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는 치킨 먹어도 됨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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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는 치킨 먹어도 됨 - 1
  • 한울안신문
  • 승인 2013.10.0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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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요즘 청년 / 조세웅 , (둔산교당)

# 대중의 언어


교회 다니는 친구에게 교회가면 뭐하느냐 묻는다면 답은 간단하다. “하나님 믿으러”. 그럼 원불교가 뭐하는 곳이냐 묻는다면? ‘마음공부 하러 간다’고도 얘기해보고 ‘그냥 뭐 불교랑 비슷하긴 한데…’하고 얼버무려보기도 하고 ‘천지 부모 동포 법률 네 가지 은혜에 감사하는 법을 배우러간다’고도 해봤지만 뭔가 시원찮다. ‘하나님’이 이미 대중의 언어에 합쳐진 기성 종교들과는 달리, 원불교의 언어는 바깥에서 먹히지 않기 때문이고 우리는 일반 사람들의 언어로 원불교를 말하는 데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인과보응의 이치와 불생불멸의 진리를 상징하는 법신불 일원상을 신앙의 대상이자 수행의 표본으로 모시고 진리적 종교의 신앙과 사실적 도덕의 훈련을 하러간다”고 말하는 것이 내가 지금까지 공부한 선에서는 가장 모범답안이다. 물론 철저히 원불교의 언어일 뿐, 친구들에게 얘기해줬다간 한 문장이 끝나기도 전에 도망갈 것이다. 미국에서 내 소개를 할 때 영어를 써야 하듯이, 대중에게 원불교를 소개할 때는 대중의 언어가 필요하다. 같은 한국말이지만 대중의 언어는 종교에 따라 다르고 나이에 따라 다르고 시대에 따라 다르다. 그렇다면 내가 살아가는 2013년 내 또래 청년들의 언어는 어떤 언어일까?


긴 편지는 짧은 카카오톡 메시지로, 감수성 충만하던 노래 가사는 “쩜핑~쩜핑~” 신나고 반복적이지만 임팩트 있게, 새로운 소식은 스마트폰에 엄지손가락만 까딱하고 몇 초만 늦어지면 에이 짜증. 사회학에 대한 전문성이라곤 없는 공학도의 시각으로 보기에도 분명 세상은 변하고 있고, 나 역시 그렇게 변해가는 중이다. 20대 청년의 한 사람인 내가 원불교 밖에서 쓰고 있는 언어가 바로 20대 대중의 언어기 때문에 그대로 번역만 하면 될 것이다.



# 원불교는 치킨 먹어도 됨


“원불교는 치킨 먹어도 됨(이하 원치됨)”이라는 도발성 짙은 제목의 페이지를 만들기 전, 지금과 같은 거창한 계획을 세웠던 것은 아니다. 그래도 원불교에서 맺은 인연들이 있으니 열심히 모으면 100명은 팔로우 해 줄 것이고, 그분들이 ‘좋아요’를 눌러준 글은 한 다리를 건넌 그 친구들에게 알림이 뜰 것이니 손쉽게 앉아서 원불교를 알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페이스북 유저들의 반응은 처음의 예상을 완전히 넘어섰고, 현재 팔로워 수는 1500명을 넘어 2000을 향해 가고 있다. SNS의 힘을 얕봐도 너무 얕봤다.


팔로워 수가 예상을 넘어서면서, 콘텐츠 개발에 대한 부담도 늘기 시작했다. 특히 처음에 올렸던 노무현 대통령의 원광대학교 강연 동영상이나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원불교 상식을 정리한 “원불교, you know?” 시리즈가 호응을 얻었고, 그만큼 새로운 포스팅에 대한 기대치가 증가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 편집자 주 ; 이 글은 페이스북


‘원불교는 치킨먹어도 됨


(facebook.com/Wonintro)’ 페이지를 통해 발랄하게 원불교를 알리고 있는 조세웅 교우는 KAIST(한국과학기술원)대학원 재학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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