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희망교당 만들기 , - 배은석 지음, '에코 뮤지엄', 북코리아,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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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희망교당 만들기 , - 배은석 지음, '에코 뮤지엄', 북코리아, 2013
  • 한울안신문
  • 승인 2013.08.1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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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국성천의 책읽어주는 교무 11 / 국성천 교무 , (서강대 대학원 학국사 전공)

휴가철에 매스컴의 광고를 유심히 보고 있으면, 각 지방단체에서 관광문화를 유치하여 휴가객들을 서로 모시고자 난리법석인 모습을 볼 수 있다. 특히 이와 관련된 공식 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일정과 함께 가정단위로 여행코스가 짜여있는데, 주로 ‘힐링(healing)’과 ‘교육(education)’프로그램 등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눈에 띈다. 그 중 아이들 교육프로그램의 단골코스는 단연 ‘박물관 견학’이다. 그래서일까? 지역의 크기를 떠나 군(郡)단위이상의 행정기관을 살펴보면 박물관 하나쯤은 어디든지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이러한 현상들 속에 박물관의 개념과 그 의미를 달리 생각해 보면 우리가 잘 알지 못한 것들이 숨어져 있다.


본래 박물관의 역사는 소장품이라는 개념의 전유물을 전시하는 것으로써, 전쟁의 승리자 또는 지배계층이 누릴 수 있었던 하나의 문화적 특권이었다. 즉, 인류역사상 강자의 계층이 전리품을 통해 문화의 증거물로 제시하면서, 이에 따른 예술적 가치를 부와 교양으로 과시하기 위해 시작된 것이었다. 그 뒤 박물관은 18세기 영국의 대영박물관을 시작으로 프랑스 시민혁명과 함께 루브르박물관이 대중에게 첫 공개되었고, 19세기에는 제국주의의 열강들이 근대화의 상징으로 받아들이기도 했다. 당시 이 같은 기류는 우리나라에서도 나타났다. 일제가 을사늑약과 한일합방 과정 중 한국의 문화재를 침탈하면서 식민지정책의 일환으로 실시하였다.


그런데 요즘 역사적 산물에서 출현되었던 과거의 개념과는 달리 박물관의 정체성이 변화하고 있다. 현대적인 박물관은 ‘사회의 이바지와 비영리의 항구적 기관으로서 공중에게 개방하고 학습과 교육, 위락을 위해 인류와 환경에 관한 유형·무형의 유산을 수집, 보존, 연구, 교류, 전시한다.’라는 취지 아래 재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박물관이 사회의 변화와 지역의 문제에 반응하면서 사회구조의 작용하는 양상을 수용해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전통적인 박물관은 유물의 수집과 보존이 중심이었다면, 현대적인 박물관은 당시 시대와 공간 그리고 인간의 가치지향성을 제공하고 이에 대한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책은 이러한 관계를 중심으로 유럽사회에서 도입된 에코뮤지엄(Ecomuseum)이라는 박물관 개념을 한국형 박물관으로 재해석하여, 지역의 문화적 특색과 환경을 찾아 이에 따른 정체성을 확립하고자 하였다. 기존 박물관 활동의 통상적 틀 위에 지역적 유산의 현지보전이라는 형태적 특징과 주민의 주체적 참여라는 수단적 특징을 결합한 것이다. 박물관이라는 공간과 현지유산이라는 시대, 그리고 그 속에 유동하고 있는 인간과의 관계를 결합한 개념이다. 또한 여기에는 ‘지역공동체’라는 카테고리를 형성하여 이들이 상호 유기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그에 대한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이 책에서 강조하고 있는 분야는 지역문화의 가치를 농촌을 통한 자연·생태와 산업 그리고 인간의 조화에 대해 재조명하고 있다.


필자는 이 책을 읽고 각 교당운영의 형태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았다. 과거에 종교기관이 그 지역의 문화적 산실을 담당하였을 만큼 공동체 사회의 중요한 구성요소로 여겨졌듯이, 현재 우리의 교당과 각 기관 역시 이러한 운영방식의 마인드화가 되어 있어야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태산 대종사는 ‘그대들이 선원에 입선하는 것은 마치 환자가 병원에 입원하는 것과 같나니, 사람의 육신에 병이 생기면 병원에서 의약으로 치료하게 되고, 마음에 병이 생기면 도가에서 도덕으로 치료하게 되는지라, 그러므로 부처님을 의왕(醫王)이라함과 같이 그 교법을 약재라 하고, 그 교당을 병원이라 할 수 있나니라.’하여 「대종경」수행품 56장에 밝혀 주셨다. 이렇듯 각 교당들이 종교적 함양을 통한 종교공간으로 그 지역사회의 관계를 유기적으로 이끌어나가, 현 사회에 동참할 수 있는 ‘도덕의 공유공간(Shared Space)’으로 거듭나야할 것으로 생각된다. 공간은 통제와 제약이 아닌 소통과 상생의 전환점으로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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