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안하면 대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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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안하면 대안은?
  • 한울안신문
  • 승인 2011.09.3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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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최서연 교무의 환경을 먼저 생각하는 독일을 가다 3

원자력발전의 문제에 대하여 이야기하면 많은 분들이 언짢은 표정을 짓거나 불만스런 말투로 ‘대안이 없는데 왜 자꾸 문제를 거론하느냐?’고 반응한다는 말을 듣습니다. 이런 말을 전해 들으며 우리 사회에 얼마나 소통이 부족한지를 느끼곤 합니다.


원자력발전에 의존하여 사는 우리의 모습은 대종경 인도품 32장의 말씀을 연상하게 합니다. 비가 그친 후 더운 날에 물이 점점 줄어들고 있어서 얼마 못가 말라 버릴 것 같은 웅덩이에서 올챙이들은 그 생명이 점점 위협받고 있는 줄 모르기에 기운차게 즐기고 있습니다. 소태산여래께서는 이를 보시고 그 올챙이들만 그러는 것이 아니고 사람도 그러하다고 하셨습니다. 수입 없이 지출만 하는 사람, 현재의 强을 남용하는 사람들의 장래가 그 올챙이들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고 하셨습니다.


원자력발전 덕분에 지금 우리는 전기에너지를 풍족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되었고 덕분에 생활이 많이 편리해졌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좋은 삶을 주는 원자력발전에 문제가 있다는 말은 편리하게 살고 있는데 불편한 생활을 강요하는 것처럼 들릴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수많은 세계의 양심적인 과학자들이 지적하였고, 미국의 쓰리마일섬 사고, 러시아의 체르노빌 사고, 일본의 후쿠시마 사고가 보여주었듯이 원자력발전은 매우 위험하다는 것입니다. 위험을 과학 기술로 해결할 수 있을 줄로 알았는데 과학 기술로 어렵다는 것이 점차 알려지고 있습니다. 후쿠시마 사고를 보고 독일에서는 이를 절실히 깨달았다고 합니다. 높은 기술 수준으로 알려진 일본에서 체르노빌보다 더 수위가 높게 여겨지는 사고가 났다는 것이 믿을 수 없었지만 사실임에 놀라 국민들의 탈핵운동이 고조되었고 즉각 정부가 나서서 종교를 포함한 사회 각층의 명망가들로 구성된 ‘윤리위원회’를 소집하여 수일 동안 토론하고 하루는 TV를 통하여 국민과 소통하여 마침내 2022년까지 모든 원전을 폐쇄한다는 결정을 하였습니다. 현재 한국에는 21기의 원자로가 가동되고 있는데 반해 독일에는 17기의 원자로가 가동되고 있었는데 수명이 다 되어 가거나 문제가 많았던 원자로 8기를 바로 중단하였습니다. 한국보다 더 많은 산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독일에서 8기의 원자로가 즉각 중단되었지만 산업체는 전과 다름없이 잘 돌아가고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원자력발전이 없어도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독일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원자력발전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하는, 대안이 없다고 하는 분들과 소통하기 위해서입니다. 독일을 비롯하여 이탈리아, 스위스, 스웨덴 등 유럽의 여러 나라들은 우리에게 대안이 있음을 명백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대안을 찾기로 한다면 굳이 독일이니 스위스니 외국을 돌아다닐 필요도 없습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우리 외국인센터 지붕에 설치한 3KW 햇빛발전기는 2005년 설치 이래로 해마다 우리 센터가 사용하는 만큼의 전기를 생산해주고 있습니다.


원자력발전은 가동 중의 위험도 위험이지만 방사능폐기물을 먼 미래의 후손들에게까지 남겨야 하는 비양심적인 에너지 생산방법이라고 독일에서 깨달았습니다.


우리는 인과와 영생을 믿는 원불교 교도입니다. 죽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다시 태어남을 믿어 내생의 행복을 위해 현생에 복을 짓자고 마음공부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곧 미래의 그 후손들임을 알기에 원자력발전에 의존하는 이 삶이 걱정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또한 핵심 원료인 우라늄도 웅덩이 속의 물처럼 줄어들어 고갈되는 것인데 원전에 의존하는 우리의 모습을 성찰하지 않고는 대안은 없다는 말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임을 알았습니다.


한국인의 뛰어난 지혜를 믿는다면, 대안이 없는 것이 아니라 대안을 찾으려고 하지 않는 것은 아닐까요? 소태산여래께서는 ‘여러 방법을 찾아보고 제일 좋은 방법을 믿고, 한 편에 집착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솔성요론 중에서) 원자력발전의 대안, 찾아보면 있습니다. 대안 없다는 것이 과연 바른 취사인지 생각해봐야 할 것입니다.


지금 물웅덩이에서 기운 좋게 놀고 있는 올챙이라면 아마 대안이 없을지 모릅니다. 수입 없이 지출만 하는 사람은 대안을 찾지 않고 대안 없다는 주장을 하는 사람과 같고, 현재의 强을 남용하는 사람들이란 원자력발전으로 이익을 보고 편리한 생활만 추구하려는 사람들과 같다면 어떻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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