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만 한다면 비전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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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만 한다면 비전이 보인다”
  • 한울안신문
  • 승인 2014.09.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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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한울안이 만난 사람 / 미주선학대학원대학교 전상현 교무


전상현 교무 약력
2000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2002 영산 선학대학교 졸업
2004 미주 선학대학원대학교 졸업 (원기 89년 서원승인)
2013 시라큐스대학교 교육공학과 박사학위
2013~현재 미주 선학대학원대학교 학과장



* 지난 6월 16일 한국을 방문한 전상현 교무를 만나 나눈 솔직한 미주교화 이야기



박대성 편집장(이하 박) - 미주선학대학원대학교(이하 미주선대) 홍보를 부탁드린다. 학과로 원불교학과, 선응용학과, 침구학과가 있다고 들었다.


전상현 교무(이하 전) - 미주선대는 해외 교역자 양성 위해 설립됐다. 침구학이 우리 원불교 정신과 부합해서 시작하려했다. (당시 펜실베니아주에서 침구학에 관한 승인이 안 났을 때) 먼저 시작한 게 선응용학과였다. 우리 선법(禪法)을 미국 사회에 응용해서 간접 교화도 하고 있다. 지금은 소프트웨어가 완비되고, 특히 침구학과가 세워진 후에는 학교 재정 마이너스가 줄고 있다. 지금은 학교 공간의 제약 때문에 입학정원이 제한되어 있다. 그래서 곧 캠퍼스를 확장하려고 한다. 총부 원의회에서 확정(지난 3월)되어 학교 이전 부지를 알아보고 있다.



박 - 미주선대의 학생 만족도는 어떠한가?


전 - 우리 학교 프로그램이 탄탄하다. 학생들 만족도가 높고, 졸업 후 실제로 의료 활동하는 학생의 퍼센트가 높다. 선응용학과는 원불교학과와 협력해서 가야 하는 게 과제이다. 우리가 이론은 인정받는데 프로그램 개발하고 저변확대 부분이 아직 부족하다.



박 - 미주선대가 실무형지도자를 양성하는 방식이 궁금하다.
전 - 지금 선응용학과 학생 중에 뉴로사이언스(뇌과학)를 유럽에서 연구한 분이 동시에 가르치고 있다. 그분과 연계해서 프로그램 개발하고 원불교학과와 협력체제로 나가는 실마리가 되지 않을까 싶다. 원불교학과는 예비교역자를 양성함으로써 미주교화의 패턴이 바뀔 수 있는 계기되었던 것 같다. 전엔 교무들이 영어가 약하고 교화 대상자가 이민자, 교포들을 위주로 했다면 이제 원불교학과 졸업한 선대 출신교무들이 미주 동부, 서부 각지 교당에 나가서 현지인 교화를 하고 있다. 지금 희망이 보이는 게, 얼마 전에 미주선대 출신 교무 다섯 명이 협력해서 ‘원다르마센터’에서 현지인 청년 30여 명을 훈련한 적 있다. 그때 직접 프로그램 운영하면서 반응을 보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젊은 교무들이 협력하면 뭔가 비전이 보이겠다하는 생각이 들었다.


박 - 미국인들(특히, 선대교수 등)은 원불교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가?
전 - 지금은 여러 불교 종파 중 하나 정도로 본다. 대개 본인들 편할 대로 생각해서 여러 불교 중의 하나로 알고 있다. 친구 따라도 교당에 오기도 하지만 불교나 명상에 관심이 있어서 근처에 불교센터 있을까 인터넷으로 검색 해보면 ‘원다르마센터’가 있어서 와보고, 교무나 교도들이 친절하니까 다니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이제 미국 사회에서 불교를 무시할 수 없다. 무시선, 영육쌍전, 이사병행을 추구하는 원불교적 입장이 확연히 부각되지는 않았다. 불법(佛法)으로 한 단계 진급하여 불법으로 생활을 빛내고. 생활 속에서 공부거리 찾아서 불법을 닦는 단계가 필요하다. 아직까지 그 단계는 아니다.



박 - 미국은 세계의 불교 전통이 다 들어 와 있다. 미국 사회의 불교적 판도는 어떤가?
전 - 대종사께서 불교가 세계의 주교 된다고 하셨다. 그 판이 미국으로 벌어지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온갓 불교가 다 들어왔다. 난 이게 불교의 전부인 줄 알았는데 여기선 서로 비교하면서 형식적이고 비본질적인 것은 버리면서 간다. 미국인은 경험적이고 실용주의적인 교육을 받은 사람이다. 그들에게 명상이 어필되는 것은 실제 효과를 보기 때문이다. 불교의 합리적인 면이 인지(認知)가 열리고, 과학이 발달하면서 기독교 신앙에서 믿음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에 거부감 가진 사람들이 불교에 매력 느끼고 있다. 선불교(禪佛敎)가 미국에 제일 먼저 들어왔다. 선불교가 철학보다는 신비주의적인 면이 있었다. 그러다가 티벳 불교와 남방의 위빠사나가 들어왔는데 이걸 다 접해보고 ‘가장 경험주의적 사고에 맞는 불교가 뭘까?’하며 발견한 게 위빠사나를 미국현지에 맞게 변형한 ‘MBSR(마음챙김 명상에 기반한 스트레스 감소)’이다. 이 프로그램 실행과 연구 결과가 축적되면서 명상과 불교가 확 퍼진 면이 있다.


또 하나는 티벳 불교인데 달라이라마가 나와 티벳 불교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밀교계통의 디테일한 수행적인 면이 축적되어, 대승불교를 철학적으로 이해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지금 우리 미주선대 원불교학과와 선응용학과의 과제도 이 부분을 연구하고 알려야 원불교가 자연스럽게 드러날 수 있다고 본다.



박 - 요즘 한국은 동양적 명상법도 서구에서 역수입되어 수행하기도 한다. 이런 추세라면 미주의 원불교가 선도해서 한국의 원불교를 변화시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전 - 대종사 당시에는 시대정신을 선도할 수 있었는데 지금의 원불교는 사회를 따라가지도 못하고 눈치를 보는 상황이다. 정체성에 대한 두려움으로 개혁을 실시하지 못하고 다른 교단 뒤만 따라간다.


기존의 틀이 있어서 되돌리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새로 시작하는 미주에서 제도를 정비해서 새로운 교화프로그램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여지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 총부와 의사소통을 활발히 하고 여기에 따른 선행 연구가 제대로 이루어져 정책결정에 기여해야한다.


박 - 앞으로 관심 있는 부분이나 기여하고 싶은 분야가 있다면?
전 - 미주선대는 교육기관이면서 연구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 미주총부를 돕는 역할을 정책적으로 추진하고 이에 따른 연구를 해야 한다. 프로그램 평가부분과 교역자 평가부분을 더 진행해야 하고 여기에 관심이 있다. 그래서 연대가 중요하다. 젊은 교무들이 믿음을 갖고 앞장 서 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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