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청년 평화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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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청년 평화학교'
  • 한울안신문
  • 승인 2013.06.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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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요즘 청년 / 조서휘 , (강남교당)



지난 5월 2일 목요일 저녁, 30여명 남짓 되는 청년과 교수들이 대한성공회 주교좌성당 프란시스홀에 모였다. 제1기 종교청년 평화학교, 각 종단별로 추천된 청년들이 매주 목요일 저녁에 열리는 8주간의 수업과 5박 6일의 백두산 평화순례를 간다. 종교청년 평화학교는 ‘아시아종교인평화회의(ACRP)’ 산하 ‘ACRP 서울 평화교육센터’의 상반기 주요사업이다. 1기는 평화감수성에 초점을 둔 개괄 수업과 남북 분단문제, 한민족 얼 찾기를 시작으로 장기적으로는 아시아 평화를 이끌어 갈 종교청년 평화지도자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5월 24일과 25일에는 철원 D.M.Z로 워크숍 또한 다녀왔다. 아직 부족하고 보완해 나가야 할 부분들이 많지만, 역사의 뜻을 받고 어른들의 힘을 받아 청년들의 꿈을 키워가는 소중한 장이다.


수업을 통해 평화와 갈등의 관계를 배우고, 평화도 갈등도 관계가 성립된 후에만 발생하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나 혼자 평화로운 것은 평화가 아닌 편안함일 뿐이라는 것을 배웠다. 종교가 생활 속에 역할이 있음을 다시 확인했다. 평화, 갈등해결, 비폭력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이를 지켜나갈 수 있는 내 마음이 중요하고 내 마음에서 평화의 싹이 시작된다는 것을 매시간 주지시킨다.


나는 평화롭기를 바라며 폭력적인 상황을 비난하지만, 막상 갈등의 사태에 맞서게 되면 편안하고자 회피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익숙하게도 나보다 직급이 낮은 자리에 있거나, 돈이 적거나, 외형적으로 부족한 사람에게 하대하거나, 나도 모르는 사이에 상처 주는 발언이나 마음을 서슴없이 낸다. 인식하지 못한 내 마음에서 자연스레 묻어 나오는 행동들이 받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상처’가 될 수 있고, 이것이 곧 또 하나의 폭력이라는 것을 깨치기 전에는 알지 못한다. 그리고 용기 있게 그 틀을 깨지 못한다.


수업은 교실에서 끝나지 않는다. 수많은 물음표만을 던진 채 돌아서게 하는 강의가 아니라 각자의 마음에 평화의 씨앗을 심고, 기르고, 키워서, 가는 곳 마다 꽃자리를 펼칠 수 있는 열린 시대의 열린 청년을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분단의 현장을 직접 느껴보고, 아시아 곳곳의 도움이 필요한 현장을 장기적으로 방문하고 체험함으로써 다문화, 다민족 국가의 아시아를 평화의 텃밭으로 일구어갈 종교계 청년들이 되기를 기도하며 한마음을 모은다.


다른 신념을 가지고, 다른 신앙을 가진 청년들이지만 예수님의 사랑에 보답하는 크리스천으로, 부처님의 자비를 실천하는 불자로, 대종사님이 깨치신 은혜에 보은하는 원불교 교도로서 더 큰 세상에 더 큰 사랑을, 자비를, 은혜를 실천하는 마음 밭을 키우기 위해 ‘종교청년 평화학교’가 오래오래 일궈져 가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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