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진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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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진화한다”
  • 한울안신문
  • 승인 2014.09.27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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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한울안이 만난 사람 / 세계적 생태영성 신학자 ‘매튜 폭스’신부


박대성 편집장(이하 박) - 한국에서 일어난 세월호 참사는 반영성(靈性)적, 반생명적 사건의 집약이라고 본다. 이러한 암울한 시기에 신부님이 주장한 시대의 징조를 비판하고 정의를 외치는 ‘예언자적 영성’을 가진 이들은 어떤 역할과 비전을 가지고 활동해야 하는가?
매튜 폭스 신부(이하 매) - 많은 어린 생명이 희생당한 세월호 참사라는 주제로 명상을 하며 이것이 ‘어른들의 죄’라는 것을 느꼈다. 선장을 비롯한 어른들이 자신은 빠져나가고 아이들에게 기다리겠다는 것이 바로 그 이유다.
이 사건은 우리가 처한 생태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 중요한 것은 ‘미래세대가 어떤 지구에서 살게 될 것인가’다. 지금 우리가 ‘우리 자신만을 위해 살고 있는가?’아니면 ‘미래 세대를 위해 살고 있는가?’라는 질문과 직결 된다.


젊은 친구들에게‘말 잘 듣고, 줄 잘 서고, 상자 안에서 머물라고 해야 할지?’아니면, ‘내면의 정의와 지혜, 창조성 바로 살아있음을 느끼고 생명을 위해 싸우라고 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이 큰 재난을 통해 떠오른 생각은 우리가 ‘애도(哀悼)’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의례(ceremony)를 통해 애도를 해야 한다. 나도 ‘우주 미사’(폭스 신부의 생태적 의식)를 통해서 애도를 한다.
이때 애도는 신체적, 물리적으로 일어나야 한다.(3번 차크라와의 연결을 통해 통증, 소리, 울부짖음까지 일어나야 한다) 애도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면 공동체 안에서 우리의 창조력이 막혀 분노가 발생한다.


우리의 땅과 바다와 숲속에 어떤 일(환경파괴)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잘 알 것이다. 고통스럽지만 표현할 길이 없었다. 애도를 통해 이러한 상황에 대한 슬픔을 표현할 수 없다면 또한, 생태 운동에 영성이 더해지지 않으면 창조성과 힘을 발휘할 수도없다.


박 - 한국에도 다양한 영적, 종교적 전통이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현재 한국인들은 자신들의 전통을 놓고 외부에서 받아들이는 것에 더 열심이다. 어떻게 해야 우리의 다양한 전통을 수용하고 계승할 수 있을지 조언을 부탁한다.
매 - 우리는 자신이 살고 있는 땅에서 가장 오래된 지혜 전통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가슴을 열면 서로 배울 게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종교도 모든 답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만일 그렇다면 세상이 이 모양은 아닐 것이다. 서로 배움을 통해서 새로운 종교적 가치를 만들 수 있다. 그때는 과학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그렇게 하면 우리는 살아남을 수 있다. 이는 인간뿐 아니라 생존을
위해 의지하고 있는 다른 수많은 종(種) 또한 마찬가지다.
나는 개인적으로 달라이라마의 유연한 태도를 좋아한다. 나는 지금의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달라이라마와 ‘월드투어’를 하라고 제안했다. 전 세계를 다니면서 우리 시대가 처한 어려운 문제에 대해 말해주기를 청했다.
모든 것은 진화한다. 종교도 마찬가지다. 만약 어떤 종교가 심오한 보편적이고 원형적인 진리를 가졌다고 확신한다면 다른 종교와 전통과 상호작용하면서 자신의 것을 잃는다고 걱정할 건 없다. 불교와 그리스도교 안에 우리가 아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이 들어 있다. 예수님의 가르침을 살
펴보면 불교에서 말하는 사랑, 자비, 연민이 들어 있다. 나는 몇 년 전에 예수님과 부처님이 함께 있는 꿈을 꾸었다.
여기에서 배운 것은 부처님이 가진 거룩한 인욕과 예수님의 거룩한 열정을 우리도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에 지금 이 시점에 동양과 서양이 만나는 의미가 있는 것 같다.




매튜 폭스 신부 : 천주교 도미니칸 수도회 소속의 신부로서 34년 동안 가톨릭교회의 사제였으나, 교리적 이유로 1993년 바티칸으로부터 축출됐다. 이후 미국 성공회가 사제로 영입했다. 1996년 오클랜드에 위즈덤 대학(Wisdom University)을 설립했고, 현재 명예총장으로서 강의를 계속하고 있다. 그는 그리스도교 신비주의 전통에 대한 연구가로 알려져 있으며 생태영성공동체를 직접 이끌고 있다. 폭스는 문화와 영성에 관련된 주목할 만한 책을 약 스무권썼다. 그중「원복」,「 우주그리스도의도래」등이 우리말로 소개되었다.
이 인터뷰는 지난 20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진행된 간담회에서 본지와 진행된 문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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