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靈魂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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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靈魂이란?
  • 한울안신문
  • 승인 2014.09.27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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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호암의 물음에 도산이 답하다 / 윤광일 교도 (중곡교당, 한양대 명예교수)

10. 영혼(靈魂)이란 무엇인가?
원불교도의 견해: 인간의 신체적·정신적 활동의 원동력으로 생각되는 실체를 영혼이라고 정의한다. 영(靈)은 불가사의 하다는 뜻이고, 혼(魂)은 정신이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육신 안에 있을 때를 정신이라고 하면 육신 밖에 있을 때를 영혼이라고 한다. 차동엽 신부에 의하면 “그리스 철학은 유신론이 아니라 자연철학에서 출발한다. 그들은 세가지 혼이 있다고 한다. 생혼(生魂)과 각혼(覺魂), 그리고 영혼이다. 모든 생물의 중심에 생혼이 있다고 한다. 나무나 풀에도 생혼이 있다. 나무의 수명이 다하면 생혼도 죽는다. 다음은 각혼이다. 보고 듣고 느끼고 감각하는 동물에겐 생혼과 각혼이 있다. 그리고 사람에겐 생혼과 각혼에다 영혼까지 있는 거다. 물질계를 초월하는 생명현상, 그게
영혼이라는 거다. 영혼이 제대로 작동할 때 우리는 본래의 인간에 더 가까워진다.”고 주장한다. 이에 반해서 불교의 허정 스님은 “불교에서 말하는 영혼의 문제는 현재에서 출발한다. 지금 여기에 보고 말하고 듣는 마음이 있다. 이 마음은 어디에 있는가? 볼 때, 들을 때, 맛 볼 때, 작용할 때 마음은 드러난다.


지금 여기에서 과거를 떠올리면 과거가 펼쳐지고, 미래를 그려 보면 미래가 펼쳐진다. 지금 여기 이 마음을 떠나면 과거도 미래도 찾을 수 없다. 지금 여기에서 늘 깨어 있지 않으면 개념과 망상 속
에 마음이 숨는다. 그래서 순간순간 깨어 있는 것, 이것 말고 수행이 따로 없다는 것이다. ‘변하지 않는 영혼’이라는 생각도 ‘신(神)이 있다’는 생각도 사실은 마음이 만들어 낸 것이다. 선가(禪家)는 이런 말이 있다. ‘한 생각 일어나고 한 생각 사라지는 이것이 바로 생사(生死)’라고”.


이러한 영혼에 대한 불교의 애매모호성은 영혼에 대한 불교 사상의 이중성에서 연유한다. 우주만물의 영속적 실체를 인정하지 않는 무아설(無我說:anatman)의 입장에서는 영혼의 존재를 인정할 수 없다. 그러나 정토왕생의 윤회설은 영혼의 존재를 인정해야 한다. 이러한 이율배반에서 탄생한 이 영혼은 바로 ‘마음의 조화’라는 것이다.
전생의 영혼은 자신이 지은 업에 따라 다음 생에 다시 태어나는 윤회를 거듭한다. 불교에서 추구하는 해탈의 관점에서 볼 때 윤회는 모든 만물이 무아임을 깨닫지 못한 영혼이 필연적으로 걸을 수밖에 없는 한계이다.
윤회의 흐름은 해탈을 통해 멈출 수 있다. 그러므로 영혼의 존재와 윤회는 해탈에 이르지 못한 자의 헛된 망상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영혼에 대한 불교의 애매모호성과 차별화 된 것이 우리 원불교의 입장이다. 원불교는 동서양의 영혼에 관한 주의 주장을 통섭하였다. 2대 종법사인 정산종사께서는 제2부 법어 제5 원리편 13장에서 말씀하시기를 “우주만유가 영(靈)과 기(氣)와 질(質)로써 구성이 되어 있나니, 영은 만유의 본체로서 영원불멸한 성품이며, 기는 만유의 생기로서 그 개체를 생동케 하는 힘이며, 질은 만유의 바탕으로서 그 형체를 이름이니라.”라고 말씀하신다.
또한 원리편 12장에서 말씀하시기를 정정요론(定靜要論)을 설하실 때에 성품과 정신과 마음과 뜻을 분석하여 말씀하시기를 “성품은 본연의 체요, 성품에서 정신이 나타나나니, 정신은 성품과 대동하나 영령한 감이 있는 것이며, 정신에서 분별이 나타날 때가 마음이요, 마음에서 뜻이 나타나나니, 뜻은 곧 마음이 동하여 가는 곳이니라. ”학인이 묻기를 “영혼이란 무엇이오니까?” 답하시기를 “영혼이란 허령불매한 각자의 정신 바탕이니라.”여기서 허령불매란 마음이 거울처럼 맑고 영묘하여 무엇이든지 뚜렷이 비추어 일체의 대상을 밝게 본다는 뜻으로 유교에서 말하는 마음의 근본상태 및 명덕(明德)의 본질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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