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이니 하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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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이니 하나로!
  • 한울안신문
  • 승인 2014.02.1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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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우세관 교무와 함께하는 의두 23 기행 19 - 1

“만법이 하나에 돌아갔다 하니 하나 그것은 어디로 돌아갈 것인가.”



의두요목 5조입니다. 한자로 보면 ‘만법귀일 일귀하처(萬法歸一 一歸何處)’라는 유명한 의두입니다. 단적으로 이 의두는 본래 하나인 ‘진리의 근본 소식’을 알자는 것입니다. 또 ‘불생불멸’과 ‘인과보응’이라는 진리의 두 가지 속성을 명확하게 꿰뚫는 의두입니다.


2주에 걸쳐 풀어 보는데 오늘은 ‘불생불멸’의 속성을 지닌 ‘만법귀일’ 소식입니다.



#1. 화장터에서


화장터에 가면 시신을 태우는 로(爐)가 있는데 시체가 들어가면 대략 1시간 정도면 화장이 끝납니다. 처음 5분은 검은 연기가 나고 계속 흰 연기가 나지요. 1시간을 타고 나면 20-30분 정도 시신 수습을 합니다. 식히고 그 뼈를 잘게 빻는 작업을 하지요.


화장터에 올 때는 모두가 성도 다르고, 직업도 다르고, 사회적 위치도 달랐습니다. 그래서 함께 온 가족들도 그 행색과 문화가 다 틀렸습니다. 어느 집안은 말쑥한 검정 옷에 고상한 품격을 갖추고 있었고, 어느 집은 의전은 상관없이 울고 불고 한을 풀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열반인의 생전 모습이 그렇게 달랐음을 짐작하게 했습니다.


그런데 화로에 들어가 불에 타는 시신은 모두가 같았습니다. 시신을 수습해 빻으니 모두가 같은 분량의 재로 화했습니다. 또 그 재가 담기는 항아리도 제각각 차이가 났지만 내용물은 이미 똑같은 ‘한줌 재’였습니다. 거기에는 김씨, 이씨, 박씨라는 성씨도 없었고, 남녀의 구분도 없었고, 사회적 위치도 없었습니다. 육신은 자연의 일부로, 각각의 영은 대령에 합일해 있을 뿐이었습니다. 본래자리로 돌아간 것이지요. 어머니의 몸을 빌어 각각 다른 사람으로 1백년을 살다가 본래자리로 돌아간 것입니다.



#2. 어디로 갔을까?


작은 씨앗에서 가지도 나오고, 잎도 나오고, 열매도 맺히는 것 신기하지 않습니까? 너무나 당연한 것이어서 신기하지 않은가요?


이제 새싹이 나오려는 저 나무가 자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뿌리지요. 뿌리가 있어 물과 양분을 빨아들여 나무가 사는 것이지요. 그 뿌리는 또 씨앗에서 생겼구요. 씨앗이 뿌리를 만들고, 뿌리에서 가지가 나고 싹이 터서 열매도 맺고 또 씨앗이 만들어집니다. 요즘 말로 하면 DNA가 갊아 있어서 그렇다고 하지만 DNA가 있어도 이렇게 나고 자라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요? 그리고 또 납골당의 시체는 어디로 갔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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