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성지에는 핵폭탄이 6개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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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성지에는 핵폭탄이 6개나 있다
  • 한울안신문
  • 승인 2011.07.2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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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울안 칼럼 / 이태옥 , (영산교당 민들레세상 센터장)

‘원자력제국’에서 로버트융크는 한국에는 언젠가 터질지 모르는 핵폭탄이 21개나 있다고 썼다. 제불제성의 도량인 근원성지 영광에는 노후화, 출력증강, 연 3건 이상의 중대한 사고 위험등을 떠안고 25년째 가동 중인, 융크의 표현을 빌자면 ‘언젠가는 터지고야 말 핵폭탄’이 6개나 있는 셈이다.


매주 3번씩 어르신들에게 도시락을 배달하고, 매일 방과 후 밤 9시까지 초·중학교 아이들을 맞이하고 보내고, 교당 앞 벚나무 그늘에서 담배잎 엮기에 여념없는 성타원님네의 일상이 매초마다 위협받고 있다면 너무 과장되고 잔인한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풀과 씨름하며 친환경 쌀을 만들어 내는 정관평에서 일상을 살아가는 영산공동체와 불과 5㎞밖에 떨어져 있지 않는 곳에 언젠가 터질지 모르는 핵발전소가 돌아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1979년 미국의 드리마일, 1986년 구소련의 체르노빌, 2011년 일본의 후쿠시마가 남의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핵발전을 통해 권력을 거머쥔 핵산업 세력들은 ‘핵발전소는 녹색산업’이라는 새빨간 거짓말로 영광 군민, 전 국민, 전 세계를 세뇌시켜 핵발전소 불감증이라는 중병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게 한다. 체르노빌의 노심융융사고가 우리와 같은 가압형 원자로 였고, 후쿠시마 사고의 원인인 비상냉각시스템의 고장과 외부 전력계통과의 단절이 우리 핵발전소와 동일한 구성요소라는 점을 언급하는 것은 핵산업계로서는 당혹스러운 일일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다던 일본의 핵발전소가 폭발한 다음에야 세계 어디에서도 안전한 핵발전소는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후쿠시마 사고이후 체르노빌을 다룬 TV방송이나 최근 현장을 방문한 활동가들의 증언에 의하면 25년이 지난 지금도 체르노빌 지역 반경 30㎞이내는 출입금지 지역이다. 서울로 치자면 경기도 일대가 영광으로 치자면 고창, 장성, 함평, 무안 등 전남 서부권이 모두 속한다.


한국의 핵발전소 밀집도와 폐쇄성은 세계 1위다. 영광의 6호기를 제외하면 월성, 고리, 울진 등 3개 지역에 15기의 핵발전소가 있고 22기의 추가건설 계획도 이곳에 몰려있다. 고리핵발전소는 부산광역시에 속해있어서 만약 사고가 난다면 30㎞ 반경에 살고 있는 300만명을 대피시켜야 한다. 언제 돌아올 수 있다는 기약도 없이 말이다.


핵 재난에 대비한 지자체의 준비도 엉터리다. 영광군청에 지역경제과 소속 재난방제팀에 1명만이 배치되어 있고, 그것도 타 업무와 겸직이다. 취명훈련도 1년에 4번 진행되는데 영광읍에서 마치 민방위 훈련하듯이 한다. 지역주민 대다수가 훈련이 있는지도 모르는 실정인데 요오드며, 방독면 구경은 해 볼리 만무하다. 재난훈련도 핵발전소 측이 극구 하지 않으려던 것이다. 핵발전소를 재난으로 또는 사고가능성 있는 것으로 인정하는 꼴이 되니까 재난대비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후쿠시마 사고이후 독일은 2022년, 스위스는 2034년까지 핵발전 제로를 선언했고 이탈리아도 국민투표를 통해 핵발전소를 짓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핵발전의 선두주자였던 일본마저도 도쿄에서 가까운 하마오카 발전소를 폐쇄키로 했다. 인간이 감당할 수 없는 재앙임을 사고 후에야 인정한 것이다.


핵발전소는 폭발사고 만이 문제가 아니라 폐기물처리도 인간이 풀 수 없는 숙제이다. 핵분열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우라늄 235의 반감기(독성이 반으로 줄어드는 기간)가 7억년이라는 사실은 핵물질들은 인류가 처리할 수 없다는 것을 반증한다. 오만이고, 거짓투성이 일 수밖에 없다.


영광 핵폭탄 6기를 포함, 전국의 핵폭탄 21기는 근원성지를 끝장내고, 한반도와 세계를 폐허로 만들어 버릴수 있는 ‘배은의 물질’이다.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탈핵과 재생에너지’로 가야하는 것이 자명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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