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 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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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 팔이'
  • 한울안신문
  • 승인 2014.01.29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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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알콩달콩 생명이야기 / 이태은 , (서울교당, 원불교환경연대 사무처장)

제목이 참 거시기하다.


신문팔이, 성냥팔이는 들어봤어도 햇빛을 팔다니…. 어떻게?


얼마전 ‘원불교 100년(2016년), 100개의 햇빛교당으로 천지보은’을 제목으로 한 100년기념성업회 정상덕 사무총장님의 기자회견 내용이 주요 일간지를 장식했다. 그리고 100년성업회 게시판에는 5개의 햇빛시범교당을 모집하는 공고문이 올랐다.


다음날 아침 출근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공고문을 확인하는 전화가 빗발친다. 전기세나, 기후환경을 고려해 태양광발전을 고민하던 교무님, 내년 사업을 준비하던 교도님들의 문의전화다.


“놀고 있는 공간인 옥상이나 주차장에 태양광시설을 올린다는 것은 알겠는데, 협동조합은 또 뭐냐?”는 것이 질문의 요지였다.


원불교 100년, 원불교가 대사회운동으로 무엇을 대중과 함께할 것인가를 고민한 것이 햇빛교당이었다.


지구환경의 시계바늘은 현재 9시 30분을 가르킨다. 남은 2시간 30분 동안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석유, 석탄, 우라늄 등 화석연료로 대부분의 에너지를 소비해왔던 인류사회는 매장량 고갈에 맞닥뜨리기 전에 홍수·가뭄·황사·쓰나미·태풍 그리고 후쿠시마와 같은 핵재앙에 목숨줄을 맡겨놓은 격이다.


“좀 더 안전한 에너지는 무엇인가?” 라는 물음에서 시작된 것이 태양·바람·지열 등 재생가능한 에너지를 활용한 사업이다. 더구나 태양, 바람에너지는 고지서도 보내지 않는다.


단지 초기 시설설치비가 부담일 뿐이다.


개미군단. 작은 것이 모여 큰 것을 이루는 이소성대.


이것이 협동조합의 힘이다. 1구좌 1만원으로(단, 가입시 5구좌이상)참여하여 수천의 힘을 내는 것이 바로 협동조합이다. 대종사님의 바다막이와 저축조합도 당시에는 미친 짓이라 하지 않았을까? 원불교 100년을 앞두고 대종사님과 선진님들이 일심협력하신 협동의 정신을 다시 꽃피워 올리자는 속셈이다.


햇빛교당으로 가는 길은 4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둥근햇빛발전소의 조합원으로 참여하는 것이다. 지난 7월 종교계에선 처음으로 창립한 둥근햇빛발전소 협동조합에는 5만원, 10만 원의 출자금을 낸 조합원들이 300여 명 모였다. 그리고 곧 20kW 규모의 태양광시설을 올릴 예정이고 한전에 판 수익금은 배당금으로 또는 지역사회 환원으로 되돌린다.


두 번째는 지부교당이 되는 길이다. 덕진교당은 얼마전 교의회의를 통해 ‘둥근햇빛발전 협동조합’의 지부교당으로 참여하기로 결의하면서 시범사업 신청서를 제출했다. 교당기금과 교도들을 대상으로 한 조합원가입운동을 통해 2,500만 원여의 재원을 마련한다는 생각이다. 덕진햇빛교당에서 만들어내는 전기의 수익금은 다시 덕진햇빛교당으로 배당된다. 배당금과 지역사회환원금 등은 조합원이 1인1표를 행사하는 총회를 통해 결정된다.


세 번째는 교당이 발전사업자가 되는 방식이고, 네 번째는 자체전력 생산이 필요한 교당이다. 세 번째, 네 번째 방법 또한 100개 햇빛교당사업에 포함된다.


“햇빛교당. 그거 아주 원불교다운 발상이야” 얼마전 만난 불자친구의 말이다.


“따라쟁이란 말 들어도 이런 건 따라해야지”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린 신부님도 계신다.


이웃종교와 대중들의 반응이 뜨겁다. 원기 100년, 100개 햇빛교당! 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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