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속과 접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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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속과 접촉
  • 한울안신문
  • 승인 2012.12.27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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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울안 칼럼 / 최성덕 교무 , (상계교당)

미국의 세계적 시사주간지 타임지에서 20세기 전반에 걸쳐 인류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사람으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을 꼽았다.


아인슈타인은 과학문명 발전의 선봉에 섰지만 반대로 “과학기술이 인간사이의 소통을 뛰어넘는 그 날이 두렵다. 세상은 천치들의 세대가 될 것이다”고 현란하게 앞서가는 물질문명의 아킬레스건을 예견했다.



지나간 일 중 요즘 떠오르는 두 가지가 있다.



대학교 교양 국어시간에 국문학과 노교수는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을 일일이 호명하며 큰 소리로 대답하는 모습을 좋아했다. 그러다 결석자들의 대리 대답 빈도가 조금씩 높아지자 출석카드로 대신한다는 학교 방침에 인간성 상실의 시작이라며 “이름을 부르면 학생들의 ‘네’하는 대답 속에 혼과 혼의 마주침이 있었는데 참으로 아쉽다”며 상냥한 목소리를 통한 사람과 사람 사이의 대화는 인간관계를 아름답게 하는 것이라 강조했었다.


또 한 기억은 연수원 파견 근무 시 훈련 첫날 개인기록 카드를 작성하는데 자기 집과 사무실 전화번호를 모르는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많아 아주 큰 화제가 된 일이 있었다.


‘잊어버릴 것이 따로 있지 어떻게 자기 집 번호를 모를 수 있을까?’



그 희귀한 사건들이 이제 우리의 현실로, 나의 문제로 닿아 와 있다.


핸드폰의 엄청나게 빠른 진화로 집 전화번호를 필두로 해서 가장 가까운 가족의 번호도 모르고 산다. 아니 알아야 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한 손에 전화기·녹음기·카메라·컴퓨터·TV·수첩·카렌다·네비게이션 등 없는 게 없을 정도로 다 들고 다니며, 사람과 한마디 대화 없이 핸드폰이 모든 일을 처리해 주는 기막힌 세상에 살고 있다.


길 가다, 차를 타고가다 길을 묻는 사람이 없고, 전차 속에서 사람과 얼굴을 마주칠 필요가 없고, 차를 마시며 밥을 먹으며 데이트를 하며 강의를 들으며 핸드폰만 있으면 된다. 사람과 만물의 소통에 가장 필요한 언어 상실 시대가 오지 않으리라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더욱이 가정에서 가족이 함께 식사하는 시간이 거의 없어지고 있다. 사람과 접촉할 필요가 없는 기계문명과 접속만 있으면 되는 아인슈타인이 걱정한 천치들의 세상이 오고 있다.


원각성존 소태산 대종사님께서는 원불교의 개교 표어를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하시며 정신개벽과 함께 인간과 인간, 사람과 만물의 관계를 회복하고자 원불교를 창시 하셨다. 원불교가 후천 개벽시대에 태어난 그 정확한 뜻을 파악 해야 하며 죄복의 권능이 절에 있는 부처에 있지 않고 며느리에 있다하신 뜻을 알아야 한다.


접속만 있지 접촉이 없는 세상을 우리가 치유해야 할 사명이 뚜렷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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