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와 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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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와 천재
  • 한울안신문
  • 승인 2012.09.1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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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울안 칼럼/ 최성덕 교무 , (상계교당)

초강력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대형 태풍 ‘볼라벤’이 한반도를 지나면서 우리나라에 엄청난 긴장과 피해를 입히고 지나갔다. 태풍은 자연의 변화에 따라 삶의 현장에 상처를 내는 천재지만 우리 모두의 마음에 깊은 아픔을 남기는 인재가 있다.


그것은 지난 8월 18일 오후 경기도 의정부역 구내에서 공업용 커터칼을 휘둘러 무고한 8명에게 중상을 입힌 사건을 시발로 20일 오전엔 서울 광진구의 주부살인 사건, 21일 새벽에는 술집 여주인을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치고 쫓기던 중 아무 집으로 뛰어 들어가 1명을 죽이고 4명을 상해한 수원 흉기 난동 사건, 같은 날 밤 동네 단골 수퍼에 들어가 잔인하게 찌른 울산 묻지마 사건, 22일 오후 퇴근길에 여의도 한 복판에서 전에 다니던 직장 동료 2명과 지나던 시민 2명을 막무가내로 칼을 휘둘러 중상을 입힌 칼부림 사건 등은 우리 모두에게 안심하고 길을 걸어 다닐 수 없는 멘탈붕괴의 어려움을 남겼다.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프랑스 대 문호 앙드레 지드는 1918년에 ‘교황청의 지하실’이라는 작품을 발표하면서 주인공 ‘라프카디오’를 통해서 기차 여행 중 앞좌석에 앉아 있는 나와는 아무 관계가 없는 사람을 살해한다.


그 당시에는 어처구니없는 사건으로 야유를 받았지만 ‘앙드레 지드’는 이미 90년 전에 물질문명의 풍요 속에 인간성 상실을 통한 불특정 묻지마 살인을 예견했던 것이다.


IT산업의 눈부신 발전이 사람과 사람, 가족과 가족간의 대화와 관계 상실로 이어지면서 공동체 삶이 무너져 버렸다. 이런 파란고해의 물결 속에 발생되는 사회적 루저(낙오자)를 감싸 안을 수 있는 종교의 역할 특히 원불교인의 적극적인 사회 참여가 절실한 때이다.


대종사님께서는 요훈품 34장에 “선한 사람은 선으로 세상을 가르치고, 악한 사람은 악으로 세상을 깨우쳐서, 세상을 가르치고 깨우치는 데에는 그 공덕이 서로 같으나 ~(중략) 악한 사람을 미워하지 말고 불쌍히 여겨야 하나니라” 하시었다.


태풍은 과학의 발전으로 예보 체계가 갖추어 있지만 사회적 낙오자의 범죄는 예고되지 않음을 우리는 알아야하며 검정 눈동자를 통해서 세상을 보게 한 천지의 조화를 읽을 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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