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을 위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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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을 위한다면
  • 한울안신문
  • 승인 2012.01.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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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나우와 함께하는 마인드 스터디 46

「일월(日月)은 허공을 통하여 밝게 비치고, 인과는 공한 진리를 통하여 공정히 나투나니, 지극히 빌수록 밝은 것이요, 지극히 밝기 때문에 영령히 통하나니라.」(법어 원리편 17장)



바야흐로 선거의 해를 맞아서 ‘나라와 국민을 위해’라는 말이 자주 들리는 시절이 되었습니다. 이는 곧 사심 없이 공익을 위해 일하겠다는 말입니다. 우리도 일상수행의 요법에 「공익심 없는 사람을 공익심 있는 사람으로 돌리자」는 조항이 있습니다.


공익심이란 쉽게 말하면 자기주변에 이익(도움)을 주려는 마음이며, 이를 짧게 줄이면 공심(公心)이지요. 그리고 보통 공심에서의 공은 공공(公共), 즉 주변의 모든 사람들을 뜻하는 것이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사람뿐 아니라 모든 동식물도 그 안에 포함된다고 보아야겠습니다. 지구상에 다른 생물들 없이 우리 인간만 살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사람이 이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흔히들 ‘그 마음이 착해서’라고 생각하기 마련인데,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바로 마음이 ‘비어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공심(公心)은 곧 공심(空心)입니다. 길거리에서 혹은 TV에서 남모르는 사람이 어렵고 힘든 모습을 볼 때 문득 돕고 싶은 마음이 나는 것은 곧 공심의 발로이며, 불보살 성인들께서 일체생령을 구원하여 평화낙원으로 인도하시려는 대자비심은 가없는 공심의 모습입니다.


이처럼 평범한 사람의 공심(公心)이나 성인의 공심이나 그 크기는 물론 다르지만 다 같은 공심(空心)에서 나옵니다. 그런데 만약 마음이 비어있지 않으면서도 공심을 말한다면, 그것은 순수한 공심이 아니라 실은 사리(私利)를 꾀하기 위해서 공심을 파는 것이겠지요.


다가올 선거를 앞두고 정치인들은 저마다 ‘자기들만’의 이익에 골몰하던 예전의 모습을 버리고 제대로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고 부산합니다. 말하자면 사심을 버리고 공심으로 다시 태어나겠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들은 늘 선거 때마다 사심 없이 국민들을 위해 일하겠다고 했지만, 결국 정당이나 정파, 또는 개인의 이익을 버리고 공심을 유지했던 경우는 흔치 않았습니다.


지난날에는 멸사봉공(滅私奉公)이라는 말이 있었지요. 이는 과거 일제식민지시대나 군사독재시대에 많이 애용되던 말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시대는 왜 또 그토록 반민주적이었을까요. 이것을 보면 공심(公心)이라는 것을 잘못 이해하면 되레 얼마나 반(反)공심이 될 수 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요즘 우리도 사대강 사업과 자유무역협정, 원자력발전소 증설문제나 신문방송의 겸업, 그리고 민주적 가치에 대한 검찰과 법원의 판단 등에 있어서, 이 ‘공익심’이란 게 사람들의 생각에 따라 얼마나 크게 다를 수 있는지를 보고 있습니다. 모두들 자기생각이 맞다고 주장한다면 대체 무엇이 옳은 것일까요.


정산 종사께서는, 천지자연이나 우리마음이나 지극히 빌수록 밝은 것이며, 그렇게 밝기 때문에 영령히 통(通)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니 사람은 공심을 내세우고 대중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말하기 전에, 우선 자기마음이 비어있는지를 돌아보는 게 도리입니다. 공심(公心)은 공심(空心)이 아니면 언제나 헛일이니까요.


라도현(과천교당) now_su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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