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화결혼 풍조, 당신의 생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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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화결혼 풍조, 당신의 생각은?
  • 한울안신문
  • 승인 2012.07.3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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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권도갑 교무의 시대공감, 생생토크

‘2012년 올해 들어서 양가 합친 우리나라 평균 결혼비용이 사상 처음 2억 원을 넘어섰다’는 보도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이 시대 많은 젊은이들이 결혼준비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부모님들의 부담과 고민도 깊어가고 있지요. 한번 하는 혼사를 남들처럼 잘 하고 싶다는 한국인 특유의 심리가 작용한 것이라고 합니다. 상류층은 화려한 결혼식으로 부와 힘을 과시하고 중산층은 그걸 따라가느라 소중한 노후 자금을 낭비하고 있다고 전문가는 말하고 있습니다. 부모 자녀들이 주위의 눈을 의식하는 허영심이 이러한 결혼을 낳게 합니다. 중요한 것은 두 사람이 행복하게 살면 되는 것이 아닌가요?


호화 결혼식은 주위 사람을 의식하는 체면문화 때문입니다. 자식들 기죽이지 말아야 한다고 말하지만 정작 부모들이 욕심으로 부추기고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상류층의 자녀들의 두드러진 특징이 애초부터 부모 도움 없이 결혼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또한 부모들도 자녀들의 힘으로는 현재의 생활수준을 유지하며 살 수 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이는 큰 착각입니다. 젊은 부부가 행복하게 사는 것이 무리한 집 마련과 고급스런 혼수에 있는가를 물어야 합니다. 물질적인 준비는 많이 할수록 불행해집니다. 진정한 결혼은 이와 전혀 상관이 없다는 사실을 빨리 알아차려야 합니다. 두 사람의 인격이 만나는 것인데 외형적인 조건에 너무 큰 관심과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혼수 때문에 파혼이 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재산이나 물질에 집착하면 서로의 기대와 바람이 충족되지 못하고 서로에게 더 큰 불신과 갈등을 불러오게 됩니다. 중요한 것은 서로의 신뢰와 사랑입니다. 이것만 되면 아무 것 없어도 심지어는 여건이 어려워서 식을 올리지 않고도 문제없이 잘 살 수 있습니다.


결혼식은 한번 하면 끝나지만 결혼은 평생 같이 하는 일입니다. 두 사람의 살아온 인생을 소통하고 서로의 아픔을 진솔하게 나누며 앞으로 살아갈 일을 논의하고 준비해야 합니다. 서로에게 무엇이 중요한지를 알아서 이를 믿음과 사랑으로 가꾸어야 합니다. 이를 두고 혼수나 값비싼 예단을 더 중요시한다면 불행은 여기서부터 시작 될 것입니다. 비싼 명품이 아니라도 직접 만든 기념품이나 부담 없이 주고받을 수 있는 것을 선물로 주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최고의 예단은 본인의 진솔한 마음 자세와 인격입니다. 두 사람이 만나서 잘 살면 모든 것이 해결됩니다.


지난 6월 초에 창덕궁 옆길의 은덕문화원에서 이상완 변호사의 아들 시형군과 원광대 박종주 교수의 딸 혜중 양이 가까운 일가친척 100명의 하객을 초대하여 1000만원 미만의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양가 아버지가 만나서 허례허식을 폐지하자는 의견을 모았고 예물과 현금 예단도 주고받지 않았다고 합니다. 예물로는 반지 대신 책을 교환하였고 성악가인 신부 어머니가 축가를 불렀습니다. 젊은 부부가 기꺼이 양가 부모의 뜻을 따라서 한마음 되어 번잡한 혼례를 하지 않는 철든 모습이 자랑스럽고 대견해 보였습니다. 주위 여건 때문에 현재와 같은 결혼을 하는 것이 감당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입니다. 두 사람이 결심한다면 과다한 비용을 들이지 않고 절약하며 소중한 나눔의 행사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보여주는 결혼식 보다는 실속 있는 예식을 자랑스럽게 여겨야 합니다.


인생을 살면서 확실히 말해 줄 수 있는 것은 두 사람의 몸과 마음이 만나는 건강한 결혼이라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아무 것 없어도 살아가면서 필요한 모든 것들이 갖추어지며 삶이 열려갈 것입니다. 저는 종종 혼인을 미루는 젊은 후배들에게 서로 신뢰하고 사랑한다면 먼저 결혼부터 하라고 권합니다. 나머지는 하나하나 이루어가면서 사는 재미를 맛보게 될 것입니다. 이것이 결혼생활의 묘미입니다. 마음이 합해지면 두 사람의 힘으로 못 이룰 것이 없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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