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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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울안신문
  • 승인 2011.12.2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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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민 기자의 단어 너머 세상



아, 이토록 위대한 신기술이라니. 공학은 고사하고 공대하고도 별 관련없는 나지만, ‘해저침매공법’이라는 얄딱꾸리한 이름에 귀가 쫑긋 찾아봤다. 바다 밑에 들어가 지어가는 게 아니라, 다 지어놓고 배로 옮겨 누른 뒤, 몸통에 붙이는 게 바로 ‘해저침매공법’. 바로 세계최초, 세계최장이라는 ‘거가대교’의 눈부신 업적이란다.


여름쯤 그 위대한 거가대교를 지났다. 수상 다리와 해저터널이 이어진 이 다리가 얼마냐 위대하냐면, 와, 8.2킬로라더니 진짜 기네-한참 감탄-얼마쯤 왔을까?-침묵-다시, 와, 대단하다부터 반복을 네번쯤 해도 도무지 안끝날 정도로 위대했다. 그 위대함의 마무리는 역시 ‘아놔 그래도 소형차 만원 완전 비싸’.


최근 개통 1주년을 넘기고 다시금 수면위로 떠오른(?) 거가대교. 바로 ‘사라진 1조원’ 때문이다. 으잉? 1 조원? 그거 동그라미가 무려… 열두개 맞나? 1000000000000원. 근데 엊그제 경실련이 밝힌 거가대교 총 사업비 2조 1천 4백억 중 실제 공사비는 최대 9천 2백억. 그러니까 1조하고도 2억2천이 사라졌다는거다.


1조원. 천원짜리로 연결하면 지구를 네바퀴 돌고, 1년에 쓰려면 하루에 2억 7천씩 써야 된다. 지자체에서 공약 남발하며 공돈 쓴거니, 부산경남 사람들이 하루 2억 7천씩 1년동안 꼬박꼬박 내야하는 돈이다. 그리고 실제로, ‘공사비가 아닌’ 그 밖의 돈으로 이미 낸 셈이다.


소형차 기준 8천원이었을때 통행률과 이익이 적정수준이라는데, 그 큰 공사를 하면서 그거 하나 계산 못해 1만원씩 40년을 내고도 적자 못면한단다. 안다. 비싸도 내야할 건 내고, 힘들어도 해야할 일은 해야하는 거. 근데 만원씩 진짜 내야하는 거고, 톡까놓고 그거 진짜 지어야했던 거 맞나? 서민들 밥먹이고 애들 공부시킬 수도 있었던 그 돈, 진짜 그 위대한 신기술과 지역민들의 편의를 위해 쓴거, 그거 맞냐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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