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무럭무럭 자라는 꿈과 희망 , 아프리카, 꿈 속의 기린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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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무럭무럭 자라는 꿈과 희망 , 아프리카, 꿈 속의 기린을 찾아서
  • 한울안신문
  • 승인 2013.02.01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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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아프리카의 어머니 김혜심 교무, "시아봉가, 꼬레아!" 에필로그





‘이러다 꿈에 기린 나오겠어’ 하다가 진짜 나왔다. 그것도 엄마 기린 아기 기린 함께. 2012년 봄, 이틀에 한번 꼴로 김혜심 교무님을 만나 이야기하고, 집에 와서는 밤새 썼다. 한달반쯤, 그렇게 가깝고 다정하게 만나다가 교무님이 다시 아프리카로 떠나셨을 때, 나는 울고 말았다. 아니, 엄마 기린이 아기 기린을 떠나다니!!!



# 직접가서 쓴 에필로그


‘아프리카의 어머니 김혜심 교무, 시아봉가 꼬레아!’는 남아공 도착 첫날부터 평창동계올림픽 개최지 선정일까지를 담고 있다, 장장 17년동안을 스물일곱개에 나눠 담고, 한편 한편 지면에 밀어보내던 나는 가보지도 않은 아프리카가 그리워 시름시름 앓았다. 그래서 티켓을 샀고, 떼 좀 부렸고, 비행기를 탔고, 요하네스버그를 넘어 만지니를 넘어 스와질랜드 까풍아에 도착했다. 2012년 10월 15일 정오, 아프리카엔 보슬비가 내리고 있었다.


김혜심 교무님과 황수진 교무님, 이순옥 자원봉사자가 비둘기처럼 살고 있는 오지 까풍아, 보건소며 밀리밀 나눠주기, 한울안여성센터 등 촘촘히 이어지는 프로그램 한 가운데, 나는 차에 실려 에이즈환자재가방문을 떠났다. 너무 상태가 심하거나 집이 먼 경우 직접 찾아가는 수요일 오후, 뿌연 기름 떠있는 웅덩이 물을 마셔 피부병이 몸에서 떠나지 않는 아이들을 만났고, 비바람에 흙집이 무너져 여섯명의 아이들과 세평에서 지내는 엄마를 보았다.


“교무님, 이상해요. 슬픈데, 근데 뭔가 묘하게 설레고 두근대요.”


김혜심 교무님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혹 십수년 전 이 곳을 처음 본 당신의 마음이 이랬을까, 가난하고 슬프지만 자꾸 눈물이 날 것처럼 뜨겁고 아름다운. 그 마음으로 이 마르고 거친 땅에 씨 뿌려 결국 이렇게나 울창한 나무로 키워낸 것일까.



# 예비 아프리카 교무1호


“청지영기 아시르통, 망사요이……”


남아공 라마코카에서는 김현길·조현제 교무님이 아이들을 앉혀 법회를 보고 계셨다. 영주도 청정주도, 몇몇 성가도 제법 잘 외우는, 허나 처음엔 사배할 때마다 쿵쿵 넘어지곤 했던 아이들이었다.


“대한민국! 태권도! 원불교! 만세!”


풍물놀이 추임새가 쩌렁쩌렁 울려퍼지는 라마코카. 아이들이 뛰며 자라는 광산마을의 기적이 매일 아침 새소리와 함께 나를 깨웠다. 남아공의 미래요, 세계교화의 결실이 될 이 아이들 중에는 이미 전무출신을 서원해 ‘교무님이 돼서 다른 아이들에게 희망이 되고 싶다’는 ‘챗빵’이 아프리카 교무 1호를 기약하고 있다.


스와질랜드 까풍아와 남아프리카공화국 라마코카, 요하네스버그교당까지의 일주일동안 수많은 사진과 글들, 그보다 더 크고 잦은 감동들에 울고 웃었다. 세계교화의 최전선에서 잠시 더 먼 곳을 본 내 발과 두 손. 거의 1년을 이어온 ‘아프리카’ 네 글자에 묶였던 세월이었다.


결국, 아프리카까지 쫓아갔지만 기린은 보지 못했다. 허나 바로 내 눈 앞에, 상상 이상의 아프리카가 진짜 있었다. 검고 큰 눈의 아이들과 눈물 흘리는 어른들, 싹 올라온 야채들이 교무님들의 사랑과 은혜 속에 순하게 숨쉬고 있었다. 세계봉공, 세계교화. 아프리카의 가능성은 지금 이 순간 저 순한 아기 기린처럼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것이다.



민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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