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서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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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서 마음으로
  • 한울안신문
  • 승인 2014.01.1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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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우세관 교무와 함께하는 의두 23 기행

세존이 영산 회상에서 꽃을 들어 대중에게 보이시니 대중이 다 묵연하되 오직 가섭 존자(迦葉尊者)만이 얼굴에 미소를 띠거늘, 세존이 이르시되 내게 있는 정법 안장(正法眼藏)을 마하 가섭에게 부치노라 하셨다 하니 그것이 무슨 뜻인가.



의두요목 3조 두 번째 시간입니다. 지난번엔 그 의미를 알아봤고, 오늘은 실천 방법입니다.



#1. 공전의 시대로


부처님의 정법안장은 그렇게 해서 가섭에게 전해졌는데요, 이때 그 상징물로 부처님께서 입으셨던 가사(승복)와 발우(스님 밥그릇)를 전해주셨다고 합니다. 원불교에서 회장 이취임식을 할 때 ‘죽비’를 주는 것처럼 말이지요. 그렇게 33대째이자 중국 교화를 시작한 것으로 보면 6번째인 혜능 스님 대에 와서 이 상징물을 차지하려는 부작용이 일어나자 가사와 발우를 불태워 버립니다. 그래서 6조 혜능 이후에는 공식적인 조사의 명칭을 붙이지 않고 비전(秘傳)의 시대에서 공전(公轉)의 시대로 넘어옵니다.


종통 종맥을 한 사람에게만 비밀리에 전하는 것은 자식에게 가산을 물려주는 것과 똑같은 것입니다. 부처님 당대에는 인지가 낮아 법을 잇기 위한 방편으로 그렇게 했지만 지금은 다르지요? 그래서 혜능 스님이 부작용을 낳는 가사와 발우를 불태워 버린 것이고, 대종사님께서도 게송을 비밀리에 정산종사님께만 전하신 것이 아니라 공전하셨습니다. 모두가 진리 자리를 깨치기만 하면 누구나 함께 굴러 갈 수 있도록 하신 것입니다. 그 본의인 이심전심을 살려, 깨침을 비전에서 공전으로 열어가야 겠습니다.



#2. 활법(活法)


염화미소, 즉 진리를 마음으로 증득해 공전하는 시대를 여는 방법 첫 번째는 활법(活法)입니다. 활동하는 법, 살아 움직이는 법이라는 뜻입니다.


부처님도 그렇고, 대종사님도 그렇고 깨치신 분들이 진리를 문자화해서 법으로 밝혀 놓으셨습니다. 그런데 가죽으로 된 케이스에 가장 좋은 종이를 사용해서 밖에 금칠까지 한 경전 속에 고이고이 얌전히 모셔두면 되나요?


그 법이 살아 움직여야 합니다. 그 경전을 읽어야 하고, 그 법문을 전해야 하고, 그 성구를 써야 합니다. 그래서 진리의 말씀들이 나의 뼈가 되고, 살이 되고, 피가 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죽은 법이 아니고 활법입니다.


매일 시간을 정해놓고 경전 읽는 시간을 가져보고, 매일 정해놓고 사경을 하는 공부를 시작해도 좋습니다. 이 법을 남에게도 전하는 적극적인 교화도 해봅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잘 알아야 겠지요?



#2. 활불(活佛)


염화미소의 참뜻을 살려 공전하는 시대를 여는 방법 그 두 번째는 활불(活佛)입니다.


법문을 듣고 이론으로 체계를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법을 실천하여 내가 부처가 되는 것이 그 본뜻이지요. 저희 같은 출가인들이 그런 경우가 많은데요, 교리로 꽃꽂이를 하는 것입니다. 법문을 듣고 공부한 게 많은데 실행을 못해서 언제나 입으로만 근사한 도덕 윤리를 말하는 경우입니다. 교법이 우리들의 의식에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법문이 우리들의 대화에만 머물러서도 안됩니다. 적멸보궁의 시대는 끝났습니다. 부처님의 진신 사리를 모셔놓은 곳을 적멸보궁이라 하지요? 열반하신 부처님은 상징입니다. 법당의 부처님은 등상불일 뿐입니다. 목불(木佛)은 화해(火海)를 못 건너고 니불(泥佛)은 강을 건너지 못합니다. 대종사님께서는 당신을 상으로 만들어 기념할 수는 있으나 신앙의 대상으로 해서는 안 된다고 하셨습니다. 당신이 아니라 이 법을 받아 가지는 바로 너, 우리 자신이 살아 움직이는 부처가 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신 것이지요. 법은 우리 각자 각자를 매개체로 살아 움직여야 합니다. 그것이 활법(活法)입니다.


활법과 활불, 이것이 바로 염화미소가 세월을 건너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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