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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울안신문
  • 승인 2012.01.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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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나우와 함께하는 마인드 스터디 47

「내가 지난 날 지은 모든 악업은 / 모두가 비롯이 없는 탐진치로 말미암아 / 몸과 입과 생각으로 지은 것이오니 / 이제 그 모두를 다 참회합니다. 我昔所造諸惡業 皆由無始貪瞋痴 從身口意之所生 一切我今皆懺悔」(事懺偈)


소태산 대종사께서는 인과품 제16장에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천만 가지 경전을 다 가르쳐 주고 천만 가지 선(善)을 다 장려하는 것이 급한 일이 아니라, 먼저 생멸 없는 진리와 인과보응의 진리를 믿고 깨닫게 하여 주는 것이 가장 급한 일이 되나니라.」


사람에게 좋은 일을 하라고 권하는 것은, 훗날 그 선업으로 복을 받으라는 뜻이지만, 그것을 하나하나 가르쳐주기로 하면 너무 많아서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사람이 만약 인과의 진리를 알게 되면, 나쁜 일을 저질렀으면 그 대가를 치러야 하고 또 좋은 일을 하면 틀림없이 그 보답을 받는 줄을 알 터이니, 그 효과는 앞의 것에 비길 바가 못 됩니다. 그래서 대종사께서는 위와 같이 법문하셨을 것입니다.


인과의 이치는 불보살의 가르침 속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실상 우주만물의 모든 현상 속에 다 있습니다. 때문에 이것은 진리이면서도 또한 과학입니다. 하지만 나고 죽음에 백 년을 넘기지 못하는 인간은 이와 같은 진리를 생각으론 이해할망정 대개 잘 믿지 않기 때문에 별로 두려워하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남에게 해를 입히고도 즐거워하고, 좋은 일을 하지 않아도 어딘가에는 요행수가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심성이 여리고 약해서 대항하지 못하는 친구를 너무도 괴롭혀서 끝내 목숨을 버리게 만든 중학생들이 있었습니다. 그 아이들은 과연 자신들이 지은 것을 훗날 반드시 돌려받는 이치를 꿈에라도 알고 있을까요. 아니면, 그들의 부모들은 알고 있을까요. 안다면 실로 몸이 떨리도록 두렵겠지만, 만약 모른다면 태평할 것입니다.


지난 날 군사독재시절에 대통령을 비판한다는 이유로 정보기관에 끌려가 혹독한 고문을 받았던 이들이 있었습니다. 그중 한 분이 얼마 전 결국 그 후유증 때문에 삶을 마감했습니다. 그런데 그를 고문했던 사람은 하나님을 믿고 ‘죄 사함’을 믿어서인지 자기가 지은 반인륜적 죄를 두려워하지 않는 듯합니다. 틀림없이 인과의 진리를 믿지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죄는 본래 뿌리가 없어 마음 따라 일어나니 / 마음이 소멸하면 죄도 또한 없어지네 / 죄도 없고 마음도 없으면 둘 다 공하여서 / 이것을 일러서 진정한 참회라 하나이다. 罪無自性從心起 心若滅時罪亦亡 罪亡心滅兩俱空 是卽名謂眞懺悔」(理懺偈)


모든 선업과 악업은 반드시 자기에게 되돌아온다는 것이 인과보응의 진리입니다. 이는 마치 밀물과 썰물처럼, 낮과 밤이 돌고 도는 것처럼 예외가 있을 수 없는 것입니다. 다만 지어놓은 죄가 있어서 당연히 그 대가를 치른다할지라도 반드시 마음이 괴로워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죄는 스스로 존재치 않고 마음을 따라 생기는 것이니, 마음이 없어지면 죄도 또한 존재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안팎으로 모든 분별주착을 쉬어서 마음이 공하면 죄도 또한 공한 것이라, 마음이 이러한 구경(究竟)에 머물면 죄도 죄가 아니며, 비록 벌을 받을지라도 괴로움으로 느껴지지 않게 되지요. 이것을 진정한 참회라 하며 이러한 때를 가리켜 ‘업장을 녹인다’ 혹은 ‘천업(天業)을 돌파한다’고 하는 것입니다.


불보살의 가르침을 받드는 사람으로서 불생불멸의 성품자리를 깨치고 인과의 진리를 아는 것보다 더 급한 일은 없습니다. 때문에 우리는 지은 죄는 반드시 받는 줄을 알뿐만 아니라, 자신의 텅 빈 성품자리를 통해서 그 죄업을 또한 녹일 줄도 아는 것이 참된 불제자의 수행입니다. 사람으로 태어나 자기의 마음을 찾지 않고 또 인과도 믿지 않는 이에게는, 아무리 과학이 발달하고 밝은 문명세계가 펼쳐져도 여전히 선천시대이고 미신이 지배하는 세상입니다.


라도현(과천교당) now_su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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