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조인이라는 약재가 있다. “잠이 잘 오지 않을 때에 차로 마시면 도움이 된다면서요?” 라고 환자들이 종종 물으신다. 때로는 잠이 오지 않는데 대추씨를 달여 먹어도 되느냐 물어보시기도 한다. 그건 산조인의 이명에 메대추가 있어서 그런 것이지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대추씨와는 다르다.
잠을 깊이 자지 못하는 것이 주증상이 아니고 다른 데가 불편해서 한의원을 찾는 환자들도 진찰을 하다보면 잠을 잘 못 잔다고 대답하는 경우가 많다. 어떨 때는 잘 잔다고 이야기 하시는데 그럴 때면 ‘꿈은 꾸지 않는지’도 질문한다. 물론 꿈을 꿀 수도 있지만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꿈을 되풀이해서 꾸는 경우는 수면의 질이 떨어지는 것이다.
자다가 소변을 보러 가는 일이 2-3회 이상 된다면 그것도 역시 깊은 수면의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치료가 필요하다. 수면에서는 양과 질을 따져야하는데 하루에 7시간 이상 잠을 자더라도 깊이 자지 못하는 것과 4시간을 자더라도 깊은 수면을 취한다면 후자가 훨씬 건강한 사람이다.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는 것이 건강의 기준이 된다는 것이 역시 맞는 얘기다. 치료는 - 어디가 아프더라도 - 어떻게 이 환자가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게 도와줄 것인가, 하는 관점으로 접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그것이 다 따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관련되어 있다. 잠을 잘 못자는 것으로 고통 받는 경우에 때로는 명치 아래의 소화기를 치료한다. 때로는 몸의 상부로 화가 뜨거나, 조열이 생길 때에는 그 조증과 화증을 치료한다. 한의학에서 몸을 이루는 부분을 精 氣 神으로 나누어서 생각하는데 수면은 특히나 神의 개념이 많이 작용한다. 몸 안을 아무리 뒤져봐도 수면 장애의 원인이 마음이나 의식 속에 있는 경우가 많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잠이 잘 오지 않을 때 산조인 차를 마시면 될까요, 또는 우유를 따뜻하게 먹으면 될까요 라는 질문들은 모두 너무 단편적인 질문들이다. 중요한 것은 몸과 마음의 소통, 몸에서 상하좌우 기운의 소통이다. 내 스스로 내 몸과 어떻게 잘 소통할 것인가에 관해 다양한 관점으로 접근하는 한 방법으로 산조인차를 권할 수는 있겠다.
강 솔 한의학 박사
소나무 한의원 , TEL 031-502-107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