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만유의 본원' 해석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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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만유의 본원' 해석 1
  • 한울안신문
  • 승인 2013.12.02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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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길튼 교무의 정전산책 14

셋째, 서로는 서로의 타자(他者)요 타력(他力)인 것이 본원입니다.


상대는 나에게 죄 주고 복줄 수 있는 권능불이요 나도 상대에게 죄주고 복줄 수 있는 권능불이라는 것입니다.(교의품 8~10장) 서로가 서로의 타자가 된다는 것입니다. 타자는 타력입니다. 사은의 은혜와 위력입니다.(『정전』 심고와 기도) 이처럼 서로서로 타자로서 타력이 되는 관계를 본원이라고 하며 우주만유는 관계 속에서 서로서로가 죄전(罪田)도 복전(福田)도 될 수 있는 관계입니다.


일방적인 타자성만을 강조하면 그 속에 유일신의 속성이 풍겨납니다. 나는 상대에게 빌어야만 되고 선택을 간청해야만 되는 비루한 존재가 됩니다. 연기(緣起)적인 관계에서는 서로가 서로의 절대자가 되기 때문에 나는 너의 타자이며 너는 나의 복전(福田)인 쌍방적 타자의 관계가 됩니다.


서로가 서로의 본원이 되는 가장 극적인 관계는 사랑할 때입니다. 내가 손을 내밀었을 때 잡아줄 수도 있고 안 잡아줄 수 있는 타력의 권능이 상대에게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내가 어려울 때 나에게 손을 내밀어 줄 권한도 상대에게 있습니다. 이런 권능을 본원이라 합니다.



넷째, 우주만유가 한 기운 한 이치인 것이 본원입니다.


『대종경』 변의품 1장의 천지의 식(識)처럼 땅이 식물의 생멸성쇠에 간섭하지 않는 바가 없듯이 일월성신과 풍운우로상설이 모두 한 기운 한 이치여서 하나도 영험하지 않는 바가 없다는 것입니다. 우주만유가 바탕이면서 그대로 한 기운이며 신령한 이치라는 것입니다. 질(質)이 기(氣)이고 영(靈)으로 영기질은 하나의 다른 기능인 것입니다.


개개 우주만유의 질(質)이 그대로 기이면서 영인 것입니다. 일월성신이 천지만물의 정령인 것입니다.(변의품 8장) 일월성신의 질(質)은 생동하는 기이며 신령한 신명체입니다. 정령이란 그 나름의 고유한 작용인 것입니다.


이처럼 우주만유가 바로 신령한 기이면서 식으로, 이 식은 사람의 희로애락과 같지 않은 식으로 무념 가운데 행하며 상 없는 가운데 나타나는 식으로 공정하고 원만하여 사사가 없는 식입니다.(변의품 1장) 인간의 무명을 넘어선 우주만유의 식으로 이 우주만유의 식을 본원이라고 합니다.



다섯째, 주객미분(主客未分)의 심체(心體)가 본원입니다.


교의품 3장에서 일원상은 심체(心體)로 ‘천지만물의 본원’이라 정의하고 있습니다. 나와 천지만물이 주체와 객체로 분별하나 원래는 내 마음과 천지만물이 주객미분의 상태로 천지가 마음이요 마음이 천지인 것입니다. 이 주객미분의 심체가 본원(本源)입니다.



종합하면, 만물의 배경인 인연 전체가 본원이며, 이 인연은 영기질이 하나로 우주만물의 질(質)이 신령한 기이며 이치로서 이를 본원이라 하며, 서로가 쌍방적인 타자로서 이 관계를 본원이라 하며 주객미분의 심체가 본원입니다.


본원은 만유를 초월해 따로 존재하는 근원이 아닙니다. 우주만유의 관계성의 진리이며 내용입니다. 만물은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의 존재 근거가 되며, 전체라는 실체(一合相)가 있는 것도 개체라는 독립된 실체(微塵의 개체상)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금강경 30장) 관계 속에서 전체도 있고 개체도 있습니다. 이런 서로가 서로의 존재근거가 되는 은혜로운 관계의 진리(法) 내용이 본원이며 이를 법신불이라 달리 표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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