 결혼 일주일만에 ‘맞아죽은’ 베트남 새댁이 한 줌의 재가 되어 돌아갔다. 남편이 정신질환자였다고는 하지만, 이 정도면 이제 부끄러운 정도가 아니다.


마음에 안든다고 피할 수는 없다. 피할 수 없다면 인정하고 지킬 것은 좀 지키며 살자. 내가 베트남에서 태어났을 수도, 가족을 위해 결혼이주여성이 됐을 수도 있다는 생각은 왜 못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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