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풍아의 교육사업 2, - 직업기술 교육훈련, 컴퓨터 태권도 교육(200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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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풍아의 교육사업 2, - 직업기술 교육훈련, 컴퓨터 태권도 교육(2000년~)
  • 한울안신문
  • 승인 2012.09.1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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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아프리카의 어머니 김혜심 교무, "시아봉가, 꼬레아!" 14

장학사업과 1:1 결연사업 등 교육을 지원하는 한편, 김혜심 교무는 아이들의 미래 역시 고민하고 있었다. 어렵게 고등학교까지 졸업했다 하더라도, 대부분이 일자리가 없어 매일 빈둥거리고만 있었다. 그것도 집안 일부터 양육, 생계까지도 여자들이 책임지고 있는 상황이라 남자들이 하는 일이라고는 술을 마시거나 게으름을 피우는 판이었다.


‘직업 교육을 시켜야겠다. 그것이 가난의 사슬을 끊는 길이다.’


마음이 선 김 교무는 스와지랜드의 직업훈련 기술교육을 맡고 있는 NHTC, MITC, NASTC 등을 돌며 졸업생들의 위탁 교육을 요청했다. 대만, 독일 등이 설립한 이 센터들에서 2003년부터 까풍아의 졸업생들이 교육을 받기 시작했다. 자동차정비·전기·배관·농업기술·가죽공예·컴퓨터·재봉·디자인 등 1~2년간 기술교육과 훈련을 받으며, 더러는 장학금도 받아 김 교무를 기쁘게 했다. 갈수록 지원자가 늘어 입학이 쉽지 않았지만, 이제는 호텔경영, 교사, 에이즈상담가, 유아교사 과정까지 더 다양한 미래를 꿈꿀 수 있게 되어, 취업하거나 조그만 가게라도 여는 등 오지 까풍아로서는 큰 변화를 일궈냈다. 이제까지 총 45명이 수료한 직업훈련 기술교육은 곧 먹고 사는 어려움에서의 해방이자, 스스로 노동과 교육의 소중함을 깨닫는 큰 도약이었다.


한편, 초창기였기에 특히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이 컸다. 2002년 8월 9일 미술교사 이선미·이영미 자매(압구정교당)의 도움으로 연 ‘전국 유치원·초등학생 미술대회’는 스와지랜드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스케치북과 크레파스를 처음 본 아이들은 대회를 떠나 그저 신기하고 즐거워했다. 인근 학교에서 교사들이 아이들을 인솔해 왔으며, 참여자들이 너무 많아 크레파스를 한 묶음씩 주어 서로 나눠 쓰게 해야했다.


2003년에는 한국 정보통신부 후원으로 ‘해외 인터넷 청년 봉사단’이 까풍아에 파견됐다. 7월 17일부터 약 한달동안 KAIST 박사과정의 이상원, 권영철 학생과 3년전 다녀간 적이 있는 대학원생 임현선(정릉교당) 학생이 인근 깔람들랄라 고등학교 교사들을 대상으로 컴퓨터를 가르쳤다. 당시 한국에서 고물 컴퓨터 다섯 대를 들여왔는데, 이 마저도 전기 공급 문제로 자료를 다 날리는 해프닝도 있었다. 이런 일시적인 교육보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까풍아 청년 벨리 마돈셀라를 선발해 10월 21일부터 한달동안 한국으로 연수를 보냈다. KAIST 컴퓨터 개인교습과 함께 한국 문화 체험을 하는 등 값진 경험을 했던 그는 돌아와 청년들을 가르치며 받은 은혜를 전했고, 현재 인근 마사파 교도소에 취직해 반듯한 사회인으로 성장했다.


전기도 인터넷도 어려운 상황이지만 2006년부터는 중고컴퓨터를 더 들여와 오전 오후로 컴퓨터교실을 열었다. NHTC 출신의 청년 루켈레를 강사로 채용해 3년동안 580명이 컴퓨터에 눈을 떴지만, 이후 인터넷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중단되고 말았다. 설상가상, 컴퓨터를 몽땅 도난당해 경찰에 신고했으나 여전히 미결 상태다.


그런 와중에, 상해복단대학에 재학중이던 박진용 학생의 자원봉사는 원광센터에 큰 희망과 가능성을 열어줬다. 2005년 한 해동안 사물놀이와 함께 태권도를 처음으로 전한 것이다. 마냥 신기해 하는 것도 잠시, 워낙 리듬감이 좋고 체격과 유연성이 뛰어난 아프리카 청소년들은 특별히 여가랄 것이 없었던 삶에 들어온 이 사물놀이와 태권도에 너나할 것 없이 푹 빠져들었다. 한국문화로 세계교화에 거름을 주던 시절, 하루하루 빼곡하게 이어지는 컴퓨터며 사물놀이, 태권도 교실을 몇 번이고 오가던 김혜심 교무의 마음에는 한가득 흐뭇함과 은혜가 피어올랐다.


민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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