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의 시비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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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시비이해
  • 한울안신문
  • 승인 2012.04.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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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울안 칼럼 / 오민웅 원불교청년회장 , (변호사, 원남교당)

17개월 된 딸아이가 감기가 결려서 병원에 데려갑니다. 더 어릴 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주사를 맞고 나서야 울더니 이제는 병원 문을 들어서면서 울어대기 시작하더니 의사선생님을 보면 무슨 원수라도 만난듯이 대성통곡을 합니다. 자기 감기를 낫게 해주려고 청진기로 진찰도 하고 열도 재고 콧물도 빼주고 하는데 같이 간 엄마랑 간호사들이 온 몸을 꼭 잡고 있어야 겨우 진료가 가능합니다. 이러한 모습들을 보면서 아직 철모르는 아이라 자신에게 이로운 일을 하는 줄도 모르고 눈앞의 고통만 크게 느껴져서 울고불고 난리를 피우는 것이리라 생각해 봅니다.


한편으로는 이런 어린 아이만 그런 것이 아니라 우리 어른들도 때때로 눈앞의 이해득실만을 따져서 시비이해를 제대로 가리지 못하고 취사를 하지 않나 생각해 보게 됩니다. 얼마 전 야권연대의 핵심 인물로 야당 대표이자 유력한 국회의원 후보자가 자진사퇴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 후보자는 직접 자신이 한 일도 아니고 재경선을 하겠다고도 하였지만 이미 본인의 국회의원 후보 사퇴만이 상황을 수습할 수 있는 국면으로 치닫는 것을 보고는 과연 당사자가 어떻게 할지 주목되는 일이었습니다. 결국 그 후보자는 사퇴를 하였고 그 행위로 인하여 상황은 일단락 되었고 그 후보자의 사퇴 행위도 장한 일이라는 평가를 받는 것 같습니다. 물론 그 후보자는 현재 자신의 이해를 따진다면 그러한 결단을 내릴 수 없었을 지도 모르나 전체를 살피고 미래를 보아 시비이해를 판단한 것이라 생각이 들며 지지자들도 그러한 후보자의 결단에 대해 박수를 보내는 것 같습니다.


국내에서도 총선과 대선이 있는 중요한 해이지만 교단적으로도 중요한 선거와 100년 성업과 교단 3대 3회 설계를 하고 있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교단 구성원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교단적인 중요한 일들을 결정하고 실행해 나가야 합니다. 이러한 때일수록 시비이해의 일을 잘 운전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종사님께서는 정전 제2 교의편 제4장 삼학 제2절 사리연구 2. 사리연구의 목적에서 “이 세상은 대소유무의 이치로써 건설되고 시비이해의 일로써 운전해 가나니 세상이 넓은 만큼 이치의 종류도 수가 없고 인간이 많은 만큼 일의 종류도 한이 없나니라. 그러나 우리에게 우연히 돌아오는 고락이나 우리가 지어서 받는 고락은 각자의 육근을 운용하여 일을 짓는 결과이니…”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시비이해의 일로써 운전해 간다는 말씀을 다시한번 잘 연마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일을 계획하고 운영해 갈 때 각자의 이해관계에 빠져서 진행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시비를 분명히 가려서 긴 안목과 지혜를 가지고 옳은 것은 취하고 그른 것은 버리고 있는지를 잘 살펴야 할 시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는 흔히 자신에게 이로운 것이 옳은 것이고 자신에게 해로운 것은 그르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습니다. 하지만 옳은 것이 결국 자신에게도 이로운 것이고 그른 것은 결국 자신에게도 해로운 것이라는 자각이 있어야 이롭고 해로운데 끌리지 아니하고 옳고 그름을 바르게 분별해 내서 일을 운영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교단적으로 중요한 한해를 맞아 교단 구성원들의 지혜를 모아야 하는 이때에 각자의 생각이 다르고 이해관계가 다를지라도 거기에 끌리지 말고 오직 옳고 그름을 잘 판단하여 전체를 생각하고 긴 안목과 지혜로 현안의 일들을 잘 운영해 가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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