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시대, 우리의 꿈과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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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시대, 우리의 꿈과 도전'
  • 한울안신문
  • 승인 2012.05.1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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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소태산아카데미, 홍석현 중앙일보회장 초청특강




소태산아카데미 총동문회가 교단 최대 명절인 대각개교절을 맞아 홍석현(법명 석원) 중앙일보회장을 초청한 가운데, ‘위기의 시대 우리의 꿈과 도전’을 주제로 교법의 사회화를 위한 뜻 깊은 강연회를 개최했다.


4월 24일, 은덕문화원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는 소태산아카데미 동문회원들을 비롯한 재가출가 교도 250여명이 법당과 경내에 마련된 좌석을 가득 채워 큰 성황을 이뤘다. 특히 새롭게 단장한 정원을 배경으로 넓게 조성된 강연장에는 공동생일을 자축하는 대각떡·음료 공양과 함께 한국국악관현악단 윤영근, 이지율 단원의 대금과 해금 연주가 식전공연으로 울려 퍼져 법흥을 고조시켰다.


고문국 소태산아카데미 원장의 환영사에 이어 연단에 오른 홍석현 회장은 오늘날 한국사회가 처한 위기 상황을 진단한 뒤 교법에 근거한 대안을 설득력 있게 제시해 청중들의 공감과 호응을 이끌어냈다. 다음은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의 특강 내용을 요약 정리한 것이다.




2008년도 리먼 브라더스 사태 이후 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가 흔들리면서 한중일 동북아 3국의 국제적 위상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이렇게 새롭게 열려가는 시대에 우리의 할 일이 무엇인가를 좀 더 거시적인 시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우리 스스로가 한중일과 인류의 역사를 열어가겠다는 주체적인 다짐과 준비를 해야 한다.


원불교도의 입장에서도 소태산 대종사가 그러했듯이 한국의 지정학적 특성과 역사의 흐름을 통찰하고 새로운 시대에 대한 전망을 세워야 할 것이다. 자신의 내면에 천착하여 마음자리의 소식을 듣는 것도 중요하지만 생활인으로서 주변의 현상들을 올바로 이해하려는 태도 역시 깨달음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건이다. 그렇게 실상을 파악해야 나의 원이 무엇이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가 명백히 밝혀질 수 있다.



# 세계가 당면한 세가지 위기


지금 세계는 세 가지 위기에 빠져 있다. 첫째, 자본주의의 위기이다. 물질이 개벽되면서 생산성은 크게 발전했지만 99% 대 1%로 상징되는 양극화의 불공평 문제가 발생하여 자본주의를 이대로 두어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둘째, 대의정치의 위기이다. 대한민국은 세계에서도 모범으로 꼽힐 정도로 경제발전과 정치발전을 동시에 이룬 훌륭한 현대사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민주주의의 중요한 형식인 대의정치가 SNS로 대표되는 정치에 대한 개인들의 직접 참여 욕구와 요구로 인해 혼란에 빠져 있다. 셋째, 리더십의 위기이다. 과거 개인적 카리스마에 의존했던 지도자들의 권위가 추락하고 있다. 이는 인지발달과 소통을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가정, 종교, 국가 어디에서든지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문제는 지도자에 대한 외경심이 떨어지다 보니 대중의 눈치를 보며 감언이설만 일삼는 거짓 지도자들이 횡행한다는 점이다. 때로는 국민에게 희생을 요구할 수도 있는 소신 있는 지도자가 더 이상 나오지 못하게 되어 버렸다.


이런 위기에 처한 우리 모습을 돌이켜 보자. 국내 정치 상황을 보면 우리 스스로를 평가절하 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외국지도자들은 해방 이후 우리가 성취한 수많은 결과들에 대해 경의를 표하고 있다. 우리는 세계 5대 빈국에서 10대 경제 강국으로 거듭났으며, IMF 추가 재원 마련을 위해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금액인 150억 달러를 지원할 정도로 세계의 중심국가가 되었다. G20 의장국이며, UN이나 세계은행과 같은 국제기구의 수장을 배출하고, 한류를 통해 세계적으로 우리 문화를 확산시키고 있다.



# ‘열린 사회건설’


산업구조를 보더라도, 조선 반도체 가전 휴대폰 철강 자동차 등 다양한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생산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의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2030년경 통일한국의 경제 규모가 일본, 독일, 프랑스를 추월할 것으로 예측한 것이다. 이는 대종사님께서 교전 전망품에서 일관되게 천명하신 국운 상승에 대한 예언이나 탄허 스님께서 이미 70년대 말씀하신 아시아 시대의 도래에 대한 예언과 다르지 않다.


아시아의 맹주 격인 중국과 일본의 상황을 보자. 이 두 나라는 우리에게 위협적 존재이기도 하지만 기회의 땅이기도 하다. 한국전쟁 이후 우리는 일본으로부터 기술을 배웠다. 이제 일본이 퇴락하니 중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이 우리 경제를 지탱해주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와 중국 혹은 일본은 우리의 조정 능력에 따라 얼마든지 상생의 관계로 나아갈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군사적 한미동맹과 한미FTA는 중국과 일본에 비해 국력이 약한 우리가 미국이라는 초강대국을 활용하여 양국을 견제하는 적절한 국제전략이 될 수 있다.


예로부터 사대의 대상이었던 중국, 식민 경험을 강요했던 일본은 서로 대립하며 늘 우리 역사를 제약해 왔다. 하지만 현재는 역사상 처음으로 한중일 세 나라가 대등한 위치에 서있다. 이미 일본은 ‘혼’이 사라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훌륭한 기술을 많이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열정적으로 활용하려 들지 않고 있다. 마치 아쉬운 것이 없는 부잣집 자식 같은 모습으로 안주하려는 성향이 팽배해졌다. 더군다나 자연재해로 인한 원자력발전소에 대한 불신과 그로 인한 공장 가동의 어려움 및 공장 이전은 일본 산업의 공급망(supply chain)을 붕괴시키고 있다.


중국의 약점은 무엇보다도 체제가 갖고 있는 근원적 문제로부터 발생한다. 서구는 법치주의가 통하지 않는 중국 체제에 대해 신뢰하지 않고 있다. 다시 말해 중국은 시장으로서는 충분히 가치가 있지만 생산과 관련한 협력을 맺기에는 불안하다는 것이다. 최근 보시라이 사태에서 볼 수 있듯이 중국 권력의 예측불가능성은 국가에 대한 매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의 대응은 어떠해야 하는가? 그 답은 ‘열린사회 건설’로 귀결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우리 사회에 자유의 가치가 폭넓게 구현되어야 한다. 특히 사상과 언론의 자유는 필수적이다. 폭력이나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는 엄단되어야 하지만 사상적인 면에서는 공산주의마저도 합법화될 수 있는 단계까지 자유의 범위를 확대시킬 필요가 있다. 그래야 창의가 넘치는 사회적 기풍이 마련될 수 있다. 또한, 이를 뒷받침해줄 수 있는 법치주의가 관철되어야 한다. 신뢰할 수 없는 사회는 자의적 지배와 부패가 뒤따르기 때문에 지속적 발전이 불가능하다.



# 우리 교단의 사명


과거에 네덜란드나 오늘날 미국이 세계 최고의 나라가 될 수 있었던 힘은 자유에 기초한 창조력이었다. 대한민국이 투자하고 싶은 나라, 일하고 싶은 나라, 유학 오고 싶은 나라, 이민 오고 싶은 나라가 되도록 개방의 자세를 갖추면 훌륭한 인재가 몰리게 되고 그에 따라 새로운 기회도 열리게 될 것이다. 정부가 사회를 무리하게 이끌어가지 않아도 자유, 창의, 신뢰의 가치가 정립된 국가는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는 힘을 갖추게 된다.


우리 교단이 할 일이 많다. 개신교가 위축되어 가는 까닭은 초기의 생명력을 잃고 자기 신자들에만 국집된 독선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원불교는 오늘에서 미래로 나아가는 넓고 큰 안목으로 국을 틔워 모든 차별의 벽을 무너뜨리고 세계의 지도국으로서 자격을 갖춰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일원상 진리의 공원정 원리에 따라 역사의 흐름을 포착하고 무념행, 무착행, 중도행을 할 수 있는 원불교적 지도자를 배출하는 것이 현재 우리에게 주어진 시급한 사명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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