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광탁아소만한 곳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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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탁아소만한 곳이 없어요"
  • 한울안신문
  • 승인 2011.09.0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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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내가 만난 평화 - 캄보디아 답사기 1 / 강혜경 사)평화의친구들 사무국장

“Where are you going?” 8월 말에 있을 청소년 평화봉사기행을 앞두고 캄보디아로 답사를 나가던 날, 공항 검색요원이 날 보더니 영어로 말을 건다. 살결이 검고 눈코입이 커서 매번 이런 오해를 많이 받는지라 그냥 웃어넘겼다. 캄보디아 프놈펜 공항에 내려 비자를 발급하고 입국 수속을 받는데, 여권 검사를 마친 현지직원이 여권을 건네며 친절하게 “셰셰~” 란다. 여기저기서 다 외국인 취급이니 고향 잃은 기분도 들고 어째 속이 좀 상한다. 다음에 어디서든 외국인을 만나면 어느 나라 사람인지 신중하게 판단해서 말을 걸어야겠다는 별거 아닌 생각을 꽤 진지하게 해보는 캄보디아 답사의 시작이다.


11시를 바라보는 꽤 늦은 밤이라 공항 맞은편에 있는 한국인 게스트하우스에 첫 짐을 풀었다. 캄보디아 현지에 지부를 두고 활동하는 NGO 단체 사무실이 들어와 있는 곳이라 그 쪽 사무국장님을 만나 늦은 저녁을 함께 먹을 수 있었다. 현지에서 사무실을 꾸려 활동하며 온갖 고생들을 겪어서일까, 자기 일처럼 검게 탄 팔까지 걷고 꼼꼼하게 세부 일정을 확인해 줬다. 사실 비행기 시간을 제외하면 3박 4일 정도인 빠듯한 일정이라 전부 돌아볼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는데, 현지 사정에 밝은 게스트 하우스 사장님이 일정 전반을 훑어보고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팁을 상세하게 일러주셔서 큰 도움을 받았다. 숙소 사장님과 현지 NGO 사무국장님, 처음 만난 분들인데도 적극적으로 여러 가지를 도와주셔서 눈물이 울컥할 정도로 감사했다.


타국에서 이렇게 따뜻하고 친절한 한국 사람들을 만나니 괜히 더 반가워 늦은 시간까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현지에서 청소년 봉사활동 진행을 오랫동안 한 단체여서 혹시 우리도 연결해서 봉사활동 할 수 있는 좋은 기관들이 있는지 물었더니, 망설임 없이 프놈펜에 있는 원광탁아소 이야기를 한다. 우리가 교도인 줄 모르는 상황에서 원불교와 관련 없는 사람이 원불교 칭찬을 하기 시작하니 기분이 묘했다. 다른 기관들은 원래 좋은 뜻과 다르게 좀 변질된 부분도 있는데, 원광 탁아소는 정말 정직하게 활동을 하는 곳이라 본의 아니게 손해를 보기도 한다며 본인이 더 속상해한다. 안지 얼마 안 돼 아직 3번 정도 밖에 함께 활동하지 않았지만 진심으로 현지인에게 도움을 주고자 하는 마음이 느껴지는 곳이라 계속 봉사활동을 연결할 예정이란다. 바탐방에 있는 교당과 무료구제병원에 대한 이야기도 칭찬 일색이다. 모른 척 끄덕이며 듣고 있는데 저절로 웃음이 난다. 괜히 내가 다 뿌듯하고 자랑스러워 어깨 언저리에 소름이 올랐다.


내일은 일찍부터 바탐방으로 이동해야 하는 일정이라 답사 마지막 날 원광 탁아소를 같이 둘러보기로 했다. 잠자리에 누워 다시 생각해도 정말 감사하고 감탄할 일이었다. 사은님께 감사하고 현지에서 힘들게 활동하고 계신 교무님들께도 감사드리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내일 바탐방 일정이 설레고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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