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졌던 반핵의제, 다시 이야기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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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졌던 반핵의제, 다시 이야기할 때다
  • 한울안신문
  • 승인 2011.03.26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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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울안칼럼 / 김성근 교무 , (광주전남교구 원불교환경연대 대표 , 풍암교당)

요즘 부쩍, 함께 핵발전소와 핵폐기장 건설을 반대했던 지인들의 전화가 잦다. 그간 대중적 인식에 눌려 움츠린 듯 지내던 사람들이다. 왠지 마음이 편치 않다.


오늘 날 전 세계인의 이목이 쏠려있는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와 같은 결과를 경계하며, 소리 높여 외쳤던 과거의 그 의기가 지금도 내 마음에 남아 있는가, 그저 우리의 근원 성지인 영광에 핵 폐기장이 들어오지 않게 됨만으로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슬그머니 자리 옮김을 하지는 않았는가, 다시 한 번 깊이 반성해 본다.


새삼 열거하지 않아도 보도를 통하여 후쿠시마 핵발전소의 위험한 상황들은 모두가 알고 있을 것이다. 이번 일본 핵발전소 사고는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종합판으로 최악이다.


이 교훈을 통하여 나는 다시 다짐해 본다. 앞으로 그 어떤 경우라도 핵발전소와 핵관련 시설들이 안전하다는 주장에는 반드시 그리고 끝까지 ‘아니다!’라고 외치며 맞설 것이다.


구 소련 체르노빌 핵발전소 사고는 단 4초 만에 인간의 실수로 생긴 일이다. 미국의 드리마일 핵발전소의 사고도 계측기는 정상작동으로 나타났지만 실제로 냉각펌프는 작동하지 않아서 노심이 녹아내렸다. 그리고 이번 후쿠시마의 핵발전소 사고는 사기업의 욕심과 자존심으로 주변의 조언과 충고를 멀리한 발전소 관계자들과 일본 정부의 오만함이 사태를 극대화 시킨 것이다.


아무리 핵이 관리 여하에 따라 안전하다고 주장하여도, 그 속성상 우리 인간의 통제 밖에 있음을 이번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를 통하여 확인하였다.


하지만 이번 사고를 보도하는 우리나라 언론들은 일본의 핵발전소 시설과 우리 핵발전소 시설과는 다르며, 우리는 안전하다는 주장만을 되풀이 하고 있다. 과연 그럴까? 일본도 이번 대지진이 있기 바로 전까지 핵발전소는 안전하며 깨끗하여 지구 온난화의 대안이라고 광고를 했다.


우리는 이번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를 통하여 국내 핵발전소들의 안전성을 확보하는 데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가까운 이웃나라의 핵발전소까지도 그 안전성을 확보해야 한다. 만약 중국에서 이와 같은 사고가 났다고 하면 어찌될 것인가? 높은 담을 칠 수도, 하늘을 가려 한반도를 덮을 수도 없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 그 어떤 경우든 우리 지구촌 어디에도 핵이 존치되는 것은 나의 종교적 신념으로 반대의 주장을 할 것이다. 통제할 수 없는 핵을 관리하기 위하여 쏟아 붓는 그 엄청난 노력과 재원을 다른 대안을 찾는 데로 돌린다면 분명 해답이 있다고 확신한다.


또한 그러기에 앞서 가장 분명한 것은 에너지 절약을 통한 수요의 조절이다. 그리고 도덕적으로 무장된 기업인들이 새로운 에너지 생산 기술력에 투자하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여건을 만들어 가야 한다.


물질문명과 정신문명의 조화를 주장하는 주세교단에서 그간 ‘반핵’은 잊혀졌던 의제였다. 그러나 이제 다시 우리는 반핵을 이야기해야 한다. 예상치 못한 대지진과 해일로 졸지에 귀한 생명을 잃은 수많은 영령들의 명복을 빌며 심신 간 상처 입은 모든 분들의 빠른 치유와 함께 복구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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