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간의 소통과 이해 , - 21세기가 붓다에게 길을 묻다
상태바
종교간의 소통과 이해 , - 21세기가 붓다에게 길을 묻다
  • 한울안신문
  • 승인 2012.06.08 08: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4 권도갑 교무의 시대공감, 생생토크

불신과 반목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종교는 마지막 위안이자 마음의 휴식처입니다. 하지만 종교 때문에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헐뜯는 일도 생기곤 합니다. 이 불신과 오해의 벽을 어떻게 허물어야 할지 오늘은 붓다의 삶을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부처님은 깨달음을 얻으시고 첫 법문으로 고(苦)집(集)멸(滅)도(道)의 4가지 성스런 길(四聖ꠙ ꠗ)을 말씀하셨습니다. 모든 인간의 고통이 집착에 있다는 것입니다. 밖에서 일어나는 갈등과 아픔은 자신의 분별과 집착이 원인임으로 이를 내려놓기 위한 8가지 성스런 길(八正道)을 가르쳐주셨습니다.


그 첫 번째가 정견(正見) 즉 바르게 보라고 하셨습니다. 세상을 바르게 보면 일체가 무상(無常)하고 무아(無我)입니다. 모든 존재가 순간순간 새롭게 나타나고 있으며 고정불변한 실체가 없습니다. 이를 집착하는 순간 진실을 보지 못합니다. 때문에 자기 것을 고집하고 주장할 것이 없습니다. 종교의 교리를 놓고 이것이 옳다 저것이 옳다고 다툴 것도 없습니다.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해석을 할 수 있습니다. 무상으로 본다면 상대가 주장하는 것은 그에게는 맞는 것입니다. 각각의 해석으로 자기 삶을 열어가고 있습니다. 이를 자각한다면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일어날 것입니다.


자비와 사랑, 은혜는 말은 다르지만 종교인들이 추구하는 하나의 길입니다. 사람들이 이웃 종교를 인정하지 못하고 싸우는 원인이 무엇일까요? 이념이나 교리를 철저히 무장하는 교육이 원인입니다. 구체적인 진리의 체득이 없이 머리로 교리를 외워서 주입을 하면 이것이 세뇌되어서 다른 사상이나 교리를 받아들일 수가 없게 됩니다. 사람은 생각이 다르면 갈등하고 싸웁니다. 우리 민족이 북에서는 공산주의와 남에서는 자본주의 이념이 무장 되어서 한 가족과 형제간에도 총을 겨누었습니다. 자기가 받아들인 이념과 사상이 다르면 적이 됩니다. 종교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랑과 자비를 가르치면서도 자신의 교리가 체험 없이 무장 되면 무섭게 세뇌되어 서로를 죽입니다. 피를 흘리는 수많은 종교전쟁이 성전(聖戰)이란 이름으로 치러졌습니다. 이제는 교리가 아니라 경험을 통해서 우리가 이미 한 가족이요 한 형제임을 자각하여 아름답게 넘나들어야 할 것입니다.


원불교는 하나의 진리를 표방하고 이웃종교가 따뜻이 만나는 일을 해 왔습니다. 2대 종법사인 정산종사는 소태산의 뜻을 이어서 삼동윤리(三同倫理)인 동원도리(同源道理)·동기연계(同氣連契)·동척사업(同拓事業)을 제창하셨습니다. 동원도리란 모든 종교가 근본은 하나의 진리이니 한 집안을 이루어 넘나들고 화합하자는 것입니다. 동기연계는 세상의 모든 인종과 민족이 한 기운으로 연하는 한 가족이니 화합하며 살자는 것입니다. 동척사업은 세상의 모든 사업이 좋은 세상을 만들자는 하나의 사업이니 대동 화합하여 좋은 세상을 개척하자는 말씀입니다. 이러한 원리를 바탕으로 서로 손잡고 하나가 되어 세상을 밝게 열어가는 일을 묵묵히 실현하셨습니다. 3대 종법사인 대산 종사는 “진리는 하나 세계도 하나 인류는 한 가족 세상은 한 일터”라 하시고 정치에 유엔이 있듯이 종교 유알(UR)을 제창하시어 세계의 모든 종교가 하나로 만나서 인류의 고통과 아픔을 치유하고 세상을 낙원으로 열어가는 일을 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여러 나무가 섞여 있어야 숲이 건강하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는 50개의 종교, 500여개의 종파가 현존하고 있습니다. 숲이 아름다운데 굳이 나무의 종류와 크기를 따질 필요가 있을까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